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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감시 기술, 속성 인식으로 개인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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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인식 기술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으며 법안으로 금지된 지역도 있다. 그러나 최근 AI 기반 감시 기술은 얼굴을 스캔하지 않고도 사람을 식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자는 자주 해외 출장을 다닌다. 미국으로 입국할 때마다 글로벌 엔트리(Global Entry)를 이용하는데, 통관 절차에서는 일종의 고속 패스나 마찬가지다. 미국 주요 공항에서 입국 시 일반적으로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하지만, 글로벌 엔트리 덕분에 3분 만에 통과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얼굴 인식이다. 키오스크 앞에 서면 2초 만에 얼굴 사진을 찍고, 이후 세관 직원이 간단히 통과를 안내한다.

이러한 기술은 스마트폰 잠금 해제, 출입 통제, 공항 및 국경 절차 간소화, 의료기관의 환자 확인, 소매 서비스 개인화, 법 집행, 이벤트 체크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동시에 사생활 침해와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며, ‘디스토피아적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얼굴은 비밀번호처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얼굴 정보가 유출되면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

그 사이, 감시 기술 산업은 조용히 얼굴 인식을 넘어선 새로운 식별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얼굴 없는 인식…‘속성 기반 식별’ 부상

AI 플랫폼 업체 베리톤(Veritone)은 ‘트랙(Track)’이라는 제품을 통해 얼굴 인식 없이 사람을 식별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AI를 활용해 체격, 성별, 머리 색, 옷차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시각적 속성을 기반으로 사람을 식별하고 추적한다. 경찰이 특정 옷 색이나 종류, 모자, 백팩 등 속성을 선택하면 해당 조건에 맞는 인물이 등장하는 영상 클립을 받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차량도 번호판이 아닌 차종과 모델로 추적할 수 있으며, CCTV, 바디캠, 드론 영상, SNS, 스마트폰 업로드 영상까지 연계해 이동 경로를 타임라인 형태로 보여준다. 현재 이 시스템은 400개 이상 조직이 사용 중이며, 여기에는 경찰서, 대학, 미 법무부, 국토안보부, 국방부 등이 포함된다.

베리톤은 트랙이 지능형 디지털 증거 관리 시스템(iDEMS)의 일부로, 300개 이상의 AI 모델을 통합해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추출한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기술은 베리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밀라(Ximilar), 클래리파이(Clarifai),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얼굴 외 속성 기반 식별 기술을 제공하며, 상품 태깅, 개인화 추천, 패션 트렌드 분석, 이미지 검색 등에 활용한다. 일부 플랫폼은 얼굴 인식과 의복·속성 인식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가 이미 쓰고 있는 ‘비안면 인식’

속성 인식 AI 기술은 생각보다 이미 가까이 있다. 예를 들어 구글 포토는 같은 시간대에 촬영된 사진 속 동일한 복장을 통해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사람을 식별한다. 기자는 조카 둘과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는데, 조카의 선글라스에 비친 기자의 팔을 인식해 검색 결과에 이 사진이 포함됐다.

메타 역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진에서 헤어스타일, 의상, 자세 등 시각적 단서로 사람을 식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이처럼 얼굴, 의상, 맥락 정보를 종합해 개인을 더 정확하게 식별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

더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과정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이 없는 사람을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고 얼굴에 이름을 붙이면, 구글 포토 사용자가 이름을 태그한 수십 명의 정보를 구글이 자동으로 연결할 수 있다.

얼굴 인식은 감시 기술의 일부일 뿐

얼굴 인식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본질을 가리고 있다. 오늘날 사람을 식별하는 기술은 얼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걸음걸이, 행동 패턴, 의복, 소지품 등을 통해 AI 기반 영상 분석이 가능한 시대다. 도시, 경기장 등 어디서든 얼굴 없이도 경로 추적이 가능하다.

결국 얼굴 인식은 감시 기술의 수많은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공공의 우려로 인해 얼굴 인식이 제한되면, 기업과 정부는 단지 다른 기술을 선택해 우회를 시도할 뿐이다.

IT 담당자, 법 집행 기술자, 보안 전문가, 프라이버시 활동가 모두는 이 새로운 정체성 인식 기술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얼굴 인식은 더 이상 중심이 아니다. 이제는 감시 기술 전체의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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