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안·데이터 리스크 속, CISO의 다음 단계는 ‘최고 신뢰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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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신뢰 책임자 증가 현상은 기업이 시스템 방어에서 기업 신뢰도 보호로 중심을 전환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줬다. 기업이 CISO의 향후 역할을 재정립하려면 최고 신뢰 책임자가 지향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기업 전반에서 신뢰를 경쟁력 요소로 격상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CISO가 머지않아 최고 신뢰 책임자와 함께 기업 내에서 협력하는 국면을 맞게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침해 사고, 제품 안전성 논란, 인공지능(AI) 관련 불확실성 등이 이어지면서 고객과 잠재 고객의 신뢰는 큰 타격을 받았다. 에델먼 2025 신뢰도 지표에 따르면 전 산업과 경영진 전반에서 신뢰가 광범위하게 약화된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여러 기업이 신뢰를 전담하고 관리하는 대표 역할을 신설하면서 흐름이 달라지는 조짐이 나타났다. 역할이 효과를 갖추려면 단순한 보안 직책의 재브랜딩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성과와 실질적 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CISO에게는 최고 신뢰 책임자(CTrO) 역할이 보안 업무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그리고 향후 경력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질문으로 떠올랐다.
최고 신뢰 책임자는 어떤 역할인가?
CISO 직책은 금융 서비스와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보안 책임을 공식화하기 위해 등장한 뒤, 이후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산됐다.
이와 유사하게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은 약 10여 년 전 B2B 소프트웨어와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등장했다. 포레스터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자사 제품과 플랫폼의 보안성에 대한 시장의 심층적 검증 요구가 커지면서 새로운 신뢰 책임자를 도입했다.
지난 10년 동안 개인정보보호, 보안, 컴플라이언스, 위험 관리, 그리고 최근에는 AI까지 부담 요인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여러 기능을 하나의 C-레벨 책임 아래 통합해 신뢰를 공식화하는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
포레스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6개 기업이 최고 신뢰 책임자를 두고 있으며 대부분 소프트웨어와 기술 공급업체다. 대표적으로 아틀라시안, 세일즈포스, 닌자원(NinjaOne), SAP 등이 포함되며, 임기는 6개월에서 5~6년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공 최고 신뢰 책임자 피크는 약 3개월 전 해당 역할을 맡았으며, 이전에는 스마트시트 CISO와 서비스나우 고객 신뢰 및 보안 총괄로 근무했다. 피크는 이 직책이 금융권 중심에서 출발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크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바에 따라 역할의 구성과 범위에서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는 흐름이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포레스터는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을 기업의 신뢰 의지를 진정성 있고 의도적으로 실현하는 책임자로 정의했다. 피크는 이 직책의 핵심을 개인정보 보호, 책임 있는 데이터 활용, 개방성으로 규정하며, 특히 AI 모델의 학습 방식과 보호 방식에 대한 투명성이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피크는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 특히 AI의 경우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델을 어떻게 학습시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보호하는지가 핵심이다. 이러한 영역에서 투명성과 소통이 중요 축이 된다”라고 전했다.
CISO와 최고 신뢰 책임자의 협력 모델
고객, 파트너, 규제 기관이 더 높은 수준의 개방성과 검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전문가는 단순한 보안이 아니라 신뢰 구축이 해답이라고 분석했다. 신뢰는 고객 확신을 강화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기업에 중요한 차별 요소로 부상했다. 신뢰는 보안, 개인정보 보호, 컴플라이언스, 윤리, 고객 보증, 내부 문화 전반을 관통하며, 신뢰를 담당하는 역할은 다른 C-레벨 직책과 달리 명확한 경계 없이 광범위한 범위를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CISO는 통제 체계와 보호 업무를 유지하며, 최고 신뢰 책임자는 이에 더해 기업 평판, 윤리, 고객 신뢰까지 책임 범위를 확장한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이버보안 부서가 최고 신뢰 책임자에게 보고하도록 구조를 변경하는데, 이는 IT 기업 내부의 우선순위 경쟁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포레스터는 이러한 협력 모델이 보안을 ‘반대만 하는 부서’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능으로 재정의한다고 분석했다.
젠데스크 최고 신뢰·보안 책임자 파텔은 이 직책이 신뢰를 비즈니스 전략과 정렬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파텔은 “CISO는 시스템을 보호하고, 최고 신뢰 책임자는 신뢰를 보호한다. 하나는 회사를 지키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신뢰도를 지키는 작업”이라고 언급했다.
최고 신뢰 책임자 직책은 기업 신뢰가 수익과 평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에 출범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따른다. 파텔은 고객 신뢰와 비즈니스 전략의 긴밀한 정렬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파텔은 “시장과 파트너, 고객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면 비즈니스 전략은 시작 단계에서 실패한다”라고 전했다.
파텔은 CISO의 일상 업무가 보안관제센터 점검, 경보 분석, GRC, 보안 운영 전반, 이사회 보고 등으로 구성되지만, 최고 신뢰 책임자는 고객 신뢰를 기업 전체의 의사결정 과정에 녹여내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파텔은 “결정 과정에 신뢰의 관점을 적용하고, 동료와 파트너가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파텔에게 부여된 ‘신뢰·보안 총괄’이라는 이중 직함은 플랫폼 보안과 고객 데이터의 무결한 관리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파텔은 “우리의 시스템을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고객 신뢰를 매일 획득하고 갱신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의 신뢰 기업 운영 모델
공에서는 IT와 보안 기능이 ‘트러스트 오피스’라는 단일 기업으로 통합됐으며, CISO는 피크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피크의 책임 범위는 제품 보안, 컴플라이언스, 사고 대응을 포함한 보안 운영, 그리고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현장 보안 담당 기업까지 확장돼 있다.
이 같은 파트너십 모델은 복잡한 기술적 보증을 비즈니스 관점의 신뢰 언어로 해석해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며, 사고 발생 시 개방성과 공감을 기반으로 신뢰를 신속하게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피크는 신뢰 기업의 접근 방식을 고객·영업·기술 기업을 연결하는 외부 지향적이고 협업 중심의 역할로 정의했다. 피크는 자신이 고객 기대치와 기업의 보안·AI 운영 관행 사이를 잇는 ‘전달자’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피크는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며, 이는 전통적 보안·컴플라이언스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피크는 “고객이 회사를 신뢰하면 다시 돌아온다”며, 신뢰와 비즈니스 성과 사이에는 직접적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피크는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이 단순한 컴플라이언스를 넘어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신뢰’라는 감정적 요소까지 다루는 직책이라고 분석했다.
피크는 기업 신뢰를 책임지는 역할이 위기 상황에서 높은 압력과 가시성을 동반한다고 인정했다. 피크는 최고 신뢰 책임자가 위기 시 ‘정직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정직과 공감을 기반으로 신뢰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크는 “신뢰는 한 방울씩 쌓이지만, 한꺼번에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며, 무너진 신뢰를 즉시 다시 쌓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뢰를 어떻게 운영화할 것인가
기업이 신뢰를 어떻게 운영화(operationalize)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되고 있다. 신뢰를 즉시 측정할 수 있는 표준 플랫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최고 신뢰 책임자는 고객·임직원 지표를 조합한 자체 대시보드를 구축해 신뢰 추세를 파악하고 초기 징후를 탐지해야 한다.
기업에는 신뢰를 위한 전용 기술 스택이 존재하지 않지만, 최고 신뢰 책임자는 여전히 의미 있는 지표들을 활용하고 있다. 피크는 기업이 신뢰 책임자 직함을 트렌드나 과시적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기업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라고 강조했다. 피크는 신뢰 자체를 직접 측정하려 하기보다는 고객이 기업을 신뢰하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신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크는 고객 감정 변화, 플랫폼에 대한 신뢰 수준, 유지율 등을 신뢰 신호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고객 감정 지표의 하락, 플랫폼 신뢰도의 저하, 보안 우려로 인한 신규 고객 확보 지연 등은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파텔은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 외부 인증을 통한 검증 등 탄탄한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다. 파텔은 특히 ISO 42001과 같은 AI 신뢰·거버넌스 인증, 그리고 CSA STAR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노력이 고객과 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파텔은 이러한 인증이 기업의 보안 프로그램 수준, AI 신뢰·거버넌스 프로그램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표준 척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포레스터는 최고 신뢰 책임자라는 직함을 도입하면서도 실질적 변화가 뒤따르지 않을 위험을 지적하며, 이를 ‘신뢰 극장(trust theatre)’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책임성을 확보하려면 경영진의 지원, 인센티브 정렬, 이사회 감독이 필요하며, 이러한 요소가 뒷받침돼야만 신뢰가 말이 아닌 측정 가능한 실행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은 사고 발생 직후 신뢰 가치를 강조한다는 메시지를 시장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고 신뢰 책임자를 신설한다. 그러나 신뢰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직책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피크는 기업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신뢰받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 고객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에델먼 신뢰도 보고서는 모든 기관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높은 신뢰 수준이 더 나은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모든 기업이 신뢰 회복에 기여해야 하며, 그 과정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구조에서 시작돼야 한다.
신뢰가 기업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으려면, 최고 신뢰 책임자는 이사회에 대한 가시성과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 피크는 “신뢰는 하나의 관점이며, 이사회는 그 관점을 기반으로 기업을 바라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피크는 “이사회가 우리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감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포레스터는 대다수 최고 신뢰 책임자가 CEO에게 직접 보고하며, 보안·개인정보 보호·컴플라이언스 기능을 함께 총괄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 구조에서 CISO는 최고 신뢰 책임자에게 보고하거나, 혹은 나란한 위치에서 운영된다. 포레스터는 이러한 재배치가 신뢰를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전략적 과제로 격상시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파텔은 신뢰 관련 논의가 이사회 수준에서 전략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파텔은 “이사회와 소통할 때는 고객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며, 이러한 접근이 취약점 개수나 기술적 지표를 설명하는 방식보다 비즈니스 전략과의 연계성을 훨씬 명확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CISO의 다음 단계는 최고 신뢰 책임자인가
포레스터 분석에 따르면 초기 최고 신뢰 책임자 상당수는 전직 CISO였다. 이는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중심 역할에서 평판·윤리·고객 신뢰를 아우르는 확장된 역할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은 CISO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만, 공감 능력, 커뮤니케이션, 고객 관점 옹호 등 더 넓은 역량이 요구된다.
기업이 신뢰 기반 AI, 책임 있는 데이터 활용을 차별화 요소로 삼기 시작하면서, 최고 신뢰 책임자 직책은 CISO만큼 일반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피크는 신뢰가 향후 비즈니스 관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AI와 데이터 거버넌스가 고객의 주요 관심사가 되는 만큼 신뢰 중심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크는 자신이 수년간 고객과 협업하며 “고객 요구와 보안 설계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수행해온 경험이 자연스럽게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CISO는 공식 직함 없이도 이미 사실상 최고 신뢰 책임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외부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여러 부서를 아우르는 위험 관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최고 신뢰 책임자라는 직함이 단순히 CISO 역할을 재브랜딩하는 형태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파텔은 CISO가 최고 신뢰 책임자 역할을 단순한 경력 단계로 바라보기보다, 기업 전략 전반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텔은 “이는 사고방식의 전환이다. 기존 CISO가 이러한 관점을 받아들일 때, 그것이 바로 이 역할을 향한 ‘부름’이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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