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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기대 속에 사라진 소프트웨어 유행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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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서 프로스페로는 “우리는 꿈으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말한다. 인간 존재의 덧없음을 성찰한 문장이지만, 반짝이는 신기술이 등장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기술 산업의 집착을 설명하는 말로도 충분히 들어맞는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소프트웨어 리더가 이른바 ‘차세대 대세 기술’을 좇는 오래된 함정에 빠졌고, 결국 원형 구멍에 사각형 말을 끼워 맞추려는 상황에 직면했다. 소나타입 최고기술책임자 브라이언 폭스는 “성급하게 판단했다가 대가를 치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2025년 호스팅어드바이스닷컴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프로그래밍 언어 전환은 검증된 성과보다 유행에 의해 추진됐다. 또한 최근 MIT 보고서는 기업의 80%가 생성형 AI 파일럿을 시도했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프로젝트는 중단됐거나 운영 환경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

디지털닷아이 최고경영자 데릭 홀트는 “아마라의 법칙이 말하듯, 사람은 단기적으로 기술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인 효과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과도한 기대와 벤처캐피털 자금이 몰리면, 헤드라인에 휩쓸려 FOMO에 이성을 잃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이후의 결과는 대체로 외면된다. 과도한 투자, 방치된 프로젝트, 지켜지지 않은 약속, 그리고 결국 실현되지 못한 기대가 남는다. 공허한 유행이 지나간 뒤에는 일부 제한적인 활용 사례와 약화된 지지, 심지어 노골적인 사기만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기사에서는 최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트렌드를 중심으로 사후 분석을 진행했다. 단순한 회고를 넘어, 각 유행이 남긴 영향과 교훈을 짚어본다. 현실이 낙관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기일수록, 회의론자와 지지자 모두가 이런 교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

클라우드볼트 최고기술·제품책임자 카일 캄포스는 “블록체인은 과도한 기대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변조 불가능한 분산 원장은 웹3 시대를 열고 수많은 산업을 바꿀 기술로 여겨졌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와 탈중앙 금융을 여전히 뒷받침하고 있지만, 기업 환경에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대규모로 확산되는 일은 끝내 현실이 되지 못했다.

캄포스는 “보험 업계가 블록체인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지만 비용과 복잡성이 기대 효과를 훨씬 초과해 대부분 중단됐다”고 말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블록체인이 더 단순하고 실용적인 기술로 대체됐다. 글로벌 디지털 솔루션 기업 알시스템즈 클라우드·사이버보안 서비스 최고기술책임자 스리카라 라오는 “한 공급망 프로젝트가 1년 만에 중단되고, 카프카와 서명된 기록, 아마존웹서비스 스토리지 불변성을 활용한 단순한 구조로 교체됐다”며 “블록체인이라는 유행어는 없었지만 안정적으로 작동했고 확장성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많은 활용 사례에 적합하지 않았다. 허니콤 필드 최고기술책임자 리즈 퐁존스는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매우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데이터베이스”라며 “중앙 주체에 대한 신뢰가 전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아니라면 더 빠르고 저렴한 대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투자 대비 효과를 내지 못한 데서 그치지 않고, 블록체인 산업은 웹3 사기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인은 암호화폐 관련 사기로 93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미국 연방수사국은 보고했다.

결국 ‘모든 것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겠다는 접근은 높은 마찰 비용과 낮은 보상, 제한적인 실제 활용 사례 앞에서 무너졌다.

교훈 :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주장하는 기술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메타버스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기업은 ‘차세대 디지털 혁명’이라며 경쟁적으로 뛰어들었고, 경영진은 ‘돌파구’이자 ‘변혁적’이라고 평가했다. 사회적 교류부터 공장 현장, 비즈니스 회의까지 모든 것을 재정의할 기술로 소개됐다.

팬데믹 당시의 비현실적이고 과도하게 온라인에 몰입된 분위기 속에서 액센추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 수많은 인물이 이런 기대를 부풀렸다.

그런 주장대로라면 지금쯤 모두가 홀로그램 회의 테이블에 모여 아바타와 대화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완전 몰입형 업무 환경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다.

퐁존스는 “블록체인과 가상현실, 메타버스는 막대한 자금과 관심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게임과 일부 교육 분야, 제한된 커뮤니티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혼합현실이 업무 전반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은 과장됐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부재, 가상현실 회의에 대한 낮은 선호도, 고가의 헤드셋은 메타버스의 확산을 처음부터 가로막았다. 여기에 메타버스의 최대 옹호자였던 메타의 시기적절한 사명 변경도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교훈 : 사용자 열의와 검증된 투자 효과가 없는 패러다임 전환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빅데이터

템포 소프트웨어 최고전략책임자 섀넌 메이슨은 “빅데이터는 지난 10년간 가장 과도하게 주목받은 트렌드 중 하나였다”며 “마법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혼란이었다”고 말했다.

2011년, 맥킨지앤컴퍼니는 빅데이터를 ‘혁신의 다음 전선’으로 평가했다.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면 의미 있는 통찰을 도출하고 예측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이끌 수 있다는 논리였다.

현실은 훨씬 복잡했다. 팀은 막대한 저장 공간과 관리 비용에 직면했고, 방대한 데이터 레이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했다.

메이슨은 “현실에서는 값비싸고 무질서한 데이터 레이크가 데이터 늪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의사결정을 단순화하기는커녕 도구의 난립과 거버넌스 문제, 실질적인 산출물 부재라는 새로운 복잡성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메이슨은 CA 테크놀로지스 재직 시절을 포함해 여러 기업에서 기업이 빅데이터 프로그램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목격했다. “수개월에 걸쳐 거대한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데이터가 실제로 어떤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정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의 약속이 온전히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기업이 데이터 전략을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계기는 됐다. 또한 인공지능이 대규모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는 작업을 더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남아 있다.

교훈 : 대규모 기술 이니셔티브가 초기 단계부터 사업 가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혁신보다는 부담에 가깝다.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

홀트는 “수년간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는 끝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는 2000년대 초반, 모놀리식 구조에서 벗어나 느슨하게 결합된 재사용 가능한 서비스로 전환하자는 개념으로 제시됐다. 통합 또는 관리 계층을 통해 내부 시스템의 재사용성과 상호운용성, 확장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사업 민첩성과 출시 속도를 개선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듣기에는 완벽해 보였던 이 접근은 현실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홀트는 무거운 표준, 오케스트레이션과 성능 문제, 재사용 부족, 기업 문화와 구조의 장벽, 불명확한 소유권과 거버넌스를 원인으로 꼽았다. 사람과 프로세스에 대한 준비는 항상 뒤늦게 따라왔다.

다만 긍정적인 유산도 남겼다. 홀트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는 오늘날 사용되는 마이크로서비스와 API 우선 아키텍처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REST API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API 경제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에이전트 기반 소비와 API 중심 제품화와 함께 더 확대될 전망이다. 슬래시데이터에 따르면 개발자의 약 90%가 API를 사용하고 있으며, 2023년 포스트맨 보고서에서는 API 사용의 61%가 마이크로서비스 등 내부 서비스 용도였다.

교훈 : 어떤 트렌드는 그 자체보다도 이후에 영감을 준 방향이 더 큰 영향을 남긴다.

NFT

NFT(Non-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 토큰)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지루한 원숭이 이미지 하나가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가진다고 믿게 만든 현상 자체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캄포스는 “대체 불가능 토큰은 디지털 소유권의 미래로 포장됐지만, 의미 있는 활용 사례 없이 붕괴됐다”고 평가했다.

디지털 예술가와 수집가에게 대체 불가능 토큰은 소유권과 진위를 증명하는 새로운 수단이었다. 그러나 차세대 투자 자산이자 기업을 바꿀 기술이라는 주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3년, 가디언은 대다수 대체 불가능 토큰이 사실상 무가치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옹호자는 여전히 틈새 활용 사례를 언급한다. 2024년 초 포브스의 후원 게시물에서는 항공권을 대체 불가능 토큰으로 발행하는 사례가 소개됐다. 필요성과 실효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런 실험을 제외하면, 대체 불가능 토큰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인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거품 붕괴와 모방 확산,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붕괴가 이어지며 대중 인식은 급격히 악화됐다.

교훈 : 대중 인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술은 기대가 사라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생성형 AI

메이슨은 “생성형 AI가 가장 최근의 사례”라며 MIT 연구에서 파일럿의 95%가 실패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2025년 맥킨지 설문조사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기업의 80%가 수익에 유의미한 영향을 보지 못했으며, 프로젝트의 90%는 여전히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수치만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인공지능의 기대 주기는 다른 사례보다 복합적이다. 메이슨은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접근 방식”이라며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활용보다 구체적인 문제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는 복잡성을 줄이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작고 집중된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에 있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강요된 인공지능 기능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테드 지오이아가 표현한 ‘원치 않는 대중에게 인공지능을 주입하는 방식’은 무관심을 낳았다. 지디넷에 따르면 인공지능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미국인은 8%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이 제품에서 인공지능을 홍보하는 방식에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캄포스는 “블록체인에서 얻은 교훈은 오늘날의 인공지능 열풍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유행어가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은 이전 유행보다 지속력이 크다. 퐁존스는 “인공지능은 실제로 체감 가능한 결과를 제공하며,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도 장벽이 낮다”고 평가했다. 광범위한 사업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등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홀트 역시 인공지능과 에이전트에 대한 관심이 과거의 기대 주기와 유사하다고 보면서,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과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같은 표준의 발전 필요성을 언급했다. “표준을 개선하고 더 복잡한 활용 사례를 탐색하기 위한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교훈 : 일부 기술은 가치가 있지만, 적용 지점과 방식에 대한 성숙이 필요하다.

더 큰 흐름

물론 여기 언급한 여섯 가지가 전부는 아니다. 기술 산업은 높은 기대와 낮은 성과의 사례로 가득하다. 폭스는 “이런 기대 주기는 수년간 반복돼 왔다”며 “이성을 유지하며 신기술을 바라봐야 한다는 상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유행에 휩쓸리고 있는지, 그 끝이 어디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혼란은 현재 효과적인 접근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홀트는 “산업은 새로운 접근이 등장하면 과거의 기술을 빠르게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늘날 인공지능과 에이전트가 모든 관심을 받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혁신 역시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는 반복되고, 과거를 돌아보는 시각은 미래의 기술 선택에 도움을 준다.

라오는 많은 트렌드가 당시의 주류 기술보다 높은 마찰과 복잡성을 요구해, 최종적인 보상이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이점 없이 이색적인 기술을 추가하면, 성과보다 고통이 커진다”고 말했다.

라오는 블록체인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는 동기와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 결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는 기준을 도입했다. “정해진 시점까지 실제 사용이 확인되지 않으면 방향을 전환하거나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라오는 겉보기에는 주류로 자리 잡은 기술조차 과대평가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생존 편향으로 인해 소수의 성공 사례만 조명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대세를 좇으며

앞서 언급한 아이디어가 모두 무가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은 시도가 혁신을 촉발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만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간극, 그리고 기대가 시장을 과열시키는 경향은 시간이 지나며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기술 산업은 왜 끊임없이 차세대 대세를 갈망할까. 인간 심리, 벤처캐피털 자금, FOMO,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다. 기대와 흥분은 발명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홀트는 “이런 동기가 없었다면 많은 혁신은 필요한 자원과 관심, 초기 도입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와 전기에서 인터넷과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판도를 바꿀 기술’에 대한 기대가 발전을 이끌어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기대는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희망적 사고가 이성을 대체하는 순간을 구분하는 일이다. 메이슨의 말처럼, “새로움이 곧 가치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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