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구글 글래스 착용기 “이번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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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로 화려한 실패를 맛본 지 10년 후 구글이 다시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온라인 AI 통역사 역할을 하는 제미나이를 귀에 꽂아 세상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세상도 필자도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주 열린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구글의 확장현실(XR) 글래스 프로토타입을 직접 착용해 볼 기회가 생겼다. I/O에서 나온 웨어러블 글래스 관련 발표는 다소 복잡하다. 엑스리얼(Xreal)과 구글은 지난해 공개한 웨어러블 XR 글래스 프로젝트 ‘프로젝트 아우라’를 함께 소개했고, 워비 파커(Warby Parker), 젠틀 몬스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넥티드 글래스를 선보였다. 우선 오디오 전용 모드로 출시된 뒤, 추후 시야 한쪽 귀퉁이에 작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추가될 예정이다.
필자가 착용한 것은 삼성이 제조한 구글 프로토타입으로, 워비 파커와 젠틀 몬스터 기술의 일부 요소를 통합한 제품이다. 엄밀히 말해 상용 제품은 아니며, 구글이 커넥티드 글래스의 새로운 방향성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아직도 전체적으로 비현실적인 느낌이 감돈다. 구글 글래스는 2012년 ‘프로젝트 글래스’로 처음 등장했는데, 10년도 더 지난 I/O 2026에서 공개한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달라진 것은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다. 과거 구글 글래스 착용자는 특히 기기에 내장된 전면 카메라로 사람들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글래스홀(Glasshole)’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이제는 메타의 커넥티드 기기가 어딘가 어리둥절할 만큼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일부 사용자가 촬영 중임을 알리는 작은 LED를 비활성화하도록 글래스를 개조한 후에도 사진과 영상을 계속 찍었다는 일화가 나오는데도 말이다. PCWorld의 애덤 패트릭 머레이는 사무실에서 메타 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니는데, 신뢰하는 사람임에도 촬영 가능성이 여전히 살짝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구글 프로토타입에도 같은 기능이 탑재돼 있고, 비슷한 LED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솔직히 묻지도 않았다. 그러나 구글 글래스가 유효했던 이유, 그리고 새 구글 글래스도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AI 어시스턴트가 세상을 탐색하는 데 여전히 유용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놀라울 만큼 가볍다
구글은 스펙, 배터리 수명, 디스플레이·카메라 기능 등 하드웨어에 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솔직히 크게 관심이 없었다. 이 글래스는 본질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신해 제미나이를 눈앞에 띄워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착용감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무게나 두께가 없고, 캘리포니아의 강한 햇살 아래에서도 선글라스를 쓴 것 외에 다른 무언가를 착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정면에서 보면 카메라의 존재를 알리는 작은 원형 표시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은 버튼이 오른쪽 프레임에 달려 있다. 오른쪽 프레임에는 터치 감지 면이 있어 스와이프와 탭으로 제미나이를 활성화하고 소형 내장 스피커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시연이 진행된 공간이 혼잡했던 탓에 스피커 소리가 다소 작게 느껴졌다.)
PIC 오른쪽 프레임에 버튼이 있고, 엄지손가락이 닿는 위치에 터치 컨트롤이 있다. 구글은 시리얼 넘버 부분을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모든 점은 구글에 유리한 대목이다. 요즘 기술 업계의 많은 것들이 AI의 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사용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듯하다. 하지만 필자는 제미나이가 뒤에 조용히 물러나 있다가 필요할 때만 나타나 주길 바란다. 실제로 그렇게 작동했다.
커넥티드 글래스 속 제미나이
제미나이는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라따뚜이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이 필요할 때 일종의 검색 엔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에서 노래를 재생하거나, 동물 병원 방문 알림을 추가할 수도 있다. 글래스는 제미나이에게 세상을 ‘볼 수 있는’ 눈도 부여한다. 콘서트 포스터를 ‘보고’ 티켓을 검색하거나, 저녁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이 모든 정보는 스피커를 통해 귀로 전달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주는 편의성은 어느 정도에 불과하다. 글래스는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으며 스마트폰에 연결된 뒤 와이파이 또는 셀룰러 데이터를 활용한다. 레시피 사진을 찍을 때도 스마트폰을 꺼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글래스가 해주는 것은 스마트폰을 꺼내고, 잠금을 해제하고, 앱을 여는 단계를 없애주는 것뿐이다.
일부 AI 기능은 억지로 끼워 넣은 느낌이 든다. 글래스로 사진을 찍어 애니메이션 풍으로 리스타일링하고 싶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기능상으론 가능하며, 스마트폰이나 연결된 스마트워치로 전송까지 된다.
글래스 내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단순하지만, 오히려 마음에 든다. 대다수 사람들은 HUD를 알림 팝업이나 기본 내비게이션 보조 수단으로 가장 유용하게 쓸 것 같다.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와 구글 캠퍼스가 맞닿은 대형 복합 공간에 묶여 있었음에도, 지도 기능은 ‘100야드 앞에서 좌회전’ 같은 단계별 안내 대신 주변 전체 지도를 보여주는 데 그쳤다. 공항, 대학 캠퍼스, 박물관을 돌아다닐 때나 커피 한 잔을 찾을 때처럼 단계별 길 안내가 필요한 상황이 있다.
하드웨어 우려도 여전하다. 배터리 수명이 주된 문제다. HUD에서 무엇을 원하는지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최소한의 방해 요소만 남기고 싶다는 것은 확실하다. 현재 제미나이는 글래스 버튼을 길게 눌러 활성화해야 하며, 호출어(“헤이 구글”)는 최종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탭이나 호출어처럼 명시적인 신호가 있다는 점은 도움이 되겠지만,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 도중 제미나이를 끌어들여 알림을 추가하거나 약속을 잡거나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여전히 조금 꺼려진다. 사람에 따라 의견이 갈릴 기능이다.
사실,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특정 상황에서는 AI 연동 글래스가 더 능동적이고 상시 작동하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미술관 오디오 가이드는 정해진 전시물 목록으로 관람객을 안내하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을 감지한 AI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떨까. 아직은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래도 전반적인 보조 도구로서의 구글 제미나이 글래스는 분명 쓸모 있다는 느낌을 준다. 앞으로 기술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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