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RTX 스파크, 에이전트형 AI PC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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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의 손에 AI 생산성을 쥐여주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지난 일요일 밤, 엔비디아 RTX 스파크(Nvidia RTX Spark) 데뷔와 함께 그 여정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RTX 스파크는 사용자·기업용 PC 시장에서 퀄컴에 도전하는 두 번째 윈도우 온 암(Windows on Arm) 프로세서다.
엔비디아는 RTX 스파크 플랫폼의 핵심인 N1 및 N1X CPU를 설계한 미디어텍(MediaTek)과 손잡고 “창작, 게이밍, 에이전트를 위한 퍼스널 컴퓨터를 재발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컴퓨텍스 2026 개막과 함께 타이베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컨퍼런스 참석자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새 트렌드에 민감한 PC 제조사는 이미 엔비디아의 비전에 합류했다.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MSI는 올 가을 출시될 RTX 스파크 노트북을 공개했다. 에이서와 기가바이트(Gigabyte)도 뒤를 이을 예정이다. 퀄컴과 함께 윈도우 온 암 개발을 선도해온 마이크로소프트는 RTX 스파크 플랫폼을 탑재한 서피스 랩톱 울트라(Surface Laptop Ultra)를 출시한다.
한 측면에서 보면 엔비디아의 RTX 스파크 프로세서는 강력하면서도 익숙한 PC 업그레이드다. 미디어텍이 개발한 20코어 Arm ‘그레이스(Grace)’ CPU를 탑재하고, 600GB/s NVLink 연결을 통해 128GB 통합 메모리와 연결된다. 핵심은 내장 GPU로, 1페타플롭의 AI 연산 성능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6,144개의 블랙웰(Blackwell) RTX 코어가 들어있어 RTX 5070 GPU와 동등한 수준이다. N1X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이번에 마침내 실제 제품으로 구현됐다.
사용자가 강력한 GPU를 게이밍 기기로 포지셔닝한 엔비디아의 전략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황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포르자(Forza) 시리즈와 ‘007: 퍼스트 라이트(007: First Light)’ 게임을 구동 중인 노트북 2대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RTX 스파크 기기가 AI 생산성 도구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도 아직 미지수다.
현재 엔비디아 PC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극히 일부를 차지하며, 실제로 기조연설의 대부분은 엔비디아 시스템과 인프라를 활용한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할애됐다. 그럼에도 황은 RTX 스파크를 통해 수십 년 전 엔비디아를 탄생시킨 PC 사업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AI가 PC 경험의 근간이 될 것이라는 것이 황의 견해다. 현대적 애플리케이션의 본질은 결국 AI 에이전트라는 것이다. 황은 에이전트가 네이티브로 실행되고 로컬 또는 클라우드 모델에 연결되며, 보안을 위해 샌드박스화된 개인 AI가 상시 구동되며 일을 처리하는 세계에서 퍼스널 컴퓨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반문하며, 칩과 OS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TX 스파크 PC에 대해 알려진 것
경쟁 CPU 제조사가 속도, 코어 수, 쓰레드 수 같은 세부 기술 사양을 앞세우는 것과 달리, 황 CEO는 N1X를 거의 언급하지 않으며 의도적으로 비중을 낮췄다. 대신 RTX 스파크 플랫폼 자체와 엔비디아 AI 에코시스템 전반에서의 역할에 집중했다.
앞서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N1X는 20코어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확인했다. 코텍스-X925(Cortex-X925) ‘익스트림’ 코어와 코텍스-A725(Cortex-A725) 코어로 이뤄지며, 18코어 변형도 존재한다. 암(Arm)도 이메일을 통해 N1X 구성을 직접 확인해줬다.
하위 모델인 N1은 12코어(8+4) 또는 10코어(7+3) 구성이 가능하다. 핵심 변수는 CUDA 코어 수로, GPU 및 AI 성능에 직결된다. N1X는 6,144개 또는 5,120개, N1은 2,560개 또는 2,048개의 CUDA 코어를 갖출 것으로 비디오카드즈(VideoCardz)가 보도했다. 하위 구성 기준으로는 지포스 RTX 2050 GPU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 가지 언급되지 않은 지표가 있다. 바로 수년간 AI 하드웨어 논의의 기준이 돼온 TOPS다.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서피스 랩톱 울트라에 탑재된 RTX 스파크 플랫폼이 코파일럿 플러스 PC 자격 요건을 충족할 만큼의 TOPS를 갖추고 있다고 확인했으나, 실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RTX 스파크를 통해 창작자, AI 개발자, 게이머는 90GB 이상의 대형 3D 씬을 렌더링하고, 12K 4:2:2 영상을 편집하며, 4K AI 영상을 생성하고, 1,200억 파라미터 대규모 언어 모델을 최대 100만 토큰 컨텍스트로 에이전트를 활용해 로컬에서 실행하며, 1440p 해상도에서 초당 100프레임 이상으로 AAA 게임을 즐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와 파트너사는 RTX 스파크 노트북이 14인치와 16인치 크기로 출시되며, 두께는 14mm 수준, 무게는 약 1.36kg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정밀 가공 알루미늄 섀시”와 색 정확도가 높은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개인 에이전트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노트북 외에도 RTX 스파크 칩을 탑재한 미니 PC 여러 종도 서드파티 노트북과 함께 소개했다. 또한 7,680억 파라미터(수정: 748GB 메모리) 트릴리언 파라미터 AI 모델 구동이 가능한 DGX 스테이션(DGX Station) 데스크톱도 공개했으나, 대다수 일반 사용자에게는 가격이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CPU 세대가 바뀔 때마다 노트북용, 데스크톱용, 워크스테이션용 칩을 각각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PC의 미래는 스마트폰이 걸어온 길과 닮아 있다는 것이 황 CEO의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전화기가 아닌 ‘손안의 컴퓨터’가 된 것처럼 말이다. 황은 “언젠가 집 안에 AI 슈퍼컴퓨터가 생기고, 그 안에서 모든 에이전트와 어시스턴트가 돌아가며 온종일 온갖 일을 처리하는 세상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은 집 안에서 에이전트 AI 컴퓨터가 돌아가는 시대가 오면, 홈시어터처럼 누구나 집에 두고 싶어 할 것이며 PC보다는 R2D2나 C3PO에 가깝게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 에이전트형 PC 비전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예고했다.
어도비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RTX 스파크의 통합 메모리를 직접 활용하는 새로운 비디오 파이프라인을 어도비 프리미어 프로에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도비의 서브스턴스 3D 페인터(Substance 3D Painter)와 스테이저(Stager)는 RTX 스파크에서 네이티브로 실행된다. 어도비는 차세대 포토샵 엔진은 “GPU 가속 컴포지팅에 최적화돼 라이브 필터, 고다이내믹 레인지, 최신 자연스러운 브러시 기능을 구현하며, AI 네이티브 파이프라인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밍 노트북과 에이전트형 PC
에이전트형 PC라는 개념이 실제로 노트북 환경에서 구현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에이전트형 PC는 정의상 항상 활성 상태를 유지하고, 상시 인터넷에 연결돼 코드 조각을 주고받으며 사용자가 지시한 작업을 수행한다.
그런데 전통적인 의미의 노트북은 이동성을 전제로 한다. 성능을 중시하지만 배터리 수명도 포기할 수 없다. 대형 GPU를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은 통상 최대 두 시간 내외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보인다. 출장 중에도 에이전트가 계속 작동하길 바라지만, 노트북이 절전 모드에 들어가면 그 바람은 물거품이 된다.
에이전트형 AI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게 과연 팬이 쉼 없이 돌아가며 배낭 속에서 전원을 애타게 찾는 노트북인가? 아니면 노트북 덮개가 닫혀 있어도 에이전트가 조용히 일을 처리하며 하루 종일 배터리가 유지되는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도, 노트북 제조사도 아직 답을 내놓지 않았다.
RTX 스파크 플랫폼을 단순한 게이밍 노트북으로 분류하기는 너무 쉽다. 그러나 생산성 기기로 자리매김하려면 노트북 패러다임과의 접점을 어떻게 확보할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아직 퍼즐 조각이 빠져 있다.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AI 애호가에게 엔비디아 RTX 스파크 탑재 미니 PC가 성공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데는 충분히 동의한다. 그러나 RTX 스파크 노트북이 이동 중에도 상시 연결되는 생산성 기기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훨씬 더 회의적이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하드웨어 업체는 이 새 플랫폼이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제품보다 실질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비즈니스 정장을 차려입은 게이밍 PC에 불과하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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