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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없는 WWDC 가능성?…애플, 가을 출시 준비에 역량 집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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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에서 신규 하드웨어가 등장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올해 행사에서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

애플의 연례 WWDC 키노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WWDC는 애플이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의 차기 방향을 공개하는 자리로 잘 알려져 있다. 개발자 컨퍼런스인 만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매년 새 하드웨어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실제로 발표가 이뤄진 적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애플의 공식 확인은 없지만, 이번 가을 이전까지 신제품 출시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근거가 존재한다. 로드맵 변경, 기능 출시 지연, 램 수급난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얼핏 실망스럽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애플의 제품 라인업, 최근 출시 타이밍, 연내 로드맵을 종합해 보면 오히려 합리적인 전략임이 드러난다.

WWDC 하드웨어 발표의 역사

WWDC는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 행사다. 매년 iOS, 아이패드OS, 맥OS, 워치OS, 티비OS, 그리고 최근에는 비전OS의 신버전이 발표되고, 개발자에게 새로운 툴과 API, 베타 버전이 배포된다.

개발자의 관심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기능이 수반되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WWDC가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과거 굵직한 발표들이 이 무대에서 이뤄진 바 있다.

2023년 WWDC에서는 비전 프로가 공개됐다. 출시는 이듬해 2월이었지만, 개발자들은 비전OS 운영체제를 훨씬 앞서 받아볼 수 있었다. 2021년 WWDC에서 첫 선을 보인 홈팟 역시 출시까지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새로운 맥을 공개하는 자리로도 WWDC가 활용됐다. 특히 15인치 맥북 에어 1세대, 인텔에서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 원통형으로 재설계된 맥 프로 등이 이 무대에서 발표됐다. 2023년 WWDC에서는 M2 울트라 프로세서와 첫 애플 실리콘 탑재 맥 프로도 공개됐다.

소프트웨어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WWDC를 신제품 공개 무대로 활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WWDC Vision Pro modelWWDC는 하드웨어 전시회가 아니지만, 신제품 발표가 낯선 자리도 아니다.

Apple

올해 이미 쏟아진 신제품

올해 WWDC에서 하드웨어 발표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하다. 지난 몇 달간 주요 기기 대다수의 신제품 출시가 이미 이뤄진 탓이다.

올해는 에어태그 2세대로 시작해, A19 칩과 맥세이프를 탑재한 아이폰 17e 업데이트가 뒤를 이었다. 이후 M4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 에어, M5 맥북 에어, M5 Pro/Max 맥북 프로가 차례로 출시됐다.

스튜디오 디스플레이는 미니 LED와 120Hz를 탑재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업그레이드를 단행했고, 오래전부터 소문이 돌던 맥북 네오도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에어팟 맥스도 3월에 H2 칩을 탑재한 업데이트를 거쳐 능동형 소음 제거 등 스마트 기능이 강화됐다.

이미 이 정도 신제품이 쏟아진 만큼, 올해 WWDC에서 굵직한 발표가 나올 여지는 크지 않다. 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예년처럼 이번 가을에 공개될 예정이며, 나머지 맥 제품군은 평소보다 업데이트 주기가 길어질 수 있다.

부품 수급난이 최대 변수

맥 프로가 공식 단종된 지금, 프로 사용자는 새로운 맥 데스크톱을 기다려왔다. 맥 미니와 맥 스튜디오 모두 업데이트가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아 애플의 최신 칩이 탑재돼 있지 않다.

그러나 글로벌 RAM 수급난으로 인해 애플은 신규 맥 출시를 더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AM 부족으로 256GB 저장용량의 맥 미니 기본형을 포함해 두 제품의 여러 구성 옵션이 이미 단종됐고, 남은 모델들의 배송 기간도 매우 길어진 상태다.

Mac Mini M4맥 미니는 M5칩으로의 업그레이드가 예정돼 있으나, 출시 시점은 한동안 미뤄질 수 있다.

Foundry

RAM 수급난이 단기간 내에 해소될 기미가 없는 만큼, 올해 WWDC에서 새로운 맥이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의 경우, 아이패드 에어는 최근 업데이트됐고 아이패드 프로도 1년 미만 전에 M5 칩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기본형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는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WWDC가 아닌 가을 아이폰 공개 시점에 함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과 궤를 같이하듯, 애플 CFO 케반 파레크는 이달 초 투자자와의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에는 아이패드 신제품 발표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며, 아이패드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어려운 비교” 국면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25년 같은 분기에 M3 아이패드 에어와 A16 아이패드를 출시한 바 있다.

물론 애플이 이론상 WWDC 2026에서 발표할 수 있는 새 제품을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출하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그중 하나가 ‘홈패드’로 불리는 기기다. 홈팟과 아이패드 미니 크기의 화면을 결합한 스마트 스피커로 알려져 있다.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하드웨어 준비는 상당히 오래전에 완료됐지만, 아직 일반 공개되지 않은 애플 인텔리전스 신버전 시리에 크게 의존하는 제품인 탓에 출시가 보류된 상태다.

과거처럼 WWDC에서 기기를 미리 공개하고 연내 출시로 이어가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있지만, 모든 정황은 올해 행사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만 진행될 것임을 가리키고 있다.

Craig Federighi announcing Apple Intelligence at WWDC 2024

Screenshot

Apple

단순한 소프트웨어 행사를 넘어, 올해 WWDC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재정비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AI 기능은 2024년 처음 발표됐지만, 가장 큰 약속이었던 AI 기반 시리 전면 개편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최신 루머에 따르면, 애플은 WWDC 2026에서 발표될 다양한 애플 인텔리전스 신기능 구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이다. 애플이 준비 중인 하드웨어 상당수가 AI에 크게 의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홈패드뿐 아니라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홈 액세서리, 카메라가 달린 에어팟 등 소문 속 제품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제품들이 현실화되려면, 먼저 애플 인텔리전스가 고도화돼야 한다.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신제품이 없더라도, WWDC 2026은 애플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인 해가 아니라, 다음을 위한 생태계를 조용히 준비한 행사로 기억될 수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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