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은 넘쳐나는데 쓰는 사람은 없다…코드 과잉 시대의 진짜 자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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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제 앱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정확히는 ‘아무도’가 아니다. 벤처캐피털은 모든 것에 AI를 접목하는 신생업체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는 쏟아지는 신규 앱을 선택하지 않고 있다. 전미경제연구소의 워킹 페이퍼 ‘코드 작성 대 코드 출시(Writing Code vs. Shipping Code)’를 바탕으로 젠 주 스콧이 공유한 차트에 따르면, 에이전트형 AI가 등장한 이후 iOS 앱 출시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앱 리뷰 수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축하할 만한 일이었겠지만, 실질적인 사용량을 기록하는 앱 수는 사실상 변화가 없었다.
결국 앱은 더 많아졌지만, 새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오픈소스 세계에서 성장한 이들에게는 익숙한 문제다. 코드가 넘쳐날수록 잠재 고객이 그 코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마케팅(브랜딩 포함), 영업 등을 통해 안내해줄 필요성도 커진다. AI는 새로운 코드와 새로운 제품이라는 형태로 엄청난 노이즈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 결과 진짜 중요한 일은 ‘취향 형성(taste-making)’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 많이 만드는데 더 적게 쓴다
필자는 개발자 생산성이란 더 빠르게 더 많은 코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적어도 그래서는 안 된다. 생산성이란 실제로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잘 설계되고 안전하며 유지 관리가 용이한 코드를 만드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AI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아직은.
채러티 메이저스는 “코드 작성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무엇을 만들지 파악하고, 더 큰 시스템에 통합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유지 관리하며, 사람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신뢰를 얻는 것이 진짜 어려운 부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어려운 부분이 정말로 어렵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메르트 데미러, 레온 무솔프, 리위안 양은 깃허브 개발자 10만 명 이상을 AI 사용 텔레메트리와 함께 추적했다. 자동 완성, 대화형 에이전트, 자율 에이전트 각각이 순수 코딩 활동을 끌어올렸으며, 커밋에 대한 누적 효과는 각각 40%, 140%, 180%에 달했다. 실제 사용자에 가까워질수록 그 증가폭이 얼마나 희석되는지를 보기 전까지는 인상적인 수치다.
예를 들어 커밋 180% 증가는 프로젝트 수 기준 약 50% 증가, 실제 릴리즈 기준으로는 겨우 30% 증가에 그쳤다. 연구 저자들은 이를 ‘약한 고리 문제(weak-link problem)’라고 명명했다. 강한 고리(코드 작성)는 훨씬 강해진 반면, 약한 고리(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나머지 모든 것)는 그렇지 않았다는 의미다. AI와 인간 노력 간의 대체 탄력성 추정치는 0.25로, 경제학 용어로는 “서로 보완하지만 대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저자들이 주요 앱 마켓플레이스 4곳을 조사한 결과, 신규 앱은 증가했지만 전체 사용량은 늘지 않았다. AI의 도움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은 향상됐지만, 그것을 사용자의 관심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다. 사용자의 관심과 예산은 한정돼 있다. 사용자가 시간이든 돈이든 기꺼이 지불할 만큼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과제다.
마케팅을 사랑하는 법
소프트웨어가 사실상 무한히 공급되는 세상에서 진정으로 희소한 것은 무엇인가? 코드는 분명 아니다. 희소한 것은 관심, 신뢰, 그리고 갈아탈 이유다.
결국 소프트웨어 분야의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는 개발자들이 저평가하는 비즈니스 영역에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예컨대 인지도 높은 브랜드(오픈소스 초창기에 레드햇이 일찍이 터득한 것)나 이미 사용 중인 채널이 그 예다. 또는 개발자들이 가치 있게 여기지만 돈을 내지 않는 영역, 즉 충실한 문서화나 환영받는 커뮤니티일 수도 있다.
새로운 발견이 아니다. 다만 이제는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을 뿐이다. 기업 내부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AI 도입 수준이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데, 기술 자체에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주변의 기업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종류의 속도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속도 자체가 킬러 앱이라고 주장했는데, 대체로 맞는 말이었다. 오늘날 더 흥미로운 속도는 신뢰를 얻고, 워크플로에 녹아들고, 이의를 해소하고, 선택되기까지의 속도다.
몇 년 전 필자는 리싱크DB가 시장에서 사라진 원인이 몽고DB에 있지 않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리싱크DB는 여러 기술적 지표에서 몽고DB보다 뛰어난 데이터베이스였고, “정확성, 단순성, 일관성”이라는 원칙 위에 설계된 제품이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 완패했다. 리싱크DB 창업자는 실패의 원인을 스스로 냉정하게 짚었다. 처음부터 살아남기 힘든 시장을 골랐고, ‘좋은 제품’의 기준을 사용자가 아닌 기술 관점에서만 정의했다는 것이다. 결국 기술적으로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만으로는 사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다.
AI 시대에는 수천 개의 소형 ‘리싱크DB’가 더 빠른 속도로, 코드를 작성한 것과 동일한 모델이 만들어낸 더 그럴듯한 랜딩 페이지를 달고 등장하고 있다. 리싱크DB가 몽고DB를 밀어내지 못했듯, 이들도 결국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자와 기업의 세계에 맞게 녹아들게 하고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AI는 그 작업을 더 쉽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개발자가 마케팅을 싫어한다는 말은 오래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상 사실도 아니다. 개발자가 싫어하는 것은 전통적인 마케팅이다. 몽고DB와 현재 오라클에 몸담는 동안, 개발자 릴레이션 팀은 개발자에게 깊이 있는 실습 중심의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고, 반응은 매우 훌륭했다. 기술 튜토리얼이 마케팅인가? 물론이다. 현장 배치 엔지니어가 기업 엔지니어 곁에서 직접 기술 활용을 돕는 것도 마케팅이다. 유명한 운동 경기 시간에 들어가는 긴 광고만 마케팅인 것은 아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엔보이(Envoy)의 창시자 맷 클레인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비개발 작업 전반을 설명해준 적이 있다. 클레인은 “2016년과 2017년 초에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키우기 위해 한 일들을 돌아보면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다면 핵심 엔지니어링이 아닌 그 작업들은 무엇이었나? 클레인은 “리더십, 홍보, 마케팅, 문서화 등이 전부였으며, 모두 혼자 감당하다가 거의 쓰러질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결론적으로 클레인은 “엄청나게 많은 작업”이었으며, 대부분은 코드와 무관했다고 정리했다. 사용자가 코드의 가치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었다는 것이 클레인의 주장이다.
요컨대, 지루하지만 필수적인 고투마켓 실행 과정이 언제나 진짜 과제였다. AI 시대에도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은 결국 그 과정이다.
지루한 작업이 이긴다
AI 코딩 도구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개발자라면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필자도 항상 사용한다.
그러나 AI는 제품을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고된 작업을 대신할 수 없다. AI가 만들어낸 획일적인 결과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취향은 경쟁 우위가 된다. 여기서 ‘취향’이란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 무엇을 공개하지 않을지 아는 것이다. 자사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지 아는 것이기도 하며, 광고가 포함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개발자가 코드를 이해하도록 돕는 기술 교육을 수반해야 한다.
요컨대, “만들어 놓기만 하면 누구든 올 것이다”라는 영화 같은 믿음은 통하지 않는다. 실제 사용자가 코드를 발견하고 쓰게끔 돕는 인간의 고된 작업만이 있을 뿐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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