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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곰이 부리고…” 워드프레스의 메이커와 테이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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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는 아이디어는 다소 황당해 보인다. 온갖 놀라운 일을 하는 수백만(수십억?) 줄의 코드가 무료로 제공된다고?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실이다. 이 글을 쓰는 필자와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 사이에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회사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가장 유명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리눅스 운영체제이다. 필자는 리눅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기억할 만큼 나이가 많은데, 리눅스는 금방 당시 지배적이었던 유닉스를 제치고 인터넷을 떠받치는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초에 출시된 리눅스는 2015년까지 인터넷을 지배하게 됐다. 리눅스가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인터넷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눅스의 성공은 인터넷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시스템부터 소규모 구성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최초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GNU GPL(General Public License)로, GPL 코드의 다운스트림 사용자가 GPL에 따라 자신의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하는 “카피레프트” 라이선스였다. 하지만 곧 덜 제한적인 라이선스가 등장했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보편화됐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서

하지만 모든 경제학자가 말하듯이 무료 운영체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픈소스든 비공개 소스든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비용이 발생하며, 그 비용은 시스템을 작성하고 개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담한다. 모든 코드 라인은 사람이 작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혜택이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려면 많은 선의가 필요하다.

오픈소스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원래는 개발업체가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전문 지식과 지원에 대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픈소스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전화해서 소리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모델은 그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하지만 레드햇을 제외하고는 이 모델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SaaS의 등장으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SaaS 모델은 기업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사용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매우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이 방식을 사용할 때는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아마존은 곧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AWS에서 얼마든지 매니지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일래스틱서치나 레디스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두 프로젝트는 결국 라이선스를 변경해 메이커 대 테이커(Maker vs. Taker), 즉 제작자와 수익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필자는 이 두 프로젝트가 이런 노력을 하는 마지막 프로젝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토매틱 vs. WP 엔진

이제 워드프레스를 둘러싼 두 워드프레스 호스팅 업체인 오토매틱(Automattic)과 WP 엔진 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필자는 모든 세부 사항을 알지 못하며, 관련 주체의 입장이 되거나 특정 조치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싶지 않다. 다만, 오토메틱은 메이커이고 WP 엔진은 테이커라는 것은 분명하다. 즉, 오토매틱은 워드프레스를 “만드는”, 즉 워드프레스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기여하는 데 관심이 있고, WP 엔진은 워드프레스를 “가져가는”, 즉 워드프레스 호스팅 서비스를 통해 프리 소프트웨어(Free Software)로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WP 엔진이 하는 일은 워드프레스 라이선스(GPLv2)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합법적인 비즈니스이다. 사실 오픈소스 운동이 시작될 때부터 “가져가기”는 적극 권장되어 왔다. 결국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고, 공유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익을 얻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사용은 GPL의 바람직한 결과였지만, 라이선스 작성자들은 클라우드 호스팅의 규모와 이에 수반되는 막대한 비용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토매틱은 워드프레스 이름 사용과 관련된 상표권 위반으로 WP 엔진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했다. 상업적 목적으로 워드프레스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오토매틱이 소유하고 있다. 물론 워드프레스 상표는 가치가 있다. 필자는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상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오픈소스의 개념은 잘 알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기여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아기”를 가져가서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할 때 화를 내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자유롭게 가져간 만큼 돌려줄 의무가 있다.

WP 엔진은 법적으로 이익을 환원할 의무가 있는가? 아니다. 그렇다면, 도덕적 의무는 있을까? 그렇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사용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 중 최소한 몇 개에 무언가를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은 깃허브 스폰서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히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 한 달에 몇 달러를 기부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라면 더 큰 규모로 같은 일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WP 엔진처럼 많은 돈을 버는 회사가 개발자의 연봉을 워드프레스 재단에 기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변화시켰다.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했다. 그 가치의 대부분은 우리 모두가 어렸을 때 배운 “함께 나누고 공유하자”는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가치를 공짜로 누릴 수 있는 만큼 어딘가에서는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때로는 그 대가에는 상처받은 감정과 불공평에 대한 항의가 포함될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거래는 거래일뿐이고 라이선스는 라이선스일 뿐이다. 어쩌면 오픈소스가 지불해야 하는 궁극적인 대가는 오픈소스의 관대함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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