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라이브 EMEA 2025에서 주목해야 할 5가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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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최근 암스테르담에서 유럽 사용자 행사를 열고 업계 동향, 제품 혁신,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한 자사 비전을 제시했다. 예상했던 대로, 시스코 라이브 EMEA(Cisco Live EMEA)의 핵심 주제는 AI였으며, 이 기술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중심을 이뤘다.
IT 전문가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AI가 IT 환경의 구축과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점이었다. AI가 전체적인 방향성을 주도한 가운데, 행사에서 눈여겨볼 만한 몇 가지 핵심 사항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자리를 잡아 가는 시스코의 플랫폼 접근 방식
2024년 말, 시스코 CEO 척 로빈스는 지투 파텔을 회사 최초의 CPO(chief product officer)로 임명했다. 이후 파텔은 시스코를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별 제품의 단순한 조합이 아닌, 전체적인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시스코 라이브 EMEA에서 파텔은 애플의 생태계를 예로 들며, 애플 제품을 함께 사용할 때 ‘마법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스마트폰과 애플 워치를 함께 사용하기 어려운 점을 언급하며, 시스코도 이와 유사한 통합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시스코 플랫폼 전략의 일부를 엿볼 수 있었다. 사우전드아이즈(ThousandEyes)가 협업 포트폴리오 및 스플렁크(Splunk)와 통합되는 모습, 네트워크와 보안을 결합한 하이퍼쉴드(Hypershield), AI 기반의 AI 팟(AI Pods), 그리고 공통 AI 어시스턴트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더 많은 ‘마법 같은 경험’이 필요하지만, 시스코 라이브 EMEA는 좋은 출발점이었다. 오는 6월 열리는 시스코 라이브 US에서 AI를 중심으로 한 더 많은 사용 사례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안와 네트워크의 융합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가장 중요한 제품은 N9300 스마트 스위치였다. 이 제품은 DPU(Data Processing Unit)가 통합된 것이 특징이다. DPU를 통해 시스코는 보안 서비스를 스위치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포트 단위에서 보안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네트워크 내 전략적인 지점에 방화벽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특히 이스트-웨스트(East-West) 트래픽을 보호하는 방화벽은 구축 비용이 높고 운영에도 상당한 리소스가 필요하다. 설령 기업이 무제한의 예산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동적인 IT 환경에서 지속적인 보안 변경을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N9300 스마트 스위치를 활용하면 보안 정책을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에 적용할 수 있어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일관된 보안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
시스코는 스스로를 ‘보안 네트워킹(Secure Networking)’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여러 업체가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단순히 보안과 네트워크를 조합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시스코는 AI가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 고객이 보안 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모델 제공업체에 의존할 수 없는 AI 보안
AI가 기업의 주요 워크플로우에 자리 잡으면서,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적절한 안전 장치를 마련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시스코는 행사 전 발행한 블로그 게시물에서 자사 연구팀이 딥시크(DeepSeek) R1을 100% 확률로 탈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충격적인 결과지만, 더 우려되는 점은 어떤 모델 제공업체도 뛰어난 보안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가장 나은 성과를 보인 모델은 오픈AI o1-프리뷰(o1-Preview)였지만, 공격을 차단한 비율이 26%에 불과했다. 언론 및 애널리스트 브리핑에서 파텔은 “모델 제공업체가 안전과 보안 가드레일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시스코가 AI 보안 시장을 주도하려는 입장에서 나온 발언일 수도 있지만,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AI 모델 제공업체가 안전성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기업마다 ‘안전성’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접근 방식은 모델이 본질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안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네트워크 보안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네트워크 제공업체가 보안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는 있지만, 기업이 원하는 보안 수준은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의료 및 금융 기업은 일반적인 내부 업무 중심의 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보안 기준을 요구한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자신의 요구에 맞는 AI 모델을 선택한 후, 해당 환경을 자사 보안 정책에 맞춰 보호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EU가 AI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해법
기술 혁신의 흐름은 각 지역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AI 패권 경쟁은 이미 본격화되었으며, 미국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동 지역도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선언하며 중요한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시스코의 EMEA 총괄 사장 올리버 투지크는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이 AI 경쟁에서 하나로 움직여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지크는 “독일과 프랑스 같은 주요 EU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는 최선의 전략이 아닐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가 EU 내에서는 경제적 영향력이 크지만 개별 국가 단위로는 미국, 인도, 중동과 같은 글로벌 경쟁국보다 규모가 작다. 하지만 EU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지크는 유럽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EU 각국 지도자들이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투지크는 그 근거로 EU AI 법안(EU AI Act)을 언급하면서 유럽이 AI 경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AI 법안이 과도한 규제보다 ‘결과 중심 접근법’을 취한 것이 유럽 내 변화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투지크의 낙관론이 현실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겠지만, 그 답을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실리콘 원, 시스코의 숨겨진 보석
시스코는 자체 실리콘을 제조하는 몇 안 되는 네트워크 업체 중 하나다. 기술 업계에서는 “모든 것이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있다”라는 담론처럼 특정 트렌드가 절대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는 경향이 있다. 네트워크 업계에서도 한동안 소프트웨어 중심 접근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지만, 트래픽 관리, 심층 패킷 분석, 버퍼링과 같은 특정 작업은 하드웨어, 즉 실리콘에서 처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맞춤형 실리콘 개념을 쉽게 이해하려면 AI 업계를 보면 된다. 엔비디아는 CPU로는 고성능 그래픽 처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GPU를 개발했다. 마찬가지로, 시스코가 실리콘 원(Silicon One)을 개발한 이유도 범용 반도체로는 네트워크 환경이 최적의 성능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 실리콘 원은 시스코가 대형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다시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도구였다. 하지만 시스코는 이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N9300 스마트 스위치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군에 실리콘 원의 장점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실리콘 원이 제공하는 가격 대비 성능과 기능적 일관성 측면에서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마케팅이 부족하고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의외다. 지난 1년 동안 시스코의 일반 하드웨어 그룹 보사장 마틴 룬드가 고객, 언론, 애널리스트와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실리콘 원의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듯하다.
결론
전체적으로 이번 시스코 라이브 EMEA는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행사였다. AI가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이지만, 시스코는 지금까지 네트워킹이 AI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에 이 흐름에서 다소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시스코는 보안, 실리콘 원, 플랫폼 전략을 앞세워 고객이 AI를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강조했다. 또한 시스코가 AI 분야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가고 있음을 효과적으로 알렸다.
과거 시스코 라이브 행사는 개별 제품 발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고, 이로 인해 혁신이 단편적으로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와 최근 개최된 AI 서밋(AI Summit), 그리고 최초의 CPO 임명까지 종합적으로 보면, 시스코가 AI 시대에서 ‘시스코의 가치’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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