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소송 위기…마이크로소프트, ‘잃어버린 10년’ 반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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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 AI 지배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기업이 됐다. 주가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시가총액은 약 3조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쉽게 달라질 수 있다. 경쟁사들이 AI 왕좌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서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유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방 반독점 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35년 전과 같은 시련을 안길 가능성이 있다. 당시 미 법무부의 소송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 자리에서 끌어내렸고, 이로 인해 회사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세계를 바꾼 기술 흐름에서 한발 늦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다.
전방위 조사 착수한 FTC
이번 조사는 FTC 위원장 리나 칸의 주도로 2024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1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재임에 들어서면서 칸은 해임됐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 조사를 중단할지 진행할지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다.
추측만 하던 날은 이제 끝났다. 새롭게 임명된 FTC 위원장 앤드루 퍼거슨이 마이크로소프트에 2016년부터 이어진 AI 사업 전반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훈련 모델에 대한 세부 사항은 물론, 해당 모델 훈련에 사용한 데이터의 수집 방식까지 포함된다.
조사는 단순히 AI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운영, 사이버보안 전략, 생산성 소프트웨어, 팀즈, 라이선스 관리 방식 등 거의 모든 핵심 사업 영역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사업 부문 전반을 들여다보는 대규모 조사인 셈이다.
번들 전략의 역풍
이번 조사의 범위는 매우 넓지만, 핵심 쟁점은 클라우드, AI, 그리고 생산성 제품군인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집중돼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라이선스 정책을 활용해 기업이 여러 제품을 함께 사용하도록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FTC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오피스 및 보안 제품과 묶어서 판매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사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객에게 강제로 사용하게 만드는 방식을 집중적으로 조사한다고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같은 제품의 사용 조건을 바꾸는 방식으로 고객을 자사 클라우드에 묶어두었으며,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고객에게는 추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하게 해 사실상 ‘페널티’를 부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방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랜 사업 관행에 대해 꾸준히 제기돼 온 불만이다. 2023년 EU 규제 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를 마이크로소프트 365 생산성 제품군에 끼워 넣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줌이나 슬랙 같은 팀즈의 경쟁 서비스는 그런 식으로 번들로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부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EU의 지적이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가 포함되지 않은 일부 제품군을 새롭게 출시했지만, EU는 입장문에서 “이런 변경은 현재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 공정한 경쟁을 회복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관행에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AI도 도마 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사업 역시 이번 조사가 초점을 맞추는 주요 사항이지만,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최소한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간의 밀접한 관계가 시장 지배력을 부당하게 강화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와 코파일럿의 라이선스 정책을 반독점법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한 칼럼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이크로소프트 365 소비자 버전 사용자에게 코파일럿에 대한 추가 요금을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로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용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코파일럿을 기본 포함시키고, 가격을 월 3달러, 연 30달러로 인상했다. 소비자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사용하려면 코파일럿 실 사용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용과 기업용을 포함한 모든 마이크로소프트 365 버전에서 유용한 기능 2가지를 제거했는데, 이는 사실상 고객이 코파일럿을 강제로 구독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제거한 기능은 사용자가 오피스 제품군에서 매우 정밀한 검색을 수행하도록 도와줬다. 해당 기능을 없애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통해 동일한 방식으로 검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코파일럿은 제거된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기업 및 교육용 마이크로소프트 365 사용자에게는 코파일럿이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색 기능을 다시 쓰려면 사용자당 월 3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사실상 오피스 제품군의 총비용을 2배 가까이 올리는 셈이다.
예상되는 소송…나델라의 리더십 시험대
FTC나 미 법무부, 혹은 양측이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최소 1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크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기된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에 대한 연방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마이크로소프트만 예외로 둘 이유는 없다.
연방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강하게 압박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현재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둘의 관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머스크는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 머스크가 사실상 ‘공동 대통령’이자 트럼프에게 가장 높은 영향력을 미치는 기술 고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방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소송이 임박했다는 또 다른 정황은 FTC의 입장에서도 드러난다. FTC는 머스크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반독점법이 머스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힘을 실어주는 의견을 냈다. 물론 겉으로는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조사는 결국 한 건 이상의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송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분할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I 사업부를 분리하거나 클라우드와 AI를 각각 독립된 사업체로 떼어내라고 요구할 수 있다. 혹은 그보다 온건한 조치를 택해 수십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현재의 사업 운영 방식을 강제로 바꾸도록 명령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마이크로소프트는 험난한 시간을 앞에 두고 있다. 이번 연방 소송으로 인해 회사가 다시 흔들리더라도 CEO 사티아 나델라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가 겪었던 10년의 침체기보다 위기를 더 현명하게 돌파할 수 있을까?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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