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빠진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출구는 통합 기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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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네트워크 전문가에게 결코 순탄한 해가 아니다. 이들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예산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소속 기업의 전반적인 사업 전략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접하는 기술마다 과장돼 보이고, 익숙하던 업체들은 낯선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처음으로 구조조정 위험을 실감하고 있다. 심지어 솔루션 업체나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지인들조차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쯤에서 부업이나 전직을 고민해야 할까?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일할 때’다. 다행히 일부 기업은 이미 한발 앞서 나아가며 과장된 기대감 뒤에 숨겨진 현실적인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 업계에서 가장 많은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낳고 있는 기술은 프라이빗 5G, 엣지 컴퓨팅, AI다. 하지만 이들 기술은 각각 따로 보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하나의 전략’으로 접근해야 진정한 의미가 생긴다.
여기 기술 간 공생 관계를 입증하고 미래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를 만든 두 곳의 기업이 있다.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 기업은 사실 프라이빗 5G를 도입할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대부분이 이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는 프라이빗 5G가 분명한 가치를 제공하며, 그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지리적으로 확장되고 공급망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컴퓨터 제어 기계, 로봇형 운반 장비, 자동 부품·제품 이동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고도로 유연한 제조 시스템을 운영 중인 한 제조 기업은 한 공장에서 사용하던 유선 IoT와 와이파이를 프라이빗 5G로 전환했다. 그 결과, 제어 시스템 지연 시간이 1/5 수준으로 줄었고, 전체 공정 속도는 90% 이상 빨라졌다.
현재 이 기업은 프라이빗 5G를 다른 생산 시설로 확대 적용 중이며, 인근 부지에도 네트워크를 확장해 조립 구역까지 부품을 더 효율적으로 옮기고 완제품을 외부로 운반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약 2,600㎢ 규모 지역에 프라이빗 5G망을 구축해 모든 부품 이동과 조립 공정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방안을 놓고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협의 중이다. 내년에는 퍼블릭 5G 서비스까지 결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 사례에서는 컴퓨팅 시설이 제조 설비와 같은 장소에 위치해 있었지만, 두 번째 사례는 그렇지 않다.
두 번째 사례의 기업은 오픈 RAN(Open RAN) 기반으로 진행한 프라이빗 5G 실험을 바탕으로, 통신사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설득해 더 넓은 규모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 RAN에는 ‘RAN 인터페이스 컨트롤러(RAN Interface Controller, RIC)’라는 구성 요소가 포함돼 있다. RIC는 RAN 논리의 ‘준실시간(Near-Real-Time)’과 ‘비실시간(Non-Real-Time)’ 컴포넌트를 호스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기업은 준실시간 RIC을 엣지 컴퓨팅 요소로 활용해 IoT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했고, 비실시간 RIC은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과 연결하는 데 활용했다.
이 실험을 통해 컴퓨팅 시설과 제조 공정을 같은 위치에 두지 않고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네트워크 및 연산 지연 시간을 확보했다. 이들은 이 구조를 대륙 단위로 확장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및 통신 사업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AI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신기술이 특정 거점에서 묘목처럼 작게 시작해 점차 외부로 확장되고, 동시에 관련된 다른 비즈니스 영역으로도 퍼져 나가는 구조다. 이러한 이중 확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각 거점의 운영 속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결국 5G는 여러 공간을 하나의 대형 단일 시설처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각 거점은 서로 정밀하게 동기화돼야 한다. 그런 정밀한 동기화를 가능하게 하는 열쇠가 바로 AI다.
기업은 지금도 훌륭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익히 듣던 방식은 아니다. 성공적인 AI 도입 사례에서 AI는 마치 현자처럼 직원 옆에서 조언을 속삭이는 존재가 아니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워크플로우에 통합된 하나의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로 작동한다.
직원 옆에서 조언하는 ‘요다’ 같은 AI가 겨우 10% 수준의 ROI를 내는 동안, 기업은 그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을 내는 워크플로우 기반 AI 활용례를 더 많이 발굴하고 있다. 결국 진짜 비즈니스 효과를 내는 AI는 요다가 아니라, 사람의 개입 없이 빠르고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유형의 AI만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요다형 AI’는 인간을 통해 작동하지만, 진짜 이상적인 AI는 인간의 행동에 얽매이지 않는다. 후자의 AI는 범위가 명확하면서도 복잡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최적화됐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두 기업 사례에서도 AI는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
공급망을 버킷 릴레이(Bucket Relay)처럼 생각해 보자. 각 단계는 앞뒤 작업과 정확히 연결돼야 하고 흐름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이제 여기에 크기와 형태가 다른 물건을 옮겨야 한다고 상상해 보자. 잡는 방식도 다르고, 필요한 도구나 장갑도 제각각일 것이다. 이런 복잡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라인 끝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예측하고, 그 정보를 앞단 작업자에게 미리 전달해야 한다.
여기서 AI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생산 라인이 특정 시점에 생산 제품을 전환해야 한다면, AI는 영향을 받는 모든 경로에 맞춰 부품 공급을 미리 조정하고, 이후 단계의 납품 일정까지 함께 맞춘다. 이렇게 AI를 활용하면 제조·운송·물류 등 부수적인 공정을 정밀하게 조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품 및 자재 주문 시점도 최적화되고, 재고 정보 역시 영업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두 가지 사례만으로 트렌드를 말할 수는 없지만, 변화의 시작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는 있다. 이들 사례는 흔히 “과장됐다”라고 평가받는 프라이빗 5G, 엣지 컴퓨팅,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그렇다면 왜 이들 기술이 부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을까?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과장된 기대에 비해 실질적 성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하나의 기술만으로 손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낮게 달린 열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IT 환경은 당구로 치면 “공을 여러 쿠션에 맞춰서 목적구를 쳐야 하는 상황”과 같다. 컴퓨팅이나 네트워킹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하려면, 핵심 기술 간의 공생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기술적 진보는 이뤘지만, 그 진보를 결합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여기서 설명한 두 사례에서는 예외가 있었다. 이들 프로젝트는 현장 주도로 작게 출발했으며, 투자와 위험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뒀다. 그리고 초기 실증을 통해 사업성만 입증되면 전면적인 기술 전환 없이도 점진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프라이빗 5G는 “사설망”이라서가 아니라, “5G”라는 기술이기 때문에 오늘날 기업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프라이빗 5G는 일종의 샌드박스다. 향후 전체 비즈니스 환경으로 확장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접근 방식을 위험 부담 없이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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