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25, ‘개발자 관계’는 외면한 채 AI만 외친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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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자사 미래의 핵심 기술로 AI를 강조했지만, 정작 업계가 주목했던 개발자 관계 회복에는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 6월 9일(현지시간) 개최된 WWDC25 기조연설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가 애플파크 지붕에서 F1 카를 몰고 등장하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멋지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이 그럴 때냐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 오프닝은 애플 TV+ 영화 광고의 일부였지만, 이날 발표에 대한 업계 기대감을 감안하면 의아한 선택이었다.
시리(Siri)의 고도화는 이번 WWDC의 핵심 기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맞춤형·대화형 시리는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애플은 AI에 관한 이야기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CEO 팀 쿡은 무대에 올라 AI를 수차례 언급했으며, 실제로 14번 이상 ‘AI’라는 단어를 언급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은 자사 AI 기술을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API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배터리 소모를 가중시킬 수도 있는 변화다. 그러나 개발자 생태계와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는 긍정적인 조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개발자들을 통제하려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플은 오랜 기간 동안 막강한 브랜드 충성도, 자본력, 시장 영향력을 바탕으로 개발자에게 일방적인 정책을 펼쳐왔으며, 현재까지는 큰 저항 없이 이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언제든 더 악화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다.
이번 행사에서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도 소개됐다. 애플은 차세대 UI를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라 명명하고, 운영체제 전반에 걸쳐 투명도와 세련미를 강조한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투명 UI는 맥OS에서도 과거 시도된 바 있으며,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다행히도 접근성 설정에서 비활성화할 수 있는 옵션은 제공된다.
이번 WWDC에서 가장 뜻밖의 주인공은 아이패드OS였다. 애플은 그간 멀티태스킹 기능 부재를 다양한 편법 UI로 보완해왔지만,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창 기반 멀티태스킹 기능을 도입했다. 아이패드OS 고유의 창 동작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기능 확장을 이룬 점은 전통적인 맥OS 이식과는 차별화되는 선택이다. 고급 사용자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개선이기도 하다.
한편, 비전OS에 대한 업데이트도 있었으나, 이 플랫폼은 아직 사용자 기반이 적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애플은 이날 발표에서 AI 기능 출시 지연에 대한 사과도, 반독점 소송 패소에 대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실망이 커지는 이유다. 개발자 제임스 톰슨은 “이번 WWDC에서 애플이 가장 먼저 해결했어야 할 과제는 개발자와의 관계였지만, 이번 키노트를 보면 애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직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 판단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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