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vs. 스팀OS” 거실 콘솔을 둘러싼 OS 정면승부가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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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는 잊어도 좋다. 차세대 엑스박스의 진정한 라이벌은 스팀OS 기반 하드웨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변화가 반갑기만 하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엑스박스 콘솔에 윈도우를 탑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곧 게이밍 PC가 거실을 장악하는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암시하는 신호다. 게다가 차세대 엑스박스에서 스팀 게임까지 실행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콘솔과 PC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CES 2025 행사에서 밸브(Valve) 엔지니어 피에루 그리페는 핸드헬드를 넘어 거실용 PC 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밸브의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2015년 출시됐던 ‘스팀 머신(Steam Machines)’을 기억하는가? 10년이 지난 지금, 스팀 머신이 더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팀 덱(Steam Deck)의 성공 덕분에, 리눅스 기반 게이밍 PC가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훨씬 더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차세대 콘솔 전쟁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밸브 간의 대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이미 자사의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엑스박스 콘셉트의 윈도우 기반 PC와 스팀OS를 실행하는 리눅스 시스템이 거실의 주도권을 놓고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윈도우와의 통합 전략으로 진화하는 엑스박스
차세대 엑스박스 콘솔은 윈도우 기반으로 구동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만 묶이지 않고 스팀을 비롯한 다른 PC 게임 플랫폼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에이수스 ROG 엑스박스 엘라이(Asus ROG Xbox Ally)’라는 엑스박스 브랜드의 윈도우 기반 핸드헬드 PC를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기기에 윈도우가 탑재된 것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까지 윈도우는 게임용 핸드헬드 기기에서 다소 불안정하고 불편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실제로 필자가 레노버 리전 고 S(Legion Go S)를 리뷰했을 때 윈도우 기반 인터페이스가 전체 사용 경험을 오히려 복잡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동일한 하드웨어에서 스팀OS가 더 나은 성능과 안정성을 보였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히 PC 제조사들이 엑스박스 브랜드를 붙인 게이밍 PC를 내놓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다. 윈도우와 엑스박스를 전략적으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엑스박스 게임이 차세대 콘솔에서도 그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윈도우 역시 게임 특화 기기에서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구동되도록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팀OS는 이제 완전히 다른 수준이다
밸브는 지난 2015년, 거실형 콘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팀 머신이라는 게이밍 PC 라인업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밸브는 직접 하드웨어를 만들지는 않았다. 단종된 스팀 컨트롤러를 제외하면 대부분 에일리언웨어 같은 PC 제조사와 협력해 리눅스 기반 스팀OS를 탑재한 하드웨어를 공급했다.
초기의 스팀 머신 라인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을 출시하며 자사 앱스토어에 묶인 아이패드 스타일의 플랫폼을 밀어붙이자, 위기의식을 느낀 밸브가 대응 차원에서 선보인 제품군이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스팀 머신은 리눅스로 이식된 게임을 실행했는데,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이후로 밸브는 ‘프로톤(Proton)’이라는 소프트웨어 호환성 계층을 개발해 스팀 덱과 같은 스팀OS 기반 기기에서도 윈도우 전용 게임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일부 게임의 경우, 윈도우보다 오히려 더 나은 성능을 보여주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제 스팀OS는 과거와 달리 훨씬 더 성숙한 상태에 도달했다. 밸브는 이미 타사 제조사의 기기에도 스팀OS를 공식 인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레노버의 리전 고 S는 밸브의 작품이 아닌 최초의 스팀OS 탑재 기기다. 밸브는 더 이상 직접 스팀 머신을 만들 필요가 없다. 이제는 스팀OS를 원하는 제조사에 공식 인증만 부여하면, 각기 다른 방식의 거실용 게임 경험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스팀OS는 이제 준비가 되어 있다.
밸브의 스팀 덱은 이미 ‘거실 콘솔’이다
밸브는 이미 훌륭한 거실 콘솔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스팀 덱이다. 밸브의 공식 도킹 스테이션이나 서드파티 도킹 허브를 이용하면, 스팀 덱을 손쉽게 TV와 연결할 수 있다. 원하는 게임 컨트롤러는 물론, 마우스와 키보드까지 연결할 수 있고 닌텐도 스위치나 스위치 2처럼 TV에 도킹된 상태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물론 스팀 덱이 최신 PC 게임을 최고 그래픽 설정으로 실행하기에는 성능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은 스팀 덱에서도 작동한다. 이를 활용하면 고사양 게임도 고화질로 거실 TV에서 원활하게 즐길 수 있으며, 외출 중에도 동일한 수준의 게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스팀 덱은 ‘리모트 플레이(Remote Play)’ 기능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PC에서 실행 중인 게임을 무선으로 거실 TV로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다. 빠르고 간단하게 거실에 게임 환경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밸브가 직접 스팀 박스를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
2025년 초, 밸브가 스팀 머신 스타일의 거실용 콘솔을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AMD의 차세대 그래픽 아키텍처인 RDNA4 하드웨어 지원 작업이 포착되면서, 출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밸브의 그리페는 이에 대해 “밸브는 항상 이런 기술 작업을 병행해 왔다”라며 이번에도 특별히 새로운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온라인에는 ‘밸브 스팀 박스’로 추정되는 기기가 포착된 사례가 하나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2017년 무렵 제작된 프로토타입일 뿐 출시를 앞둔 신제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돌아다니는 루머를 종합하면, 밸브가 자체 개발 중인 VR 헤드셋 ‘데커드(Deckard)’를 출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밸브는 굳이 자체 콘솔을 출시할 필요가 없다
밸브는 굳이 자체 하드웨어를 내놓을 필요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 콘솔의 미래를 윈도우 기반으로 설계하고 있다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스팀OS처럼 콘솔다운 인터페이스를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엑스박스+윈도우 조합에서 스팀을 돌리는 것보다는, 스팀 덱처럼 스팀OS 기반 환경에서 직접 실행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거실 게임의 미래가 PC 중심으로 재편된다고 해도, 밸브가 아무런 경쟁 없이 그 시장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줄 이유는 없다. 스팀 덱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확장이 아니라, 밸브가 직접 만들어야 했던 이유가 분명했던 제품이다. 당시에는 밸브가 구현한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는 고성능 핸드헬드 게이밍 PC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스팀 덱은 반드시 밸브가 직접 만들어야 했고, 결국 그 선택이 시장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거실을 무대로 삼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게이밍 PC 제조사는 이미 미니 PC 형태부터 전통적인 본체까지 다양한 폼팩터로 콘솔급 사용자 경험을 구현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돼 있다. 따라서 밸브가 굳이 완벽한 거실용 PC를 직접 만들 필요는 없다. 게다가 스팀OS는 과거보다 훨씬 더 성숙한 상태에 도달했으니 이제는 PC 제조사도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와 본격적으로 거실 시장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이제는 PC가 거실을 점령할 때
PC가 거실을 점령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콘솔 게임의 단순함은 분명 장점이지만,
그동안 필자는 훨씬 더 개방된 거실 게임 환경을 기대했다. 여러 게임 스토어를 선택할 수 있고, 외부에서 만든 인디 게임도 실행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모드를 적용할 수 있는 환경. 전통적으로 이 모든 것은 PC 게이밍에서만 가능했고, 콘솔에서는 누릴 수 없었다.
밸브가 스팀OS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엑스박스-윈도우 통합 OS와 정면으로 맞붙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거실 게임 환경이 더 개방적이고 PC 중심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된다.
하지만 스팀OS가 거실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면 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쟁 자체는 모든 사용자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팀OS에 들이는 밸브의 노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기반 PC 게이밍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런 변화는 결국 모든 PC 게이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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