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4조 달러 돌파한 마이크로소프트와 행복하지 않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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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2025년 6월 30일 마감 분기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8% 증가한 764억 달러, 순이익은 24% 증가한 272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클라우드와 AI 사업의 강력한 성장세였다. 특히 재무보고서에 별도로 집계된 애저 클라우드의 매출은 연간 기준 7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4% 급증했다.
이 모든 지표를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엔비디아와 함께 ‘시총 4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이런 인상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만 약 2만 5,000명을 감원했다. 이 가운데 7월 한 달에만 약 9,100명(전체 인력의 약 4%)이 정리해고 대상이었다. 감원은 엑스박스, 엔지니어링, 경영 등 다양한 부서에 걸쳐 이뤄졌다.
이런 인력 감축은 성과 부진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는 800억 달러 규모의 공격적인 AI 투자가 향후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최근, 회사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직원들을 해고하는 ‘불일치’에 대해 “성공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 IT 업계는 성과가 좋을 때조차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산업이라는 설명이다.
사티아 나델라는 “회사에서 떠난 이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며, “이들의 기여가 오늘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었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에 깊이 감사한다”라고 강조했다.
진심 어린 감사가 이들의 생계를 책임져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전직 직원을 저렴한 AI 대체 인력으로 교체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아니다. IBM은 올해 들어 이미 8,000명을 감원했다. 특히 사무직을 점진적으로 AI로 대체하고 있으며, AskHR 챗봇이 인사팀의 기존 업무 상당 부분을 떠맡았다. 메타는 메타버스 전략에서 AI로 방향을 선회하며, 2025년 현재 전체 인력의 5%를 줄이고 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AI 도입의 향방을 더 명확하게 제시했다. 재시는 “더 많은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 우리의 업무 방식은 바뀔 것”이라며, “현재 수행되는 업무 가운데 일부는 향후 더 적은 인원이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같은 흐름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가 올해 1만 2,000명을 감원했다. 고객사가 AI로 전환하면서, 기존 아웃소싱 업무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일본에서는 인디드(Indeed)와 글래스도어(Glassdoor)의 모회사도 전체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1,300명을 해고했다.
브리지 크로니클(The Bridge Chronicle)의 추산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약 13만 명에 달하는 IT 일자리가 사라졌으니, 정말 세상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7월 기준 기술직 채용 공고는 2020년 초 대비 36% 감소했다.
기술직을 찾기에 얼마나 좋은 시기인가! 메타가 제시한 연봉 1억 달러짜리 AI 직무처럼 꿈같은 일자리가 있긴 하지만, 그런 자리를 하나 찾을 때마다 수백 명의 기술 인력이 6자리 연봉을 뒤로 하고 퇴장하고 있고, 수천 명의 사무직 인력이 연 5자리 수입도 보장받지 못하게 되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를 대량으로 없애는 데에는 하나의 문제가 있다. AI가 그 일들을 실제로 해낼 수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반복적인 HR 업무나 콜센터 업무처럼 대체가 가능한 일도 있긴 하다. 실제로 이런 일자리는 예전에도 줄어든 바 있다. 과거 미국 내 콜센터가 해외로 이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이 저비용 국가로 아웃소싱하는 것이 더 싸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벌어진 일이다. 이런 일자리에 있어 AI는 단지 다음 단계의 비용 절감 도구일 뿐이다.
기업은 AI를 이처럼 주로 비용 절감 수단으로 사용한다. 유능한 직원을 더 뛰어나게 만드는 데 AI를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신 CEO들은 AI가 고급 기술 인력을 마법처럼 대체할 수 있다는 착각에 돈을 쓰고 있다.
실망스러운 얘기일 수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을 보자. 2025년 스택오버플로 개발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개발자 가운데 84%는 현재 AI 도구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AI를 사용하는 개발자의 46%는 AI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AI 개발 도구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자의 신뢰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왜일까? 많은 개발자가 AI가 만든 오류를 고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AI 프로그래밍 도구는 괜찮은 인턴일 수는 있어도, 시니어나 중급 개발자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자연어만으로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고 홍보해온 코드 생성 플랫폼 리플릿(Replit)에서 한 고위 기술 임원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려다, 그 과정에서 운영 중이던 데이터베이스를 파괴하는 사고를 낸 사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AI는 아직 엔지니어와 개발자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뛰어나지 않다. 이 현실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에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물론 시장은 비용을 줄이는 기업을 좋아한다. 그러나 AI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숙련된 전직 인력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오늘날 AI는 ‘토끼 떼가 트램펄린에서 폴짝 뛰어노는 모습’을 그럴듯하게 보여주는 데는 유용할지 몰라도, 고난도 기술 작업을 맡길 수 있는 수준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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