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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를 묻으며 돌아보는 생성형 AI 수용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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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놀라운 기능을 자랑했던 작은 음성 비서가 있었다. 애플 제품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이 음성 비서는 ‘시리’라는 이름을 가졌고, 당대 기술 수준을 앞서 나갔다.

아이폰에 처음 탑재되었을 때 시리는 마법처럼 느껴졌다. 요청에 응답하고, 정보를 찾아주며, 사진을 찍거나 라디오에서 들리는 노래 제목을 알려주는 등 실용적인 작업도 수행했다.

수많은 언어를 지원하고 남녀 음성을 선택할 수 있었던 시리는 현재까지도 언어 지원 측면에서 기기 내 탑재형 챗봇 중 가장 널리 배포된 사례다. 또한 애플의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적용되며 확장성도 입증했다. 그러나 비평가와 경쟁사는 이제 한 목소리로 시리가 지나치게 야심찼으며 시대에 발맞추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시간을 거슬러 2010년으로 돌아가 보자. 시리가 처음으로 아이폰에 탑재되었을 무렵, 인공지능(AI)과 자율 기술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 스탠퍼드 인공지능 연구소(SAIL)의 설립 이후 지속되어 왔고, 이 시점부터 급격히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언론 주목도 측면에서 애플이 이끄는 듯 보였고, 시리는 초기 단계의 AI 기술을 선도하는 도전자로 부상했다. 애플은 시리가 시장에 등장한 직후 이를 인수했다.

시리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따뜻하고 친근한 이미지였다. 애플 제품으로 출시되었다는 점은 이 기술이 방대한 규모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소비자 기반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이들이 AI의 디스토피아적 응용에 대한 우려를 잠시 내려놓고, 이 귀엽고 유용한 비서를 한 번 써보게 만들었다.

실수 하나 하나가 신뢰로 이어진 여정

어떤 관점에서 보면, 시리는 오늘날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은 여러 요소에 대한 대중의 수용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 음성 인식
• 지능형 기계에 대한 개념
• 24시간 명령을 들을 준비가 된 기기
• 실시간 정보 검색
• 실시간 전사 기능

시리가 저질렀던 다수의 실수는 오히려 수용을 촉진했다. 돌이켜보면, 시리가 때때로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시리를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했다. 사람들은 AI가 너무 똑똑하기보다는 다소 멍청한 편이 낫다고 느꼈다.

시리는 사람들의 경계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AI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 내장된 지능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그렇게 나쁜 건 아닐 거라는 논리가 작동했다. 기능이 비활성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용자의 말을 듣고 있다면 어떨까? 수집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될까?

영국 소비자의 약 81%가 AI 기반의 타깃 광고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현실을 보면, 이 질문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믿음과 신뢰

이후 AI 기술과 관련된 수많은 논쟁을 목격했다. 그 가운데 애플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독보적인 입장을 유지했으며, 이 같은 자세는 경쟁사와 권위주의 정부 양측 모두로부터 공격받는 중이다. 팀 쿡 CEO가 ‘감시’라고 경고했을 때, 몇몇 리더는 이를 경계하기보다는 기회로 활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리는 사람들이 AI를 신뢰하는 능력을 갖추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후 등장한 오픈AI도 이미 AI에 대한 친숙함을 갖춘 대중을 만났다. 시리와 업계 전반의 다양한 검색 비서들이 존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사용 중인 기기의 약 77%가 AI 기능을 포함하고 있고, 약 90%의 조직이 AI를 활용 중이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기술 대기업은 2025년 2분기에만 922억 1,700만 달러를 자본 지출에 사용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6.67% 증가한 수치이며, 주로 데이터센터, 서버,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증가가 원인이다.

희망, 과장, 그리고 역사

AI를 둘러싼 과장은 투자 증가 속도만큼이나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업계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각국 정부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과 자원을 투입 중이다. 소비자는 결국 이 모든 투자 비용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가 비용을 부담한다니? 역사를 보면 명확하다. 닷컴 버블, 사우스시 버블, 금융 위기 등 언제나 과도한 투자가 먼저 일어난 뒤 붕괴가 뒤따랐다. AI 산업도 마찬가지로 붕괴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점이 되면 이 기술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너무 깊이 뿌리내려 “국가 전략상 중요하다”는 이유로, 즉 “망해서는 안 될” 산업으로 지목될 것이다.

시리 다음은 무엇인가

경쟁사는 시리가 너무 야심찼으며 자신들을 따라잡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리를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과연 사람들이 챗GPT를 신뢰했을까? 어느 정도는 가능했겠지만, 지금처럼은 아니었을 것이다.

시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프라이버시 중심 설계 철학이 유지될 수 있을까? 아니면 정부가 데이터 암호화에 대한 입장을 관철시켜, 사생활 보호는 돈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될 것인가?

정부가 요구를 관철시키고 애플이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알고리즘에서 제외하도록 강제된다면, 과연 시리는 프라이버시 개념이 훨씬 느슨한 다른 AI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시리는 지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답을 찾을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를 이미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크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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