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Feed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랜딩?” 혼란만 키우는 인텔 ‘시리즈 2’ 제품 모음

컨텐츠 정보

  • 조회 481

본문

최근 에일리언웨어 16X 오로라(애로우레이크 기반 프로세서 탑재 모델)와 에일리언웨어 16 오로라(랩터레이크 기반 프로세서 탑재 모델)를 리뷰했다. 두 모델 모두 ‘시리즈 2’ 칩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만, 둘 중 어느 것도 루나레이크는 아니었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시작됐다. 지금 인텔의 ‘시리즈 2’ CPU 브랜딩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별 의미가 없다.

‘시리즈 1’ CPU 브랜딩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구성이 단순해서 어떤 제품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리즈 2와 루나레이크 출시가 맞물리면서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는 AI PC, 긴 배터리 수명, 코파일럿+ PC 기능을 구동할 수 있는 NPU 탑재 제품이라는 인상을 줬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훨씬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인텔 시리즈 2라는 브랜드명만으로는 어떤 CPU인지 알 수 없다. CPU 모델명과 아키텍처 정보를 따로 찾아봐야 어떤 제품인지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인텔이 CPU 브랜딩을 단순화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과 다름없다.

시리즈 1’지녔던 단순 브랜딩의 약속

2023년 인텔은 브랜딩 체계를 바꾸면서 단순화를 추구했다.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제외하고 모바일 프로세서에만 집중해서 보면, ‘인텔 코어(시리즈 1)’ 칩과 ‘인텔 코어 울트라(시리즈 1)’ 칩이 있었다.

인텔 코어 울트라 칩은 메테오레이크 기반으로, 초기 AI PC 하드웨어로 분류됐다. 이 칩은 NPU를 탑재해 전력 효율이 개선됐다는 특징이 있었다. 다만, 기대했던 만큼의 배터리 수명 향상은 없었고, NPU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PC 요구사항을 충족할 정도로 강력하지도 않았다. 울트라 칩은 인텔 코어 울트라 3, 5, 7, 9로 브랜딩됐다.

한편, 이전 세대 아키텍처인 랩터레이크 칩도 함께 존재했다. 이 칩은 인텔 코어 3, 5, 7로 브랜딩됐고, 9는 없었다. 이들 칩은 게이밍 PC나 워크스테이션에서 더 높은 성능을 제공했지만, 전력 소모도 컸다. 요약하자면, 고성능 CPU를 원하는 게이머는 ‘울트라’가 붙지 않은 시리즈 1 칩을 선택해야 했다.

‘울트라’라는 단어가 최고 성능이 아닌 AI PC를 뜻한다는 점은 다소 이상했지만, 전체적인 브랜딩 체계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웠다. ‘시리즈 1’이라는 이름과 ‘코어 울트라 5’ 또는 ‘코어 7’이라는 표기만 봐도 어떤 제품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체계도 곧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인텔 CEO가 2024년 말 퇴임했다는 점이며, 이는 인텔이 브랜딩 전략을 바꾸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한다.

코어 i9-14900HX, ‘시리즈 1’ 브랜딩 전략의 한계

2024년 초 인텔은 코어 i9-14900HX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이 칩은 PCWorld 기준으로 역대 가장 빠른 모바일 CPU였고, 괴물로 불릴 만했다. 그러나 브랜딩은 혼란스러웠다. 인텔은 메테오레이크 칩부터 ‘i’ 표기를 없앴지만, 이 칩에서는 다시 부활했다. 이유는 이 칩이 랩터레이크 리프레시 아키텍처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아키텍처를 개선한 버전이다.

잠깐, ‘시리즈 1’에는 이미 랩터레이크 칩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가? 맞다. 그러나 인텔은 ‘코어’ 라인업에서 ‘9’ 표기를 없앴고, ‘울트라’라는 명칭은 NPU가 탑재된 미티어레이크 칩에만 붙일 수 있었다. 또 ‘코어 i9’이라는 이름은 고성능 게이밍 CPU에 더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성능을 원하는 게이머는 ‘울트라’나 ‘9’ 같은 키워드가 브랜딩에 포함된 제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인텔은 이 키워드를 전력 효율과 NPU 가속에 초점을 맞춘 AI PC용 칩에만 사용했다.

‘시리즈 2’와 루나레이크

인텔은 2024년 9월 루나레이크 칩을 출시하면서 ‘시리즈 2’ 브랜딩을 처음 도입했다. ‘루나레이크’ 또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 프로세서에 대한 기대는 컸다. 이 제품은 시리즈 1 칩이 지녔어야 할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AI 기능을 위한 NPU 외에도 퀄컴의 ARM 기반 스냅드래곤 X 칩과 대등한 배터리 성능까지 제공했다.

‘시리즈 2’에 대한 기사와 리뷰는 쏟아졌다. 대부분 루나레이크, 배터리 효율, NPU 기능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혹시 필자가 인텔의 마케팅을 오해한 걸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브랜딩 체계가 또다시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랩터레이크와 애로우레이크까지 포함하는 ‘시리즈 2’

필자가 리뷰한 두 노트북, 에일리언웨어 16 오로라와 16X 오로라로 다시 돌아가보자.

에일리언웨어 16 오로라에는 인텔 코어 7 240H가 탑재돼 있었고, ‘인텔 코어(시리즈 2)’ 프로세서로 브랜딩돼 있었다. 그러나 이 칩은 루나레이크가 아닌 이전 세대 아키텍처인 랩터레이크 기반이다. 이 아키텍처는 시리즈 1이 ‘울트라’ 라인업으로 메테오레이크를 도입했을 때 이미 구세대였다. 이 노트북에는 NPU도 없었기 때문에, 웹캠 필터를 위한 윈도우 스튜디오 이펙트조차 사용할 수 없었다. AI PC를 표방한 시리즈 2 제품이라고 보기엔 납득이 어려운 구성이다.

반면, 고급 모델인 에일리언웨어 16X 오로라는 인텔 코어 울트라 9 275HX를 탑재했다. 이 칩은 루나레이크처럼 ‘인텔 코어 울트라(시리즈 2)’로 브랜딩돼 있었다. 그러나 이 칩 역시 루나레이크는 아니었다. 고성능 게이밍용으로 설계된 애로우레이크 기반 칩이었다. 시리즈 1 시절 출시됐지만 시리즈 1 브랜딩을 붙이지 못했던 코어 i9-14900HX와 유사한 포지션이다. 성능 면에서는 뛰어난 칩이고, NPU도 탑재돼 있다. 다만 이 NPU는 코파일럿+ PC 기능을 실행할 수준은 되지 않으며, 루나레이크 수준의 배터리 효율도 제공하지 않는다.

결국 ‘인텔 코어 울트라(시리즈 2)’ 프로세서라는 말은 두 가지 중 하나를 의미할 수 있다. 코파일럿+ PC 요건을 충족하는 루나레이크 기반 고효율 칩이거나, NPU는 있지만 해당 기능을 완전히 지원하지 못하는 고성능 애로우레이크 게이밍 칩이다.

다시 핵심은 CPU 모델명과 아키텍처

결론은 간단하다. ‘시리즈 2’라는 이름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코어 울트라’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인텔 웹사이트는 이런 네이밍 체계를 ‘제품 모음(Product Collection)’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CPU 모델명과 프로세서 넘버를 따로 확인해야만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HX’는 고성능 애로우레이크 칩, ‘V’는 저전력 루나레이크 칩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모든 구분을 없애고 브랜딩을 단순화하겠다고 했던 것이 인텔 아닌가?

시리즈 2가 이렇게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다양한 칩을 포함한다면, ‘제품 모음’이라는 개념은 결국 ‘같은 시기에 출시된 칩의 모음’이라는 뜻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판만 바뀐 여전한 혼란

CPU와 GPU 브랜딩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인텔이 있었다.

인텔이 기존 브랜딩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이런 상황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텔은 브랜딩을 단순화하겠다고 스스로 나섰고, 그 단순화된 체계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복잡해졌다. 이 자체가 브랜딩 전략의 실패라고 본다.

인텔은 한때 AMD의 라이젠의 명명 체계를 ‘사기극’이라 부르며 비판했다. 구형 아키텍처를 최신 프로세서 제품군처럼 포장한다는 지적이었다. 인텔이 2023년 발표에서 내놓았던 문구를 기억하는가? “이게 최신 제품인지 믿을 수 있는가? 아니다!”였다.

지금 ‘시리즈 2’를 보면 딱 그 기분이다. 필자처럼 노트북을 리뷰하는 전문 기자조차 이 복잡한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다. ‘시리즈 2’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인텔 홍보팀의 설명을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겠는가.
dl-itworldkorea@foundryco.co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Member R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