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동하는 운영체제가 먼저” AI 중심 윈도우에 보내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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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구상하는 윈도우 2030은 전통적인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벗어난 음성 우선 상호작용을 표방한다. 표면 아래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던 권한을 AI 에이전트에게 맡겨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제 멈출 때다. 에이전트형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필요하지 않다. 다수가 원하지 않는 미래만 좇지 말고 사용자가 원하는 운영체제를 먼저 내놓으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실 AI를 좋아하는 고급 사용자조차 윈도우를 AI 캔버스로 재구성할 필요도 없다. 저품질 로컬 이미지 생성 기능을 포토 앱에 넣을 이유도 없다. 많은 사용자가 클라우드 기반 AI 도구를 쓰거나, 고급 GPU로 무거운 로컬 AI 모델을 구동한다. 고급 사용자에게 윈도우가 해줄 일은 간단하다. 잘 작동하는 운영체제, 그리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우선하는 환경이다.
음성 우선 전략은 터치 우선 전략의 반복일 뿐
윈도우 8 시절, 마이크로소프트는 태블릿 성공을 좇아 터치 우선 운영체제를 지향했다. 결말은 사용자 소외와 큰 혼란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에는 인공지능 흐름을 좇는다. 스마트폰·태블릿·가상현실/확장현실 분야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여지는 있지만, 자칫 윈도우 경험을 또 한 번 흔들 수 있다. 오픈AI가 아이폰을 만든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AI 중심의 새로운 기기 카테고리를 모색한다는 관측도 있다. 그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 안에 Z세대가 키보드와 마우스를 “낯설게” 느낄 것이라고 주장한다. Z세대가 현재 13~28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선제적 비전이라기보다 뒤따라가는 대응에 가깝다.
설령 오픈AI의 새 기기가 호응을 얻더라도, PC 사용자는 윈도우 데스크톱 위에 AI 패러다임을 억지로 덧씌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매일 쓰지만, 그렇다고 윈도우 PC가 스마트폰 같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윈도우 PC는 윈도우 PC답게 있으면 된다.
고급 사용자인 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잘 작동하는 운영체제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우선하는 운영체제, 성능을 높이고 보안을 강화하며, 내 하드웨어에 대한 통제권을 더 주는 운영체제, 앞에 나서지 않고 안정적인 데스크톱 환경으로 자리 잡는 운영체제다.
윈도우 11의 AI 시도는 혼란스럽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몇 년 뒤 28세가 될 사람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낯설어할 것”이라는 영상까지 내보내며 윈도우 곳곳에 AI 기능을 끼워 넣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조합이 기묘하다.
예를 들어 코파일럿 플러스 PC에서는 포토 앱으로 NPU를 활용해 저품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동시에 페인트 앱에서는 “AI 크레딧”을 쓰거나 월 20달러의 코파일럿 프로 구독을 통해 클라우드에서 더 나은 이미지를 만든다. 애초에 경로를 두 개로 분리한 이유가 불분명하다. 코파일럿 플러스 PC를 밀던 팀이 포토를, 구독 수익을 중시하던 팀이 페인트를 잡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올 법하다.
이렇게 윈도우는 일관성 없이 AI 기능을 덧대며 혼란을 키운다. 기능 간 논리도 맞지 않는다. 윈도우 11 메모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로그인해 AI 크레딧을 태워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고급 NPU가 들어간 코파일럿 플러스 PC인데, 정작 메모장에서는 로컬 NPU를 활용하지 못한다. 이유를 찾기 어렵다.
혼란은 또 있다. 윈도우 11에는 코파일럿과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이라는 두 개의 코파일럿 앱이 존재한다. 두 앱이 부팅 시 함께 실행되어 작업 표시줄에 상주하는 장면도 흔하다. 왜 이렇게 복잡해야 할까.
여기에 리콜은 첫 공개부터 홍보 실패로 지적됐고, 잇단 연기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다.프라이버시 문제를 제쳐 두더라도 실용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AI로 근본적 문제를 덮을 수 없어
조금 개선했다지만 윈도우 파일 검색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서 일부 고급 사용자는 에브리싱 같은 대체 앱을 쓰고 있다.
그런데 파일 검색을 고치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는 시맨틱 검색을 내놨다. 로컬 AI 모델로 파일을 색인·검색하고, 자연어로 찾아주는 기능이다. 간혹 잘 되지만, 전체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진다.
설정 앱도 여전히 복잡하다. 윈도우 11 출시 후 수년이 지났는데, 주요 항목이 여전히 설정과 제어판에 흩어져 있다. 게다가 평문 검색으로 원하는 옵션이 잘 안 찾아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법은 설정 앱 안에 에이전트형 AI를 넣어 대신 설정을 바꿔 주게 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AI 기능은 운영체제의 근본 문제를 가리는 임시 처방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런 AI 기능 상당수는 코파일럿 플러스 PC에서만 돌아간다. 기존 PC, 심지어 고성능 GPU와 빠른 CPU를 갖춘 하이엔드 시스템 대다수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윈도우의 실질적 문제는 여전하고, 대다수 사용자가 계속 감내해야 한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고치기보다, AI를 끼워 넣고 끝내려는 인상이 짙다.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윈도우 사용자는 목소리가 큰 편이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요구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스스로 더 잘 안다고 믿고, AI가 윈도우의 미래라는 확신을 굽히지 않는 듯하다.
그럼에도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들을 것이라 기대한다. 고급 사용자가 윈도우에서 바라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 불안정 업데이트에 대한 테스트 늘리기 : 최근 윈도우 11의 업데이트가 SSD에 문제를 일으켰다.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 더 충분한 검증으로 문제를 미리 차단하기를 바란다. 문제가 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책임이 아니더라도 책임감을 보이고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업계 소문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 QA 인력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 사용자 선택 존중 : PC는 사용자 것이다. 기본 브라우저와 검색 엔진을 선택하면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엣지에서 빙 검색이 우회 실행되도록 유도하는 설계는 중단해야 한다. 유럽에서 이미 시행하는 사용자 선택 존중 원칙을 다른 지역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 광고 중단 : 부팅 시 마이크로소프트 앱을 전면으로 광고하는 화면을 종종 본다. 작업 중 위젯 아이콘에 뜨는 선정적 헤드라인도 불필요하다. 광고성 알림을 그만두면 사용자도 각종 광고 설정을 비활성화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 보안을 위한 앱 격리 강화 : 한때 사라진 윈도우 10엑스에서는 앱을 컨테이너로 격리 실행하는 구상을 여럿 시도했다. 프로 에디션 전용 샌드박스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 사용자도 앱을 더 안전하게 돌릴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해 달라.
• 성능 우선 : 새로운 기능보다 성능 향상을 원한다. 예를 들어 윈도우 11 파일 탐색기는 윈도우 10 대비 느리다는 평가가 많다. 이전 구현으로 되돌리면 그 자체가 개선이다. 그러면 수많은 대체 탐색기가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
결론은 분명하다. 필자는 빠르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데스크톱 운영체제를 원한다.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마음 놓고, 그리고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운영체제다.
인공지능 애호가도 원치 않는 방향
지금의 윈도우 AI 기능은 대체로 과장과 보여주기식 요소에 가깝다. AI 비선호자는 “혹시 AI 고급 사용자가 이런 기능을 요구한 것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AI 애호가는 챗지피티, 코파일럿, 제미나이 같은 챗봇을 클라우드에서 사용한다. 포토샵의 파이어플라이처럼 운영체제 지원이 필요 없는 AI 도구도 이미 널리 쓰인다. 운영체제가 할 일은 앱이 돌아가고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 것뿐이다. 누구도 포토에 들어간 저품질 이미지 생성기를 원하지 않는다.
로컬 AI 모델을 돌리는 하드코어 사용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VRAM이 큰 GPU로 이미지 생성기와 LLM을 직접 구동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윈도우의 역할은 똑같다. 사용자의 작업을 방해하지 말고 소프트웨어가 원활하게 돌도록 해 주는 것.
윈도우가 데스크톱 운영체제로서 더 잘 작동할수록 모든 사용자에게 이롭다. 전통적 고급 사용자도, AI 애호가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공지능 투자 축소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방향 전환 대신 현 기조를 고수하는 모양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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