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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의 사실상 ‘무죄’ 판결이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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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밋 메타 판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1년 전 구글이 검색 경쟁을 압제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을 때, 구글이 큰 위기에 빠졌다고들 생각했다. 완전히 착각이었다.

메타 판사의 초기 판결 이후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 웹 브라우저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분리하고, 구글 검색이 거의 모든 기기와 웹 브라우저에서 기본으로 설정되도록 만든 독점적 유통 계약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메타 판사는 지난주 구글에 검색 경쟁 보장을 위해 경쟁사와 일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하라고 명령했다. 또 구글은 ‘배타적’ 검색 계약을 체결할 수는 없지만, 유료 검색 계약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이게 전부다. 말하자면, 구글은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영업할 수 있게 됐다.

메타 판사가 처음 판결을 내렸을 때는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판결은 “2020년 기준,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거의 90%에 달했고, 모바일 기기에서는 95%에 가까웠다. 2위 검색엔진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은 전체 검색 쿼리 중 약 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구글보다 84%나 낮은 수치다. 구글의 시장 지배력은 우연히 얻어진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누가 봐도 그렇다.

메타 판사는 이어 “구글은 독점 사업자이며,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독점적으로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2014년 구글은 광고 수익으로 약 470억 달러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그 수익이 3배 이상 증가해 1,46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빙의 수익은 그 일부에 불과했고, 2022년 기준 120억 달러도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쯤이면 구글이 법의 심판을 받을 거라 거의 모든 사람이 예상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번 소송을 1990년대 후반 미국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 간 소송에 비유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훨씬 오래된 사건이 떠올랐다.

1969년, 미국 법무부가 IBM이 컴퓨터 시장을 독점했다며 회사를 분할할 수 있다고 경고했을 때, IBM은 하드웨어와 번들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전 세계 IT 시장에는 독점 소프트웨어 산업이 태동했고, 이후 오픈소스가 등장할 때까지 시장을 지배했다. IT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건이었다. 구글 사건도 그럴 수 있었다.

상상해보라.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포기한다면, 전 세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는 운영체제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 누가 안드로이드를 가져가든 그걸 따라가야 할까? 만약 그게 삼성이라면,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삼성이 죽었던 타이젠을 되살릴까? 이동통신사는 KaiOS를 고려할까? LineageOS, /e/OS, CalyxOS처럼 구글이 관여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 계열을 쓸까? 아니면 우분투 터치, 포스트마켓OS, 모비안처럼 리눅스 기반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고려할까? 스마트폰 제조사라면,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플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크롬이다. 사실상 오늘날 웹은 크롬 위에서 돌아간다. 웹 브라우저 점유율에 관한 가장 신뢰할 만한 자료인 미국 연방정부의 DAP(Digital Analytics Program)에 따르면, 미국 정부 웹사이트를 찾은 방문자 중 PC 사용자의 파이어폭스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크롬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처럼 크로미움 기반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판사가 구글에 크롬을 분리하라고 명령했다면 파이어폭스 개발사가 기뻐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절망했을 것이다. 모질라의 대표 마크 서먼은 “파이어폭스가 구글로부터 기본 검색 엔진 대가로 받는 수백만 달러가 없으면, 파이어폭스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개방적이고 독립적인 웹은 끝장난다”라고 경고했다. 파이어폭스는 생존을 위해 검색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모질라는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구글은 크롬을 유지하게 됐고, 더 중요한 건 앞으로도 파이어폭스에 기본 검색 엔진 사용료를 지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이제는 ‘유일한’ 검색 엔진이 되도록 돈을 줄 수는 없다. 이 조건은 애플, 삼성,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물론 이들 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 빙이나 덕덕고, 아니면 러시아의 얀덱스 같은 대안 검색 엔진과 계약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이들 대안 검색 엔진의 전체 점유율은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어느 누구도 구글과의 수익성 높은 계약을 포기할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변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AI가 지금껏 기대만큼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퍼플렉서티나 챗GTP 서치 같은 AI 챗봇은 검색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물론 구글도 제미나이 기반 ‘구글 AI 서치’라는 자체 기술을 앞세워 이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번 판결이 구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노스이스턴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 존 콰카는 “이번 판결은 구글에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같은 대학 컴퓨터과학대학 학부 프로그램 부학장을 맡고 있는 교수 크리스토 윌슨도 같은 의견을 냈다. 윌슨은 “이번 판결은 변화를 일으킬 만큼 강력하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또 “구글 경영진은 아마도 이 결과에 크게 고무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웨드부시 등 시장 분석기관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부가 종이옷처럼 무너졌다”고 일갈했다. 실제로 시장은 판결 직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를 약 11%나 끌어올리며 반응했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이번 요건들이 사용자와 개인정보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으며,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고급 샴페인을 터트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유럽연합은 최근 구글에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독점에 대한 제재로 약 35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구글의 2024년 매출 기준 약 1%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일 역시 기술 공룡 구글에게 큰 변화 없이 ‘언제나 그랬듯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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