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말투, 생각까지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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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샘 알트먼 CEO는 “사람들이 이제 AI처럼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트먼은 2025년 9월 9일, X 계정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교사와 기업 리더가 생성형 AI 챗봇을 활용한 글쓰기나 의사소통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여러 공인 인사가 AI가 제어하는 가상 아바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알트먼은 “진짜 인간의 말조차 점점 더 가짜 같고 기계처럼 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트먼은 단순히 사람들이 AI를 많이 사용한 결과, 어휘 선택이나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사람들이 대규모 언어 모델 스타일의 언어를 자신의 글에 반영하고 있다.
* 온라인 중심 커뮤니티는 유사한 표현과 문장 구조로 빠르게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 사회관계망은 참여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반복 표현과 과장된 문장을 확산시킨다.
* 창작자 수익화 시스템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정한 틀에 맞춘 비자연적 표현 방식을 따르게 한다.
* 실제 자동화 계정도 이 현상에 관여하고 있다.
알트먼은 이러한 흐름이 사회관계망 속 언어와 문장이 전반적으로 가짜처럼 느껴지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단순한 직감이 아니라,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표현이 달라지고 있다
UCLA와 코펜하겐 대학교 연구진은 생성형 AI 챗봇이 사람들의 어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레딧에 게시된 10만 건 이상의 게시글과 댓글을 분석했고, 그 결과 사용자가 챗봇을 통해 새롭게 습득한 단어와 표현을 실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카르멜라 주니노와 마이클 S. 번스타인은 ‘delve’, ‘showcase’, ‘underscores’와 같은 단어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어는 2023년 이전에는 드물게 사용되던 표현이었다. 연구진은 더 오래된 데이터도 확인했으며, 이러한 단어 사용 증가가 챗GPT가 대중화된 직후 발생한 현상임을 입증했다.
또한 연구진은 기술 및 생성형 AI 관련 게시판을 중심으로 언어 변화가 훨씬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단순히 복사-붙여넣기 한 것이지, 정말 영향을 받은 건 아닐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하지만 연구진은 언어 변화가 편집된 글이나 스크립트가 아닌, 즉흥적인 대화 속에서 나타났다는 점을 확인했다.
설령 복사-붙여넣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해당 연구는 단어 사용 변화가 단순히 챗봇 사용자에게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단어를 본 다른 사용자에게도 확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직접 사용하지 않아도 간접적인 언어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말하기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 챗봇은 사람이 사회관계망에 글을 쓸 때 어휘 선택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말하기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은 대화 상대에 따라 말투, 속도, 억양을 조정한다. 예를 들어 뉴욕 사람이 텍사스 사람과 대화할 경우, 서로의 말투가 조금씩 닮아간다. 이러한 언어 모방 현상은 사람 간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데, 기계와의 대화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스웨덴 KTH 왕립공과대학과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 소속 연구진 에바 세케이, 유라 미뇨타, 미샤 헤이나는 기계가 사람과 실제 같은 목소리로 말할 경우,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고유의 억양과 발화 패턴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사람은 이 기계의 말투를 따라 말하게 된다. 즉, 현실적인 음성 합성 기술이 보편화되면, 사람의 발화 방식도 이에 영향을 받아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특정 억양이나 말투를 지닌 합성 음성이 보편화되면, 사람들도 그 스타일을 더욱 ‘정상적’ 혹은 ‘전문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특정 억양이나 말투가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하게 여겨질 수 있다. 정치 집단이나 기업, 특정 이익 단체가 기계 음성을 활용해 특정한 화법을 주류로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 모든 변화가 의미하는 것
샘 알트먼의 말처럼, 생성형 AI는 우리가 말하는 방식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고 있으며, 그 여파는 매우 깊고 넓다.
가장 즉각적인 변화는 언어 표현의 표준화이다. AI는 정제되고 일관된 표현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람들도 점차 유사한 문장 구조와 억양을 따라가게 된다. 그 결과, 방언, 지역어, 문화적 언어 표현과 같은 다양성이 사라지고,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언어로 수렴하게 된다. 이는 글로벌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지만, 반대로 인간 고유의 온기와 개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언어는 단지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고 방식을 구성하는 틀이다. AI가 선호하는 문법과 억양이 일반화되면, 사람의 사고 방식 자체도 기계적이고 효율 중심으로 바뀔 수 있다. 이로 인해 개성적 표현, 감정의 결, 이야기 흐름 등 인간 고유의 서사적 사고가 위축될 수 있다.
이러한 언어의 표준화는 사회적 위계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억양을 지닌 기계 음성이 ‘전문적’으로 간주되면, 그와 다른 억양을 가진 사람들은 업무나 사회적 역할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억양에 따른 차별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들은 이미 GPT식 영어로 과제를 제출하고 있으며, 교사들은 개성 있는 표현이 사라진 글쓰기에 적응하고 있다. 기업 환경에서도 기계처럼 매끄럽고 정제된 말투가 표준이 되면, 지역 방언이나 비격식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덜 유능해 보일 위험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처럼 획일화된 언어에 대한 반작용으로, 더 인간답고 다양성 있는 표현 방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AI가 일관된 언어를 보급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더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표현을 갈망하게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언어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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