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Feed

‘열린 웹’의 미래 흔드는 구글

컨텐츠 정보

  • 조회 432

본문

처음 들으면 터무니없는 질문처럼 들린다. 구글이 웹을 죽이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무엇보다 구글은 웹을 기반으로 성장해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가 됐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행보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2024년 5월, 구글은 검색 결과 최상단에 AI가 요약한 답변을 제공하는 ‘AI 오버뷰(AI Overviews)’를 도입했다. 이어 2025년 5월에는 자사 대화형 인공지능인 제미나이(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 ‘AI 모드(AI Mode)’를 출시했다.

이 변화는 웹 트래픽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일부 사이트는 2024~2025년 사이 구글로부터 유입되는 방문자가 30~40% 줄었다고 호소한다. 언론사든 전자상거래 업체든, 이런 수치는 치명적이다.

구글 측은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는다. 검색 부문 책임자인 리즈 리드는 “웹사이트 전체 트래픽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더 질 좋은 클릭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강조한다. 닉 폭스 구글 지식 부문 수석 부사장도 “웹은 여전히 번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치상 현실은 다르다.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2024년 6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전 세계 검색 엔진 기반 트래픽은 5% 감소했다. 특히 과학, 교육, 건강 분야 사이트가 큰 타격을 입었다. 뉴욕타임스, 콘데 나스트, 복스(Vox) 등이 소속된 콘텐츠 기업 협회 DCN(Digital Content Next) 조사에 따르면 2024년 5~6월에만 검색 기반 유입이 최대 25% 줄었다.

언론사들은 더 큰 위기를 호소한다. 피플(PEOPLE), 트래블+레저, 인베스토피디아 등을 보유한 피플사(옛 닷대시 메러디스)의 닐 보겔 CEO는 “AI 이전에는 트래픽의 60% 이상이 구글에서 왔지만 지금은 3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며, 구글이 “우리 콘텐츠를 빼앗아 경쟁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마케팅 전문가 아자르 아메드 역시 “AI 오버뷰는 실제 링크를 화면 아래로 밀어내고, AI 모드는 아예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며 “구글은 사용자들을 웹사이트로 보내는 대신 자체 도구 안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가도록 유도한다”라고 지적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국 내 구글 사용자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오버뷰가 표시될 때 요약문 안의 링크를 클릭한 사용자는 1%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해치려는 걸까? 답은 광고에 있다. 구글은 이미 AI 오버뷰 내부나 인접 영역에 광고를 배치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AI 오버뷰 안에 콘텐츠와 링크를 넣으면 외부에 배치했을 때보다 클릭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오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AI 요약문 속에 포함되느냐 여부다.

게다가 클릭이 발생해도 점점 더 많은 비율이 구글 소유 플랫폼으로 향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파크토로(SparkToro)는 2024년 7월 보고서에서 “전체 클릭의 약 30%가 유튜브, 구글 이미지, 구글 플라이트 등 구글 계열 서비스로 간다”라고 분석했다. 2019년 12%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구글은 이런 흐름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크롬 브라우저 주소창(옴니박스)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이미 구글 검색으로 바로 연결된다. 아직은 AI 모드가 기본 설정이 아니지만, 머지않아 기본 옵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6년 2분기에 그렇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아이러니하게도 구글은 법정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자사 광고 독점과 관련된 반독점 재판에서 구글은 “열린 웹은 이미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공개 발언에서는 “웹은 번영하고 있다”라고 하면서, 법정에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라고 인정한 셈이다.

일부 기업과 기관들이 반격에 나섰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크롤러를 차단하는 서비스를 내놓았고, 톨빗(TollBit), 프로라타(ProRata) 등 신생업체는 AI 기업에 데이터 접근료를 청구하는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영국 규제 당국도 구글의 AI 검색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두고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한편 콘텐츠 기업은 ‘구글 제로(Google Zero)’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레터나 앱으로 직접 독자와 연결하거나, 콘텐츠를 유료 요금제 뒤에 숨기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웹’의 종말을 의미한다.

이러한 미래는 과거로의 퇴행에 가깝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 유용한 콘텐츠는 AOL, 컴퓨서브, 프로디지 같은 폐쇄형 온라인 서비스에 흩어져 있었고, 비싼 구독료를 내야만 접근할 수 있었다. 서비스 간 연결도 없었고, 웹도 존재하지 않았다.

많은 이가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 과거의 모습이다. 열린 웹이 사라지고, 또다시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인터넷이 다가오고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