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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무릎 꿇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 그 대가를 치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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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술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를 비롯한 세계 최대,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기업들과 그들의 경영진 대부분은 트럼프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에 전적으로 동참하며, 그의 지도력과 정책을 찬양하고 그의 뜻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CEO 사티아 나델라는 트럼프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양성·형평성·포용(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요구를 거부했으며, 트럼프가 간절히 원했던 찬사를 보낸 적도 없다. 나델라가 전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 출신인 리사 모나코를 글로벌 어페어즈(Global Affairs) 부문 사장으로 임명하자, 트럼프는 이에 반발하며 해임을 요구했지만 나델라는 이를 무시했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공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가 향후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 트럼프는 결코 쉽게 포기하거나 모욕을 묵과하는 인물이 아니다. 특히 모나코의 임명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어, 모나코를 겨냥한 또 다른 공격을 시도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이렇다. 트럼프가 모나코 영입을 이유로 ‘철퇴’를 내린다면, 회사는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기술 기업이 어떻게 트럼프의 뜻에 굴복했는지를 돌아보고, 모나코가 트럼프를 자극한 이유를 살펴본 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충돌에서 과연 어떤 협상력을 가질 수 있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술 업계 억만장자들의 ‘트럼프 충성’

미국 대기업의 최고경영진 사이에서는 이제 트럼프 찬양이 하나의 관행처럼 굳어졌다. 기술업계 억만장자들이 트럼프를 얼마나 열렬히 추켜세우고, 트럼프의 의중에 맞춰 움직이고 있는지조차 잊을 만큼 그 광경은 일상화됐다.

메타 설립자 겸 CEO 마크 주커버그, 아마존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 제프 베이조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애플 CEO 팀 쿡은 모두 2025년 1월 2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트럼프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들은 마치 트럼프의 트로피처럼 행사 전면에 자리했다.

트럼프의 영향 아래 메타, 아마존, 구글은 DEI 프로그램 지원을 중단했다. 주커버그는 조 로건 팟캐스트에 출연해 트럼프가 “거침없다(badass)”라며 “기업 세계는 문화적으로 지나치게 무뎌 있다. 공격성을 조금 더 장려하는 문화에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 남성적인 에너지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 발언은 마치 트럼프의 복사판이었다.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한 제프 베이조스는 지난 2024년 트럼프와 맞붙은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지지 논평을 철회했다. 트럼프 앞에 무릎 꿇은 기술 기업 리더와 미키 마우스를 풍자한 만평도 삭제했으며, 사설과 오피니언 면을 보수 성향의 논조로 전환했다.

애플의 팀 쿡은 지난 8월 백악관을 찾았다. 명목상으로는 ‘미국 내 제조업’ 논의를 위해 방문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트럼프에게 금속과 유리로 만든 황금빛 조형물을 선물했다.

그리고 물론, 일론 머스크도 있다. 한때 트럼프의 ‘철거반장’이자 주요 기술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머스크는 지금은 트럼프와 미묘한 긴장 관계를 이어가며 느리지만 끈질긴 ‘냉전’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정면으로 맞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만큼은 아직 트럼프에게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DEI 프로그램을 지켜냈을 뿐 아니라, 이를 공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CDO(Chief Diversity Officer) 린지-레이 맥킨타이어는 링크드인에 “다양성과 포용의 비즈니스적 가치는 변함이 없을 뿐 아니라, 지금 그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다양하고 포용적인 인재 구성이야말로 혁신과 성공의 핵심이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믿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라고 적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의 압박 속에서 행정부에 1억 2,500만 달러(약 1,793억 원) 규모의 무상 법률 지원을 약속한 로펌 심슨 대처 앤 바틀릿(Simpson Thacher & Bartlett)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험이 있는 제너 앤 블록(Jenner & Block)을 새 법률 자문사로 선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앞에 남은 최대 관문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트럼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리사 모나코 해임을 압박하는 서막이 됐다. 모나코 해임 요구는 단순한 트럼프의 충동이 아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행동했다고 판단한 인물들을 겨냥해 보복과 응징을 이어가는 정치 전략이다. 이미 트럼프는 법무부에 지시해 전 FBI 국장 제임스 코미와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티아 제임스를 형사 기소하도록 했다.

모나코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법무부의 부장관으로, 트럼프가 기밀문서를 부적절하게 취급한 사건과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시도와 관련된 기소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월,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부패하고 완전히 트럼프 혐오에 사로잡힌 리사 모나코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어페어즈 사장으로 충격적인 임명을 받았다. 모나코는 매우 고위직에 있으며, 고도의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모나코가 그런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으며 즉시 중단돼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정부와 맺고 있는 주요 계약을 고려할 때, 모나코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인물”이라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는 모나코의 해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트럼프의 글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향한 노골적인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트럼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나코를 해임하지 않을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연방 정부 계약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할 수도 있다. 또한 법무부에 압력을 가해 코미나 레티티아 사례처럼 모나코를 기소하도록 지시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이후 약 27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 규모의 연방 정부 계약을 따냈으며, 트럼프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이들 계약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기술 컨설턴트 니키 크리스토프는 “현 행정부는 정치적 충성심을 보이는 기업에는 보상을 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표적으로 삼는다”라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다. 회사는 트럼프의 주요 요구사항에는 굴복하지 않았지만, ‘노여움’을 달래기 위한 작은 제스처를 취해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 취임 기금에 기부를 했고, 최근에는 지난주 철거된 백악관 동관을 대체할 2억 5,000만 달러(약 3,585억 원) 규모의 연회장 건설 자금도 후원했다.

의회와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근무 경력이 있는 컨설턴트 누 웩슬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십 년간 연방 정부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이미 정부 시스템 깊숙이 통합돼 있기 때문에 계약을 완전히 끊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트럼프다. 결코 위협에서 물러서는 인물이 아니다.

법무부가 모나코를 기소하고 모나코를 해임하지 않을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압박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나델라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압력에 맞서 굳건한 태도를 보였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나델라는 회사의 원칙과 이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대응해야 할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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