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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요금제 숨기고 AI 끼워 팔기” 역풍 맞은 MS, 호주서 사과하고 환불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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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자사 생산성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Personal) 및 패밀리(Family) 요금제에 AI 서비스 코파일럿을 자동으로 포함시키며 가격을 인상한 것과 관련해, 사용자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회사는 과다 청구된 금액에 대해 8주간 환불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이번 조치는 호주 지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전반에 불필요하거나 원치 않는 AI 기능을 이유로 한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 움직임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는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 Consumer Commission, ACCC)가 회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예고한 지 며칠 만에 나왔다. ACC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270만 명의 호주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및 패밀리 요금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갱신 시점에 코파일럿 AI 기능이 포함된 고가의 요금제로 강제 전환했으며, 기존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클래식(Classic) 버전의 존재를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CC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같은 행위로 사용자를 오도했다고 주장하며, 최대 5,000만 호주달러(약 471억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1월 6일부터 호주 지역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및 패밀리 구독자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지난 2024년 10월 요금제 변경 이후 대체 구독 옵션에 대해 보다 명확히 안내해야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웹사이트의 뉴스 섹션에 ‘호주 마이크로소프트 365 구독자에게 드리는 사과(An apology to our Microsoft 365 subscribers in Australia)’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게재했으며, 뉴질랜드 사용자에게도 유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지문에서 “이번 일은 당사가 지향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라며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고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바로잡기 위한 조치

마이크로소프트는 자동 갱신 기능을 설정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및 패밀리 요금제 구독자에게 코파일럿 기능이 포함된 신규 요금으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구독을 취소하라고 잘못 안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파일럿 통합 이후 개인용 요금제의 연간 구독료는 109호주달러에서 159달러로 45% 인상됐으며, 패밀리 요금제는 139달러에서 179달러로 29% 상승했다.

ACCC는 10월 말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한 소송 계획을 발표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구독자에게 제공한 정보는 거짓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코파일럿이 포함되지 않고 기존 기능만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패밀리 클래식 요금제가 존재했지만, 이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이 요금제를 통해 사용자는 이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적으로 오류를 인정하며 “돌이켜보면, 구독을 취소한 이용자뿐 아니라 AI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요금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든 구독자에게 더 명확히 안내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송한 이메일에는 해당 클래식 요금제의 세부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구독자가 원할 경우 8주 이내에 기존의 저가 요금제로 전환하고 이미 납부한 추가 요금에 대한 환불을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안내됐다.

현재 호주에서 코파일럿 AI 기능이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요금제는 월 16호주달러, 패밀리 요금제는 월 18달러로 책정돼 있다. AI 기능이 제외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퍼스널 클래식 요금제는 2025년 12월 31일 이전에 전환할 경우 월 11호주달러, 패밀리 클래식 요금제는 월 14달러에 이용할 수 있다. 환불은 2024년 11월 30일 이후 첫 갱신일을 기준으로 적용되며, 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 이내에 차액을 환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규제 압박 속 ‘진화된’ 위기관리

대형 기술 기업은 종종 요금 정책과 번들 판매 관행으로 인해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는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회사는 협업툴 팀즈를 마이크로소프트 365 제품군에 번들 형태로 포함시켜 시장 내 배포 우위를 점했다는 이유로 반독점 행위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팀즈가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요금제와 단독 팀즈 앱 간의 가격 구조를 조정하는 등 유럽 시장 내 경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재정비에 나서야 했다.

올해 4월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코파일럿 포 세일즈(Copilot for Sales), 코파일럿 포 서비스(Copilot for Service)의 NCE(New Commerce Experience) 기반 가격표가 잘못 게시됐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파리크 컨설팅(Pareekh Consulting)의 CEO 파리크 자인은 “대형 기술 기업이 가격 정책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라며 “대부분 업체는 가격 조정이나 크레딧(환급) 공지를 통해 문제를 설명하지만, ‘사과(apology)’라는 표현은 최대한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프라이머스 파트너스(Primus Partners)의 공동창립자 데브루프 다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공개 사과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 인정이라기보다 명백한 위기 관리에 가깝다”라고 분석했다.

다르는 “ACCC는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가격 인상 문제에 대해 법적 조치를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와 실제로 비용을 지불하는 사용자 양쪽의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또한 호주는 전 세계에서 소비자 보호법이 가장 엄격한 국가 중 하나로, 기업은 민원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제품 가격에 불만을 제기하고, 규제기관까지 개입한 상황에서는 짧은 해명문으로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을 인정하고 환불을 약속하는 것은 진정성 있게 들린다. 물론 이는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지만, 최소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책임감 있는 대응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투명성 요구 확산

호주에서 벌어진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는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보다 광범위한 흐름을 드러낸다. 많은 업체가 자사 핵심 제품에 AI 기능을 점점 더 깊게 통합하고 있으며, 이를 가격 인상이나 프리미엄 요금제 신설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올해 1월 구글 워크스페이스 비즈니스 및 엔터프라이즈 요금제에 ‘구글 AI’를 기본 구성 요소로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AI 기능을 ‘선택적 부가 서비스’가 아닌 서비스의 핵심 요소로 전환한 사례다.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업체는 AI 기능이 대규모 연산 자원과 모델 유지관리,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처리 및 지속적인 혁신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이로 인한 기업 고객의 IT 예산 압박과 SaaS 갱신 주기의 불안정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AI 기능이 추가되면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 압박으로 인해 이미 일부 CIO는 ‘AI 투명성 조항(AI Transparency Clause)’을 재계약 조건에 포함하고 있다. 이는 자동화 기능을 이유로 한 예고 없는 가격 인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호주에서 발표한 이번 사과는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확산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반에서 AI 관련 요금 정책의 투명한 공개와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CEO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산치트 비르 고기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호주 사례가 이미 이런 변화를 촉발했으며, 다른 업체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제 고객은 AI가 무엇을 하고, 얼마의 비용이 들며, 이를 비활성화할 선택권이 있는지에 대한 완전한 공개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기아는 이어 “기업 고객은 이런 요구를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세부적인 가격표와 명확한 환급 체계를 포함시키고 있다. 가격 구조를 명확하고 단순한 언어로 설명하는 업체는 고객과 더 강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며, 반대로 복잡한 구조 뒤에 숨는 기업은 고객 저항이나 규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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