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노트북은 왜 포트를 두려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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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노트북을 리뷰해 온 필자는 최근 눈에 띄는 흐름 하나를 발견했다. 가격이 비쌀수록 포트가 줄어든다. 이런 경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는 변화다.
리뷰 경험을 돌아보면, 보급형 노트북에는 다양한 포트가 탑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모델은 이더넷 단자까지 포함했다. 반면 고급형 노트북일수록 포트가 거의 없는 경우가 늘었다. 심지어 헤드폰 잭조차 생략된 모델도 있다.
요즘 프리미엄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사용자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연결성이다.
프리미엄 노트북, 포트를 줄이며 ‘가벼움’만 추구
노트북 제조사는 사용자가 “비싼 제품일수록 포트가 적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발상이다. 300만 원이 넘는 2kg대 노트북을 사면서 HDMI 케이블조차 꽂을 수 없다면, 그것이 과연 프리미엄인가?
필자가 리뷰한 여러 제품을 보면, 제조사들은 오히려 포트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 1년간 필자가 리뷰한 제품 중 포트 구성에서 이런 극단적 차이를 보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델 16 프리미엄: 3,199달러(약 440만 원)의 고급 노트북이지만, HDMI와 USB-A 포트 모두 생략.
- 에이서 아스파이어 고 15: 499달러(약 70만 원)으로, USB-A 2개와 HDMI 포트를 모두 제공.
- 레노버 요가 슬림 9i 14: 1,899달러(약 260만 원)의 고급 노트북이지만 헤드폰 잭 없음, USB-C 2개만 제공.
- HP 엘리트북 6 G1q (5G): 1,695달러(약 230만 원)의 비즈니스 노트북으로, 5G 모듈 탑재에도 불구하고 이더넷과 HDMI 포트를 모두 지원.
결국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제조사들은 고급형 노트북을 디자인, 두께, 엣지 라인 중심으로 설계하고, 보급형 노트북은 실용성 중심으로 만든다. 어딘가에서는 ‘완전 무선 노트북’을 꿈꾸는 디자이너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생각은 명확하다. 진정한 ‘럭셔리 경험’은 보급형 노트북에 있다.
HDMI 출력을 위해 허브를 들고 다니거나, USB-A 외장 드라이브를 연결하기 위해 고속 독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없는 것이 진짜 고급스러움이다.
비즈니스 노트북은 오히려 ‘포트’를 자랑한다
흥미로운 점은, 제조사들이 ‘포트가 적은 디자인’을 프리미엄으로 포장하면서도, 비즈니스 노트북에서는 포트를 핵심 장점으로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 노트북은 포트가 많아서 별도 어댑터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 환경에서 큰 강점입니다.” — 이런 문구는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 홍보 문구다.
이 말 자체는 사실이며, 제조사들이 이런 점을 강조하는 것도 타당하다. 그러나 포트가 ‘희귀 자원’이 된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자신에게 있다.
보급형 노트북에는 포트가 충분하고, 프리미엄 노트북은 포트를 제거해 가격을 올리고, 비즈니스 노트북은 다시 포트를 넣어 비싸게 판다. 이것이 지금의 시장 구조다.
애플조차 HDMI와 헤드폰 잭을 유지한다
이런 상황이 애플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맥북은 오히려 ‘럭셔리 윈도우 노트북’보다 더 많은 포트를 제공한다.
우선 모든 맥북에는 오디오 잭이 존재한다. 반면, 레노버 요가 슬림 9i 14와 요가 북 9i 등 일부 고급 모델에는 헤드폰 잭이 완전히 빠져 있다.
3.5mm 오디오 단자가 중요하다면, 고급 레노버 제품 구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애플은 USB-A 포트를 제거했으며, 기본형 맥북 에어에는 썬더볼트 4(USB-C) 포트 2개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북 프로 전 모델에는 HDMI 포트와 SDXC 카드 슬롯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애플은 문제가 아니다. 3,000달러가 넘는 전문가용 노트북에서 HDMI를 없앤 것은 PC 제조사다. 오디오 잭이 필요 없다고 결정한 것도 PC 제조사다. 심지어 애플조차 전통적인 3.5mm 단자를 유지하고 있다.
‘얇음’은 새로운 ‘베젤 경쟁’이 되었다
얇은 노트북은 확실히 손에 쥐기 좋고, 시각적으로도 세련돼 보인다. 그러나 막상 USB-A나 HDMI를 꽂으려다 포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의 당혹감은 크다. 헤드폰 잭이 없는 노트북은, 이제 그저 불편한 장식품에 불과하다.
몇 년 전을 떠올려보면, ‘초슬림 베젤 경쟁’이 있었다. 당시 리뷰어들은 베젤이 얇을수록 프리미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노트북의 진정한 가치는 베젤 두께가 아니라 실사용 기능성이다.
오늘날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HDMI나 오디오 포트를 제거하면 제품 사진은 예뻐지겠지만, 사용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포트만 희생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모델은 놀라울 만큼 가볍지만, 하루 종일 버티지 못하는 배터리를 탑재한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배터리 지속 시간을 희생한 결과다.
노트북 구매 시 ‘포트 구성’을 반드시 확인하라
노트북을 구매할 때는 포트 구성을 최우선으로 확인해야 한다. HDMI, SD 카드 슬롯, 이더넷, 그리고 충분한 USB-C 포트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USB-C로 충전하는 모델이라면, 좌우 양쪽에 포트가 있어 어느 쪽에서도 충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PCWorld의 리뷰에서는 리뷰 시 항상 포트 구성을 명시한다. 필자 역시 노트북 평가에서 포트 구성은 핵심 요소로 본다.
안타깝게도 요즘 포트가 풍부한 노트북은 보급형 모델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거의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포트가 적은 초경량 프리미엄 모델이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헤드폰 잭조차 없는 ‘럭셔리 노트북’과는 함께하고 싶지 않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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