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홍수에 뛰어드는 곳과 막아서는 곳…갈라진 인터넷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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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필자는 “이제는 ‘죽은 인터넷’을 거부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제안한 해법은 명확했다. 콘텐츠 웹사이트 이용자는 AI 차단 도구를 요구하고, 콘텐츠 기업은 AI 식별 기능을 우선 도입해 차단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AI 생성 콘텐츠의 홍수에 대응하는 이 방식은 누구에게나 합리적이다. AI 콘텐츠를 원하는 이용자는 전부 접근할 수 있도록 두되, 사람이 만든 콘텐츠가 희귀해지고 찾기 어려운 환경을 피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 주장이 과장되거나 기술 공포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실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온라인 게시물의 52% 이상이 AI가 만든 콘텐츠다. 내년이면 AI 생성 콘텐츠의 비중이 90%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2030년까지 온라인 콘텐츠의 99.99%가 AI 생성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자 많은 사람이 저마다 입장을 정하고 있다.
필자는 레딧 AI 포럼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를 나눴다. 놀랍게도 많은 참가자가 콘텐츠 사이트가 “AI 콘텐츠 제외” 선택권을 제공하는 데 반대했다. 필자의 관점에서 사용자가 ‘AI 안 보기’를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글, 사진, 음악, 다양한 인간 표현의 형식은 본래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은 충분히 타당하다. 지나친 AI 콘텐츠가 인간 창작자를 밀어내고 ‘창작 없는 소비 문화’만 남길 것이라는 우려 또한 유효한 문제 제기다.
필자가 ‘죽은 인터넷’ 칼럼을 쓴 이후, 여러 콘텐츠 기업이 AI 콘텐츠 논쟁에서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다, 실제로 선택해야 할 입장이 존재한다.)
한쪽에는 AI에 지친 기술 공포 성향의 러다이트(Luddite) 진영이 있다면, 다른 한쪽에는 새로운 가능성에 열광하는 이른바 그록서커(Groksucker) 진영이 있다.
아래는 AI 콘텐츠에 대해 적극 수용하거나, 전면 거부하거나, 혹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기업을 골디락스 프레임(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거나, 혹은 적절하거나)에 빗대 정리한 목록이다.
지나치게 개방된 곳
메타의 소셜 네트워크.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AI 규정과 생성 도구를 적용해 게시물, 댓글, 스토리, 광고 등에서 텍스트·이미지·영상 기반의 AI 콘텐츠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타는 AI 생성물에 명확한 라벨 표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단편 AI 영상 피드인 ‘바이브(Vibes)’를 메타 전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레이밴 메타 AI 안경 앱에서도 해당 기능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사용자는 이를 통해 AI 영상을 생성·리믹스·공유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에도 AI 기반 도구와 API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메타 소셜 네트워크는 AI 생성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이지만, 이를 끌 수 있는 토글은 제공하지 않는다.
유튜브. 이 대형 동영상 플랫폼은 AI 콘텐츠 게시를 허용하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추정치 기준으로 신규 업로드의 25~50%가 이미 AI 생성물로 알려져 있다. 플랫폼 정책상 AI 사용 사실을 공개해야 하고, 저품질(slop) 채널은 수익화가 제한되지만, 사용자가 AI 콘텐츠를 끌 수 있는 토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서브스택(Substack). 이 뉴스레터 플랫폼은 AI 생성 콘텐츠를 금지하지 않는다. 공개 의무도 없으며, AI로 만든 콘텐츠의 수익화 역시 제한하지 않는다.
기타. 레딧, 틱톡, 미디엄, 링크드인, X, 스냅챗 역시 AI 콘텐츠를 전면 차단할 수 있는 토글을 제공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곳
디바인(diVine). 메타의 바이브가 100% AI 기반이라면, 디바인은 AI 콘텐츠를 100% 금지한다. 이 서비스는 트위터 공동 설립자 잭 도시가 최근 공개한 플랫폼으로, 과거 트위터의 바인(Vine) 영상 서비스를 다시 내세운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디엄(Medium). 이 글쓰기 플랫폼은 유료로 제공되는 페이월(paywall) 콘텐츠에 대해서는 모든 AI 생성물을 전면 차단한다.
언론사. 와이어드, BBC, 닷대시 메리디스(Dotdash Meredith), 폴리곤(Polygon) 등 다수의 온라인 매체 역시 AI 생성 콘텐츠를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 선택을 존중하는 곳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이제 AI로 제작된 곡에 명확한 라벨을 부착하도록 요구하고 음성 모사 혹은 딥페이크를 차단하며, 스팸성 트랙을 걸러내 창작자를 보호하고 있다. 플랫폼에서는 7,500만 건이 넘는 저품질 업로드가 제거됐고, 새로운 도구를 통해 어떤 곡에 AI가 사용됐는지 청취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차단 토글은 제공하지 않지만, 이용자가 AI를 피하기 쉽게 설계돼 있다.
핀터레스트. 올해 핀터레스트는 AI로 생성된 핀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제어 기능을 도입했다.
틱톡. 중국계 소셜 비디오 플랫폼인 틱톡은 ‘토픽 관리(Manage Topics)’ 패널에 슬라이더 방식의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추천 피드에서 AI 생성 콘텐츠 비중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완전 차단은 불가능한 구조다.
덕덕고와 카기(Kagi). 프라이버시 중심의 이들 검색엔진은 이용자가 AI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는 토글을 제공하며, AI로 생성된 이미지까지 끌 수 있는 옵션도 갖추고 있다.
AI로 인해 우리가 매우 흥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AI에 대한 기대와 열광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AI 콘텐츠를 직접 보고 들을지 여부는 사람마다 분명하게 의견이 갈린다.
따라서 이용자가 요구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기준, 그리고 콘텐츠 플랫폼이 채택해야 할 가장 타당한 정책은 명확하다. AI 콘텐츠 자체는 허용하되, 모든 이용자에게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스스로 차단을 선택할 수 있는 ‘보편적 토글’을 제공하는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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