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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가 주목한 피지컬 AI, 비관론 속 현실적인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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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 참석한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과 경제학자들은 AI가 전 세계 고용 구조를 재편하고 각국의 경제 질서를 흔들고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피지컬 AI(Physical AI)와 로보틱스에 대한 논의에서는 낙관론이 우세했다. 참석자들은 두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보완하며 생산성과 제조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각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피지컬 AI는 AI가 물리적 형태로 구현되는 개념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로봇이지만, 그 범위는 훨씬 넓다. 일부 전문가들은 범죄를 줄이는 AI 기반 감시 카메라나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AI 구동 센서 등 현실 세계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WEF 현장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이제는 산업 역량과 제조 역량을 AI와 결합할 수 있게 됐다. 그것이 곧 피지컬 AI, 즉 로보틱스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은 AI, 특히 에이전틱 AI와 로봇 자동화가 일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업무의 성격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단순한 행정 업무처럼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은 로봇이 대신 수행하면, 사람은 더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황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500만 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가운데 AI가 이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병원의 운영이 개선되면, 더 많은 간호사를 고용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역시 WEF 토론에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머스크는 “로봇은 피로하지 않으며, 쉬지 않고 일한다. 이런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이 각국의 평균 경제 산출을 끌어올릴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너무 많은 로봇과 AI를 만들게 될 것이고, 결국 모든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 풍족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은 노부모를 돌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머스크는 인간에게는 비용 부담이 큰 돌봄 영역에서 로봇이 젊은 세대를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 CSAIL) 소장 다니엘라 러스는 WEF 패널 세션에서 “로봇은 인간에게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대신 수행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은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CSAIL은 여러 혁신 기업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으며, 러스는 그중 하나인 벤티 테크놀로지스(Venti Technologies)의 이사회 멤버이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러스는 “벤티 테크놀로지스는 인간 운전자가 필요 없는 로봇 차량을 하루 24시간, 주 7일 운영한다. 날씨가 나쁘거나 이동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때는 여전히 인간 운전자가 개입한다”라고 설명했다.

로봇 도입 속도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로보틱스 시장은 아직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국 로봇 제조기업 메크마인드 로보틱스(Mech-Mind Robotics)의 CEO 톈란 샤오는 “메크마인드는 지난 1년 동안 1만 대 이상의 로봇을 공급했다. 이는 창립 후 처음 8년간 생산한 총량과 맞먹는 규모”라고 말했다.

샤오는 예를 들어 산업용 로봇에 전기톱을 쥐여준다면, 로봇이 지정된 작업만 수행하도록 인간의 관리가 있어야 한다며 “명확한 경계와 정의, 그리고 규칙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년 동안 AI와 로봇의 융합은 빠르게 진전됐다. 샤오는 “이제 우리는 이른바 ‘월드 모델(world model)’과 같은 개념을 학습시킬 수 있다. 로봇의 시각과 동작을 포함한 모든 요소를 하나의 통합된 공간 안에서 정렬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기술 기업이 개발 중인 월드 모델은 로봇의 물리적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한다.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인공지능대학(Mohamed bin Zayed University of Artificial Intelligence) 연구팀은 PAN이라는 이름의 월드 모델을 개발해 안전하고 통제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로봇의 행동 시퀀스를 시험하고 있다.

피지컬 AI의 중요성은 이제 WEF를 넘어 더 넓은 영역에서 인정받고 있다. 딜로이트가 지난 1월 발표한 ‘엔터프라이즈 AI 활용 현황(State of AI in the Enterprise)’ 보고서에 따르면, 피지컬 AI의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약 58%가 이미 피지컬 AI를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이 비율은 향후 2년 내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딜로이트는 피지컬 AI를 ‘현실 세계와 직접 맞닿은 기술’로 정의한다. 즉, 물리적 결과를 감지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모니터링·보안 시스템과 협업 로봇이 있으며, 이들 분야는 피지컬 AI의 빠른 적용 영역으로 꼽힌다.

딜로이트 AI 연구소 글로벌 총괄 비나 암마나스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피지컬 AI라는 용어는 비교적 새롭지만, 그 기반이 되는 기술적 토대는 이미 12~13년 전 마련됐다. 이제 달라진 점은 그 물리적 기반 위에 지능과 자율성을 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마나스는 피지컬 AI의 초기 기술적 기반으로 IoT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꼽았다.

피지컬 AI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졌지만, WEF 참석자 모두가 로보틱스의 미래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았다. 러스는 “2017년 일론 머스크는 ‘2019년이면 우리는 운전대 위에서 잠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인간형 로봇의 등장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동과 재료, 손재주, 추론 능력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러스는 “이 기술은 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WE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전망(Chief Economists Outlook)’ 보고서 역시 인간형 로봇 기업의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들 기업은 인간과 유사한 외형과 동작을 갖춘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SF 분야에서 오랫동안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했다.

WEF는 2026년 전망에서 “인간형 로봇은 아직 공장 현장에서 범용적으로 활용되기에는 멀었지만, 관련 기업들이 이미 높은 기업가치와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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