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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능 생겼다는데 작동은 안 되고…코파일럿에 지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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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을 아예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마이크로슬롭(Microslop)’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AI 전반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 때문도 아니다. 갈수록 코파일럿은 AI라기보다 인공적 무능함과 복잡한 라이선스 문제, 그리고 사용자보다 다른 이해관계를 우선한 설계 판단이 뒤섞인 ‘엉망진창 뷔페’처럼 느껴진다.

수년 전부터 바랐던 기능은 단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원드라이브 계정을 스캔해 중복 파일과 사진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하나면 충분했다. 물론 이미 중복 제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백업 전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서드파티 서비스에 넘기는 일은 여전히 꺼려진다. 그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 코파일럿 에이전트를 원드라이브 파일에 투입하는 기능(버전 1.0)을 제공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정도면 한번 시험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대대적으로 정리할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일은 코파일럿이 ‘미리 알림 설정 기능’을 갖췄다고 발표된 바로 다음 날 벌어졌다(스포일러 : 미리 알림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코파일럿에 얼굴을 부여하고 사용자 정보를 기억하도록 만들어 보다 인간적인 비서를 지향했던 시도에 이은 또 다른 변화였다. 한편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정작 더 친근했던 코타나는 단종시켰으면서 코파일럿을 차세대 코타나로 만들고 싶어 한다. 한편 기업 시장에서는 구독 모델을 계속 손보면서도, 도구의 실질적 효용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거창한 비전은 중요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을 원드라이브 파일에 투입시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웹용 원드라이브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라이선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필자는 업무용 PC에서 개인 노트북을 사용했다. 유료 마이크로소프트 365 패밀리 플랜이 적용된 기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코파일럿 플랜을 갖고 있는 게 맞나? 직접 코파일럿에게 물었다. 코파일럿의 답은 이랬다.

“아니요. 귀하의 마이크로소프트 365 데이터 내 이메일, 파일 또는 개인 기록 어디에도 귀하의 계정에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라이선스가 할당돼 있다는 확인 정보는 없습니다.”

좋다. 답변은 명확했다. 그런데 그게 정확한 말일까? 알고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코파일럿은 실제로 필자의 원드라이브 계정을 검색할 수 있었다. CES 2026에서 테스트했던 인텔 코어 울트라 300, 이른바 ‘팬서 레이크’ 칩 벤치마크 파일도 금세 찾아냈다.

Copilot agents into your OneDrive f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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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원드라이브의 사진 폴더도 볼 수 있어야 하고, 중복 파일 검색도 시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다.

일단 확인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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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확인했다. 파일은 보이는데 폴더는 안 보인다고? 이게 무슨 말인가.

알고 보니 코파일럿은 웹용 원드라이브의 ‘홈’ 화면에 표시되는 최근 개별 파일 목록은 볼 수 있었지만, 원드라이브닷컴의 ‘내 파일’ 탭에 있는 폴더 구조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사진 폴더에 있던 이미지를 빠르게 수정해 홈 화면에 노출되도록 해봤지만, 그 역시 소용이 없었다.

그렇다면 코파일럿은 최소한 원드라이브 상단에 떠 있는 개별 파일 정도는 제대로 찾아낼 수 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마침 그 공간에는 2023년 파일이 12개가량 있었다. 그래서 원드라이브에 “2023년의 모든 파일을 찾아달라”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대신 아웃룩과 캘린더를 뒤져 2023년과 관련된 파일 목록을 잔뜩 가져왔다. 참 대단한 능력이다.

이번 작업은 어디까지나 사전 점검에 불과했다. 궁극적으로는 중복 사진을 찾아내는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했다. 아마 어려웠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원드라이브에서 에이전트를 생성할 수 있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필자가 사용 중인 원드라이브닷컴 버전에는 그런 기능이 보이지 않았다. 설령 구현이 가능하더라도 방식은 달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시는 사용자가 특정 파일을 먼저 선택한 뒤 코파일럿이 이를 분석하는 구조다. 하지만 필자가 원했던 것은 그 반대였다. 전체 파일을 먼저 분석한 뒤, 중복 파일 몇 개를 골라 정리하거나 삭제하는 방식이었다. 그게 가능했을까? 지금도 확신할 수 없다.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능’은 ‘선택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거 일부 AI가 기자에게 청혼을 하는 등 통제 불가능한 발언을 했던 사건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전히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듯하다. 모든 것이 제한적이고 관리된 환경 안에서만 작동한다. 겉으로는 번듯한 새 AI 페르소나가 등장했지만, 실상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자동응답 시스템을 따라가야 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답답한 마음에 “AI 에이전트 연결”을 외쳐도, 돌아오는 건 정해진 답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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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는 의문이 쌓여갔다. 이 기능이 아직 정식으로 제공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나에게만 열려 있지 않은 것일까? 올바른 구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추가 구독이 필요한 것일까? 코파일럿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프롬프트를 잘못 입력한 것일까? 코파일럿에 원드라이브 검색 권한을 부여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실제로 일부 파일을 찾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왜 원드라이브닷컴의 ‘홈’ 화면에 집착할 뿐, 더 깊은 ‘내 파일’ 폴더 구조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애초에 이렇게 명백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기능에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걸까?

어느 순간부터는 이 꼬인 실타래를 풀어보려는 시도 자체에 지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기능을 출시했다고 말하면, 실제로는 특정 구독에 묶여 있거나 프리뷰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특정 지역이나 일부 사용자에게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AI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애플의 전략이 옳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너무 답답해서 누가 가서 소리라도 질러줬으면 좋을 것 같았다.

물론 코파일럿이 전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고급 검색이나 이미지 생성, 간단한 리서치 같은 작업에는 유용하다. 일부 사용자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의 영역에서는 어떨까? 아마 다른 대안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어차피 AI 시장에서는 챗GPT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결국 원드라이브 안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전틱 AI를 제대로 시험해보는 단계까지는 가지도 못했다. 시동을 걸어보기도 전에 안전벨트가 채워지지 않고, 문도 닫히지 않는 상황과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계속 시도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는 그냥 돌아설 때가 된 것 같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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