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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AI 리더들이 도망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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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실리콘밸리 대기업에서 유명 인재가 떠날 때 홍보 문구는 무난한 표현으로 채워진다. “새로운 장을 연다”거나 “여정에 감사한다”는 말이 뒤따르고, 어쩌면 ‘스텔스 스타트업’에 대한 모호한 암시가 곁들여지는 정도이다. 하지만 AI 업계에서 최근 퇴사 선언은 내부 고발성 경고에 더 가깝게 읽힌다.

최근 몇 주 사이 오픈AI, 앤트로픽, xAI 등에서 수석 연구원과 안전 분야 리더가 공개적으로 퇴사했고, 분위기는 조용하거나 무난하지 않다.

오픈AI 연구원 조이 히치그를 사례로 들 수 있다. 히치그는 링크드인 프로필만 슬쩍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뉴욕타임스 기고문 ‘오픈AI는 페이스북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나는 그만둔다(OpenAI Is Making the Mistakes Facebook Made. I Quit)’를 통해 퇴사를 알렸다.

사표를 그런 방식으로 뉴욕타임스에 게재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히치그를 분노하게 만든 계기는 오픈AI가 챗GPT에 광고를 시험 도입하기로 결정한 일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2024년에 “나는 광고를 싫어한다”라고 말하며 “광고와 AI”의 결합이 “유난히 불쾌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트먼은 광고는 사용자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비용을 누가 지불하는지 파악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픈AI 내부 재무 담당자가 2026년에만 140억 달러 손실을 예상하는 상황에서 샘 올트먼은 그런 불쾌한 느낌을 참는 쪽을 택했다.

히치그의 생각은 달랐다. 히치그는 “사람은 챗봇에 의료 공포, 관계 문제, 신과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털어놓는다”라며, “그런 기록 위에 구축된 광고는 사용자를 조작할 잠재력을 만들고, 사람은 그 메커니즘을 이해할 도구도, 막을 도구도 갖고 있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물론, 히치그의 지적이 맞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조이 히치그의 시각은 순진하다. 페이스북은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가족과 친구에게 공유된 정보를 활용해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서 “서비스에 돈을 내지 않으면 당신이 상품이다”라는 문장은 상식처럼 통했다.

친밀한 고백이 AI를 통해 광고 비즈니스와 결합하는 구조는 섬뜩하다. 페이스북과 X가 참여·분노·행동 프로파일링의 토끼굴로 사람을 끌어들이며 수익을 내는 구조도 섬뜩하다. 하지만 누구도 페이스북과 X를 막지 않는다. 2016년에는 페이스북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와 데이터를 공유했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트럼프 캠프가 개인에 가깝게 광고를 맞춤화하도록 도와 도널드 트럼프의 2016년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그 일로 페이스북은 벌금과 소송 비용으로 약 60억 달러를 부담했다. 하지만 메타의 2025년 GAAP 기준 매출이 2,000억 달러를 넘었고, 그 대부분이 광고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60억 달러는 ‘큰돈’으로 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작다.

샘 올트먼도 그런 매출에 대한 불편함을 결국 털어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앤트로픽에서는 세이프가드 연구팀 총괄을 맡았던 므리낭크 샤르마는 더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샤르마는 X에 공개한 사직서에서 “세상이 위태롭다”라고 썼다. 샤르마는 돈, 시장, 내부 위신이 모두 더 강력한 모델을 더 빠르게 출시하라고 몰아붙일 때 기업이 “가치가 행동을 지배하게 한다”는 원칙을 실무에서 지키기 어렵다고, 정중하지만 날카로운 표현으로 설명했다. 윤리가 수익의 뒷자리로 밀리는 장면이 여기에서도 반복된다.

앤트로픽은 ‘컨스티튜셔널 AI(constitutional AI)’와 신중한 배포를 내세워 브랜드를 구축한 업체다. 앤트로픽의 수석 안전 책임자가 현금보다 도덕을 우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이 일이 이상주의적 연구원 2명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떠난 사례에 그친다면 성향과 정치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픈AI는 최근 AI 안전을 다루던 ‘미션 얼라인먼트’ 팀을 해체했다. 오픈AI는 기부와 약정으로 운영되는 비영리로 출발했고, 인공일반지능(AGI)이 “전 인류”에 이익이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었다.

현재 오픈AI와 앤트로픽은 IPO를 통해 소유주와 향후 주주에게 수십억 달러를 안겨주는 구도를 준비하고 있다. 2023년 챗GPT 3.5가 등장한 뒤 주식시장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AI가 주도하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이 시가총액 20조 2,00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AI 거품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사표를 던진 AI 리더는 더 있다. 일론 머스크의 xAI는 전량 주식 거래로 스페이스X에 막 편입됐고, xAI 공동 창업자 토니 우와 지미 바는 ;탈출 구명정’으로 향했다. 일론 머스크는 “조직 재정비(reorg)”를 거론하며 “어떤 인물은 회사 초기 단계에 더 적합하고, 후기 단계에는 덜 적합하다”라고 말했다. 그렇고 말고.

버시스 AI(VERSES AI)에서는 창업자와 CEO가 물러났고, 이사회는 임시 리더를 세우며 더 날카로운 상업적 전환을 밀어붙이고 있다. 애플도 “AI 인재 유출”을 겪는 중인데, 수석 부사장 존 지아난드레아와 시리의 리더 로비 워커가 메타로 떠났다.

각 사례의 세부 사정은 다르지만 공통된 흐름이 보인다.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던 인물이 회사를 떠난다. 그리고 “어떻게 더 빨리 수익 사업으로 바꿀 것인가”를 최우선으로 두는 인물이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만으로도 부족하고, 기업 가치는 더 과격한 목표로 치닫는다. 가치평가 10억 달러를 뜻하는 유니콘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데카콘(decacorn)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오픈AI가 어떤 의미에서든 주목을 받는 오픈클로(OpenClaw) AI 봇 창시자 피터 슈타인버거를 영입했다는 사실은 상징성이 크다. 올트먼은 슈타인버거를 “천재”라고 부르며, 슈타인버거의 아이디어가 “곧 제품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픈클로는 보안 재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도구다. 가까운 미래에 무모한 개인이나 기업이 오픈클로에 중요한 정보를 맡겼다가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샘 올트먼은 오픈AI의 핵심에 오픈클로 창시자를 두고 싶어한다.

가트너는 하이프 사이클을 다시 그려야 한다. AI는 ‘과대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을 지나 ‘광기 어린 금전적 환상의 정점’으로 질주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모든 것이 망가지기 전에 떠나는 사람이 현명하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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