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Feed

이제 ‘애착 경제’가 책상으로 온다

컨텐츠 정보

  • 조회 462

본문

기술 기업이 사용자의 관심을 끌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는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 단계를 넘어 ‘애착 경제(Attachment Economy)’로 진화하고 있다.

주목 경제라는 개념은 경제학자 허버트 A. 사이먼이 1971년 처음 제시했다. 사이먼은 “정보의 풍요는 관심의 빈곤을 만든다”라고 썼다. 이 개념은 처음에는 텔레비전과 광고에 적용됐지만, 소셜 네트워킹이 등장한 이번 세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핵심 개념이 됐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네트워크는 전적으로 주목 경제 개념에 기반한다. 소셜 네트워크는 관심을 붙잡고 유지하도록 최적화한 알고리즘으로 무한 스크롤과 푸시 알림을 제공해, 사용자가 화면에 붙들려 보내는 삶의 비중을 최대화한다.

주목 경제는 이제 애착 경제라는 새로운 단계의 문턱에 와 있다. 관심만 붙잡는 방식만으로는 사용자의 시간을 둘러싼 세계적 경쟁에서 더는 이길 수 없다. 기업은 이제 AI를 활용해 감정적 애착을 끌어내도록 설계한 개성을 챗봇과 로봇에 부여할 기회를 보고 있다.

온라인 주목 경제 소프트웨어 제품의 새 세대는 이미 등장했다. 레플리카(Replika), 캐릭터.AI(Character.AI), 토키 AI(Talkie AI), 캔디 AI(Candy AI), 노미 AI(Nomi AI), 킨드로이드(Kindroid), 차이 AI(Chai AI), 로맨틱 AI(Romantic AI) 등 이런 제품은 모두 인간의 특성을 흉내 내 인간의 감정을 가로채고, 사용자의 구독을 기업의 이익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하드웨어 기반 애착 경제 제품도 이제 시장에 실체와 개념 형태로 존재한다. 지난 1년 동안 감정적 애착 형성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AI 하드웨어 제품이 등장했으며, 카시오(Casio)의 모플린(Moflin), 미션 AI(Mission AI)의 유니(Unee), 유볼라(Euvola), 투야 스마트(Tuya Smart)와 로보포엣(Robopoet)의 푸조조(Fuzozo), 루든스 AI(Ludens AI)의 코코모(Cocomo)와 아이엔유(INU)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지금까지 애착 경제 하드웨어 시장은 대중화에 실패했다. 대부분 제품은 장난감이나 신기한 소품 수준에 머물렀고, 오로지 ‘동반자’나 ‘반려동물’로만 설계됐다. 실용성이 없다.

최근 등장한 애착 경제 하드웨어 제품 가운데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는 3월 1일 공개된 아너(Honor)의 로봇 폰(Robot Phone)이다. 로봇 폰은 스마트폰을 애착 경제로 끌어들이려는 첫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로봇 폰은 접이식 카메라 기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며, 작동 방식은 디제이아이 오즈모 포켓 4와 비슷하다. 수납부에서 카메라를 꺼내면 2억 화소 카메라가 짐벌 위에서 작동하고, AI를 통해 카메라로 본다고 가장하는 대상에 반응하는 모습을 흉내 낸다.

로봇 폰은 회전, 기울임, 끄덕임, 흔들기 같은 ‘제스처’로 자기표현을 흉내 낸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말을 걸면 동의한다는 뜻으로 끄덕이거나, ‘머리’를 흔들며 “아니오”라고 말하는 식이다.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바디랭귀지를 흉내 내기도 한다.

아너는 이 제품을 세상을 기쁨과 경이로 바라보는 지각 있는 존재처럼 홍보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애착 경제 하드웨어의 다음 단계는 데스크톱 로봇이 될 전망이다. 데스크톱 로봇은 ‘동반자’ 장치처럼 AI를 통해 감성 지능을 흉내 내고, 프로그램된 성격 특성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데스크톱 로봇은 실용성도 갖추게 된다. 주요 기업은 AI 데스크톱 로봇을 연구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애플의 ELEGNT와 J595

애플은 2025년 1월 “ELEGNT: 비인간형 로봇을 위한 표현적·기능적 움직임 설계”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애플의 실험용 시제품은 픽사의 심볼인 책상 스탠드 룩소 주니어를 닮았다. 기본적으로 관절형 팔에 연결된 스탠드와 받침대로 구성되며, 움직이고, 끄덕이고, 흔들고, 숙이는 방식으로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제스처를 전달한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프로젝트 J595라는 데스크톱 로봇 제품도 개발해 왔다. 이 장치는 받침대 위 관절형 기계 팔에 아이패드를 장착한 형태로, 미래형 AI 기능을 대거 탑재한 시리 버전이 구동된다. 화면은 페이스타임 통화 중 사용자를 향하고, 화면의 ‘얼굴’로 감정을 표현하며, 팔을 이용한 제한적인 ‘바디랭귀지’도 보여준다.

이 장치는 AI 음성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아이패드 기반 기능을 수행할 뿐 아니라, 홈 자동화 허브 역할도 할 수 있다.

또한, 코드명 ‘카리스마틱(Charismatic)’이라는 새 운영체제를 구동할 예정인데, 카리스마틱은 다양한 애착 경제 장치 전반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J595 프로젝트는 애플 워치 부문을 이끌었던 케빈 린치가 맡고 있으며, 애플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레노버의 AI 워크메이트 컨셉

레노버는 이달 초 AI 워크메이트 컨셉(AI Workmate Concept)이라는 PoC 단계의 장치를 공개했다. 이 장치는 기본적으로 검은색 소프트볼 크기의 둥근 물체를 로봇 팔에 붙인 형태이다. 로봇은 화면 속 얼굴을 갖추고 있으며,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콧수염도 달려 있고 얼굴 표정도 짓는다. 시연을 보면 이 장치는 프로젝터를 탑재해 책상 위나 근처 벽에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내부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으며 에이전트형으로 보이는데, 대화 내용을 엿듣거나 사용자의 직접 음성 지시에 따라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손동작이나 타이핑한 프롬프트 형태의 입력도 받을 수 있다.

Lenovo AI Workmate Concept

Lenovo’s AI Workmate is a proof-of-concept device desgned to be an office assistant of sorts.

Lenovo

워크메이트 컨셉은 스캔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가 종이에 쓴 문서나 서명을 스캔해 디지털 데이터로 통합한 뒤 AI가 처리하거나, 출력하거나, 프레젠테이션에 추가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일반적인 에이전틱 AI가 하는 일을 넘어서는 새로운 작업을 하지는 못한다. 차이는 사용자가 이 장치를 자신을 돕고 친구가 돼 주는 지각 있는 존재처럼 느끼도록 설계한 ‘개성’을 갖췄다는 점이다.

OLED AI 미니 펫봇

OLED AI 미니 펫봇(OLED AI Mini PetBot)은 또 다른 동반자 데스크톱 로봇 컨셉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들었다.

이 로봇은 ‘얼굴’ 역할을 하는 1.34인치 원형 OLED 화면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미니 펫봇은 음성과 터치 입력 모두에 반응하며, 원형 OLED 얼굴에는 사용자 상호작용에 따라 실시간으로 바뀌는 애니메이션 표정이 표시된다. 이름에 ‘펫’이 들어가지만, 미니 펫봇은 결국 AI 챗봇용 음성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며, 그래서 실용적 장치로 구상됐다.

이 모든 프로젝트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외형은 전혀 사람을 닮지 않았지만, 인간이나 동물의 바디랭귀지와 제스처는 흉내 낸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가 이런 장치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만들고, 지각과 감정, 생각, 경험을 실제로 갖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

애착 경제의 다음 물결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바디랭귀지를 흉내 내 사용자가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실용적 데스크톱 장치의 시대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Member R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