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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그만” 소프트웨어 개발의 다음 대전환을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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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여동생은 늘 “걱정은 상상력 부족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 사람들은 늘 최악의 시나리오부터 떠올린다는 의미다. 일이 잘못될 가능성만 걱정할 게 아니라,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상상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모든 일이 비극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가정하기보다, 오히려 완벽하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이 말은 오늘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둘러싼 불안에 특히 잘 들어맞는다. 머지않아 개발자가 모두 길거리에서 사과를 팔게 될 것처럼 말하는 시선이 대표적이다.

코딩 에이전트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그 불안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갑자기 엄청나게 효율적인 일이 됐다. 클로드 코드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러니 이제 한 명이 10명, 혹은 50명, 100명의 일을 해낼 수 있게 되고, 기업은 나머지 인력을 정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얼핏 그럴듯하게 들린다. 결국 수많은 개발자가 실업 상태에 내몰리고, 코딩 에이전트가 뿜어내는 막대한 토큰 앞에서 개발자의 역량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식의 시나리오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

비슷한 일은 산업혁명기에도 있었다. 19세기 중반 증기기관은 대표적인 핵심 기술이었다. 증기기관의 효율이 높아지자 탄광 노동자들은 점점 더 적은 석탄으로 기계가 돌아가게 되면서, 결국 자신들의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더 효율적인 증기기관은 오히려 석탄 수요를 끌어올렸다. 이 역설적인 현상은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포착했다. 더 저렴하고 더 효율적인 증기기관이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석탄 수요는 물론 더 뛰어난 증기기관을 만들기 위한 공장 노동자 수요까지 함께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결국 모두가 이익을 봤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만 예외일 이유가 있을까?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해지고 더 많이 만들어지는 세상을 떠올릴 수는 없을까? 개발자가 사과를 팔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소프트웨어 수요가 지금과 똑같이 유지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 더 효율화된다면, 그만큼 더 많은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 아닐까?

생각해보면 누구나 시간이 없어 손대지 못한 사이드 프로젝트 몇 개쯤은 갖고 있다. 제품 관리자 역시 일정에 넣지 못했을 뿐, 제품에 추가하고 싶은 기능 목록을 길게 들고 있기 마련이다. 중소 기업들만 봐도 상용 패키지로는 충족되지 않는 맞춤형 소프트웨어 수요가 적지 않다.

개발 방식의 변화에 적응해야 할 때

여기에 아직 생각조차 하지 않은 소프트웨어까지 더하면, 앞으로 만들어질 소프트웨어가 부족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프트웨어를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해서 생산량이 지금 예상하는 수준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산 가능한 소프트웨어의 총량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걸 할 시간이 없다”는 말의 전제가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런 변화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일의 성격까지 바꾸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직무 기술서는 늘 변해왔다. 과거에는 어셈블리와 C 언어를 직접 다룰 인력이 필요했다. 절차지향 개발은 객체지향 코딩으로 넘어갔다. 웹이 부상하면서 윈도우 개발자 상당수는 뒤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늘 변화에 적응해왔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여동생의 말이 맞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많은 사람이 애써 상상하지 않을 뿐, 훨씬 더 흥미롭고 가능성도 크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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