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맥, 한심한 주변기기…애플의 이상한 온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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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프로도, 맥북 에어도 아니다. 지금 모두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맥북 네오다. 이유는 충분하다. 눈길을 사로잡는 맥북 네오는 확실한 흥행작이다. 동급 윈도우 기기가 흉내 내기 어려운 완성도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현해냈다.
애플 생태계에 막 발을 들인 사람이든, 오래된 사용자든, 지금은 애플의 일원이 되기 좋은 시기다. 데스크톱 맥과 최근의 스튜디오 디스플레이 업그레이드까지 더하면 맥 라인업은 역대 가장 탄탄하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 긍정적인 분위기에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신규 진입자에게 최적의 액세서리가 돼야 할 애플의 주변기기인 ‘매직’ 시리즈는 수십 년간 마우스와 키보드를 만들어왔음에도 아직도 이름값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라는 울타리 안의 세계
20년 가까이 맥을 쓰면서 필자는 애플 마우스와 키보드를 신구 모델 가리지 않고 두루 경험해봤다. 그 경험이 쌓이며 깨달은 것은, 이 제품이 곧 애플의 약점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오른쪽 버튼도 없던 프로 마우스, 작은 스크롤 볼이 금방 망가지던 마이티 마우스도 있었다. 아이맥 G3의 하키 퍽 마우스는 다행히 써본 적이 없지만, 불운을 겪은 사용자가 많았다.
키보드 쪽은 더하다. 2003년형 애플 키보드의 묵직한 키가 계속 걸리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너무 형편없어서 일부러 최신 맥북 프로 대신 구형 모델을 구매한 기억도 있다.
매직 키보드로 어느 정도 만회하기는 했다. 타이피스트에게 충분히 편안한 경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것도 절반짜리 해결책일 뿐이다. 현재의 매직 마우스는 충전 방식의 불편함부터 장시간 사용 시 손목과 팔에 무리를 주는 납작한 디자인까지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출시 이후 11년 동안 업데이트도 없었다.
한마디로 애플은 아직도 주변기기 역사의 오래된 오점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맥북 네오나 고성능 맥 스튜디오 같은 훌륭한 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마우스와 키보드에서는 왜 이렇게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울타리 바깥은 계속 진화 중
어쩌면 별것 아닌 소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매직 키보드와 매직 마우스로도 충분하지 않냐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하다’가 언제부터 애플의 철학이 됐나? 예전부터 ‘미치도록 훌륭한’이 애플의 기준 아니었던가. 두 제품이 그 수식어를 받을 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수 있나?
단독으로 보면 그럭저럭 받아들일 만도 하다. 그러나 애플 생태계 밖을 들여다보고 다른 회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는 순간, 눈이 열린다.
기계식 키보드를 단 한 번이라도 써본 사람이라면 차이를 안다. 기계식 키보드는 게이머용으로 홍보되는 경우가 많지만, 타이핑을 자주 하는 사용자에게도 유익하다. 책상 앞에 오래 앉지 않는 사람이라도 기계식 키보드가 주는 탁월한 타건감을 느낄 수 있다. 기계식 키보드 시장은 혁신으로 넘쳐난다. 작동 지점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마그네틱 스위치, 원하는 스위치를 직접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 옵션까지 다양하다.
서드파티 마우스도 애플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보다 훨씬 앞서 있다. 인체공학적 형태, 버튼이 가득한 모델, 깃털처럼 가벼운 마우스까지 훌륭한 선택지가 넘쳐난다. 매직 마우스의 제스처 패드를 구현한 제품은 시중에 거의 없지만, 그 특권을 위해 손목 근육을 망가뜨릴 가치가 있을까? 필자에게는 없다.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써본 이후 매직 키보드에는 완전히 손을 놨고, 매직 마우스는 책상 근처에도 두지 않는다. 아쉬운 일이다. 애플 제품이 거의 모든 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필자의 작업 환경에는 매직 주변기기가 없고, 당분간 그 자리를 되찾을 것 같지 않다.
나아진다는 신호도 없어
애플이 맥 주변기기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당연한 답은 새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일부는 애플 생태계의 강력함에 있다. 울타리 안에 한번 들어서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 필자가 처음 컴퓨팅을 윈도우로 시작했기 때문에(지금도 맥과 PC를 모두 쓴다) 외부 제품을 찾아볼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대다수 맥 사용자는 기본 제공 제품을 그냥 쓸 것이다.
매직 키보드와 매직 마우스가 그냥저냥 괜찮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직 마우스가 매직 키보드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둘 다 사용자가 즉각 등을 돌릴 만큼 심각하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윈도우용 멤브레인 키보드 대부분과 비교하면 매직 키보드는 확실히 우위에 있다.
이 두 가지 요인이 합쳐지면 맥 사용자 사이에서 변화에 대한 뚜렷한 수요가 생겨나기 어렵다.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은 필자 같은 열성 사용자뿐이고, 그 수가 적다 보니 애플은 이가 서드파티 주변기기를 쓰도록 내버려두는 쪽이 편할 것이다. 어차피 맥 자체를 버리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애플이 기계식 키보드를 완전히 외면한다는 인상은 아니다. 2024년 커세어와 협력해 맥 전용 버전의 K65 플러스 키보드를 출시한 것이 좋은 예다. 애플 브랜드를 붙인 기계식 키보드는 아니었지만, 가장 가까이 다가간 사례이며 애플이 이 제품 범주에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핵심은 업계 소식통 사이에서 애플 매직 마우스·키보드의 변화를 가리키는 소문이 조금도 없다는 것이다. 매직 키보드·매직 마우스 업그레이드도,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용자를 위한 보완 제품 출시 소식도 전혀 없다. 당분간은 변화를 기다리거나 서드파티 제품을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필자의 답은 정해져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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