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의 가격과 서피스의 성능…그 틈을 파고든 맥북 네오의 ‘가격 기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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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주 서피스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했다. 다른 PC 업체도 메모리, 스토리지, 인텔 프로세서 가격 상승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일상적인 작업에 충분한 수준의 성능을 약속하는 맥북 네오를 발표하면서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맥북 네오에 실린 A18 프로 프로세서는 크롬북에 더 가까운 형태지만 더 비싼 기기만큼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가격 차이는 마케팅 그 이상을 반영한다. 여러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칩 설계부터 하드웨어 통합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스택을 제어할 수 있어 저렴한 가격에 생산성이 높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PC 시장이 성능이 비슷한 제품을 더 비싸게 판매하게 되고, 맥북 네오는 더 낮은 가격에도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제품을 애플 맥북과 직접 비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머큐리 리서치 애널리스트 딘 맥캐런은 “네오는 고급형 크롬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서피스는 같은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라며 크롬북 가격도 오른 상태지만, 중간 가격대 크롬북은 인텔 N100/N150의 경우 500달러, 미디어텍 기반 시스템은 370달러라고 설명했다. RAM과 SSD, 디스플레이를 업그레이드하면 사양과 가격 면에서 맥북 네오와 크기 다르지 않다. 그에 반해 서피스는 옵션이 다양하지만 중앙값이 약 1,500달러다.
맥캐런은 칩만 봤을 때 N100/150은 보통 35달러 미만이고 그 절반 가격인 경우도 있지만, 서피스의 퀄컴 스냅드래곤 X 엘리트나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2(루나 레이크) 칩은 모두 100달러가 훨씬 넘는다고 비교했다.
A18 프로가 애플이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 칩이라는 요인도 작용한다. 칩 비용이 크게 절감되기 때문이다. 애플 같은 칩 업체는 개별 실리콘 비용을 지불하지만 실제 칩 크기와 사용된 공정 기술에 따라 가격은 다르다.
맥북 네오를 위해 A18 프로 칩을 추가로 생산했는지, 또는 생산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비축분을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느 쪽이든 이미 비용이 더 들지 않는 부품인 것은 마찬가지다.
성능을 고려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Macworld의 맥북 네오 리뷰와 CPU-멍키닷컴 조사에 따르면 긱벤치 6에서 맥북 네오 A18 프로의 점수는 3,574점으로 N150의 1,125점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쓰레드 CPU 점수는 운영체제 체감 속도와 많은 애플리케이션 작업을 결정한다. 인텔 코어 울트라 X9 388H(팬서 레이크) 긱벤치 단일 코어 점수인 2,908점보다도 높다.
자체 설계 프로세스도 도움이 된다. PC 제조업체는 항상 버티컬 통합과 적시 조달 모델의 2가지 사이를 오가며 운영해왔다. 델이 빠르게 강자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부품을 구입하고 조립한 후 빠르게 완제품 PC로 판매하는 역량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칩 물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시기에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최대한 많은 부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버티컬 통합은 어떤 부품을 언제 입수할지, 가격은 얼마인지, 물량이 풍부한지를 업체가 알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애플은 아마도 각 CPU의 가격을 페니 단위로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티리아스 리서치 애널리스트 짐 맥그리거는 애플이 칩에서 시작해 소프트웨어까지 수직적 전체 제품 스택에 대한 통제권을 지녔기 때문에 원가 구조나 제품 설계에서 훨씬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북 네오의 가격이 저렴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맥그리거는 전체 제품 스택을 제어하기 때문에 현재 애플은 업계의 그 어떤 업체보다도 가격을 유리하게 조정할 힘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다수 PC 업체와 마찬가지로 타사 부품을 구입해 노트북으로 조립한다. 2022년 잠시 퀄컴과 함꼐 서피스 프로 9(5G)용 SQ3 칩을 공동 개발한 적도 있지만 그 단계는 이미 지났다. 이제 CPU나 기타 부품 업체와 협상해야 하는 데다, 더 이상 상위 PC 업체에 속하지도 않기 때문에 다른 곳 못지 않게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용자가 현재 RAM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올랐음을 잘 알고 있다. 맥북 네오의 RAM 용량은 8GB다. 윈도우 11의 최소 사양은 4GB지만, 사실상 모든 윈도우 노트북은 RAM 용량이 8GB일 뿐이며 실제 여러 작업을 진행하려면 16GB 용량이 권장된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 A18 프로는 저전력 DDR5X 메모리를 사용한다. 업체가 메모리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16GB DDR5 메모리 가격은 작년 10월 이후 4배 이상 오른 상태다. 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나 다른 PC 업체는 애플보다 훨씬 큰 다격을 입는다(마이크로소프트는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 급등으로 최종 제품가를 인상한다고 확인했다).
맥북 네오의 SSD 스토리지 용량은 256GB인데, SSD는 타사에서 구입하는 부품이므로 마이크로소프트가 받을 타격과 애플이 받을 타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저렴한 13인치 서피스 랩탑에도 256GB가 들어 있다.
맥캐런은 “공급난을 고려하면 애플은 하드웨어 비용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맥북 네오를 내놓은 시점도 매우 유리하다. 크롬북은 원가가 매우 낮으므로 가격에 변동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마진이 없어지거나 제조사가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즉, 맥북 네오가 저렴한 이유는 애플의 할인 전략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제조 비용이 일반 노트북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경제 환경을 K자형 시장이라고 한다. 저소득층은 가처분 소득이 적고 부자는 더욱 부유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유한 사용자에 맞춰 가격을 높이는 업체가 점점 더 많아진다.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호텔 객실 요금이 계속 오르거나 보급형 자동차 모델이 줄어드는 경우 대중의 비난이 집중된다.
맥그리거는 PC 시장의 변명 중 일부가 본질을 흐린다며 “대다수 업계가 부품 공급난을 틈타 가격을 올리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AMD, 인텔 등 거의 모든 업계가 용량과 단위, 생산량 제한 때문에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며 고급 제품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맥그리거는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자를 애플로 보면서 애플을 추격하려고 하지만, 애플의 가장 큰 수익원 역시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랩탑 고, 서피스 고 같은 기기와 서피스 랩탑 고 3 같은 다양한 버전을 내놓고 저가형 크롬북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서피스 최고 책임자였던 파노스 파나이가 아마존으로 이직하면서 이런 기기도 조용히 사라졌다. 현재 서피스는 퀄컴 독점의 Arm 윈도우 표준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 또한 바뀔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맥그리거는 맥북 네오가 경쟁사에 경고를 울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올해 6월 컴퓨텍스에서 엔비디아의 N1X Arm 프로세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맥그리거는 맥북 네오가 일종의 선제공격이라며 “앞으로 어떤 호환 가능한 솔루션이나 Arm 기반 노트북이 등장하더라도 애플이 그보다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라고 설명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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