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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남겨야 성과가 커진다”…해법은 AI와의 ‘지식 생태계’ 재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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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인력 감축에 나서는 CEO와 경영진이라면, 영국의 로열 닥스 경영법대학(Royal Docks School of Business and Law)이 발표한 새로운 메타 분석 보고서를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많은 의사결정자가 ‘잘못된 최적화’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보고서다.

대규모 해고는 단기적으로는 측정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연구는 AI의 가장 효과적인 활용 방식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 능력과 의사결정 역량을 증강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연구는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지식을 생성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연구에 따르면 AI는 복잡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뛰어나며, 사람은 판단, 의미 해석, 책임이 필요한 작업에 강점이 있다. 또한 AI는 다양한 분야의 사실과 아이디어를 모아 하나의 명확한 그림으로 정리함으로써 기업의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다.

• AI가 담당 의사가 평소 참고하지 않는 다른 전문 분야의 최신 연구를 선별해 보여주지만, 최종 판단은 의사가 내리는 병원
• AI가 여러 관할권의 판례를 몇 분 만에 교차 분석해주지만, 의뢰인을 위한 최적의 논리를 선택하는 것은 변호사인 로펌
• AI가 고객 지원 티켓, 영업 통화, 앱 리뷰의 피드백을 종합해주지만, 무엇을 개발할지는 사람이 결정하는 제품팀

AI와 사람은 각각 따로 일할 때보다, 함께 협력할 때 훨씬 더 큰 효과가 나타난다.

기술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AI가 여전히 해석과 윤리적 판단에서 인간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판단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기업은 AI가 인간의 전문성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가정하기보다, AI가 인간의 학습, 혁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식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여기서 지식 생태계란 기업 구성원이 지식을 생성하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슬랙 채널, 위키, 암묵지, 온보딩 문서, 전문가 네트워크 위에 AI 계층이 덧씌워진 구조를 떠올리면 된다.)

AI로 인력을 대체하면 비용은 절감할 수 있지만, 집단 지성을 발전시킬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인간 역량 육성에 대한 관점

강력한 AI 챗봇과 도구가 등장했을 당시 많은 기업의 반응은 단순히 “이런 도구를 더 많이 쓰자”에 그쳤다. 이제는 ‘역량 위축의 역설(skills atrophy paradox)’을 직시할 시점이다.

저연차 직원을 AI를 활용할 줄 아는 고연차 직원으로 대체하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확산된다면, 미래에는 고연차 직원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미국과 영국 주요 대학 연구진이 수행한 “문제 해결 지속력과 자율 수행 능력을 저해하는 AI(AI Assistance Reduces Persistence and Hurts Independent Performance)”라는 논문에 따르면, AI 챗봇 의존은 인간의 역량을 약화시킨다.

1,2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학 문제와 독해 과제에서 AI 보조 도구의 효과를 실험한 결과, AI가 수행 성과를 높이기는 했지만 AI의 도움을 없애자 점수는 급격히 하락했다. 또한 AI를 사용한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어려운 문제를 더 빨리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단 10~15분, 즉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 정도의 AI 사용만으로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AI 사용을 금지하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AI가 사람의 성장과 학습을 돕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연구가 공통적으로 내리는 결론은 분명하다. 기업은 의사결정의 ‘저자(author)’로 사람을 남겨두어야 하며, AI의 출력을 단순 승인하는 역할로 격하시키지 않아야 한다.

또 다른 오류는 ‘생산성’이라는 협소한 개념, 즉 산출량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기업일수록 법적 책임 측면에서 방어력이 높고, 고객의 신뢰를 얻기 쉬우며, AI가 자신감 있게 만들어내는 고비용의 실수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강력한 ‘지식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법

로열 닥스 연구가 제시하는 인간-AI 지식 생태계의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워크플로우 재설계 : 누가(또는 무엇이) 해당 작업에 가장 적합한지를 기준으로 업무를 재구성하고, ‘대체’가 아닌 ‘인계’를 설계한다
• 새로운 역할 : AI 전문가를 채용하거나 내부에서 육성한다
• 교육의 전환 : 도메인 지식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의 지식과 AI의 입력을 언제, 어떻게 결합할지를 아는 ‘메타인지’ 역량을 강화한다
• 문서화의 중요성 증대 : AI가 복잡성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더욱 정교하고 철저한 문서화를 수행한다
• 윤리적 가드레일 내재화 : AI가 인간과 비즈니스 중심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사람이 지속적으로 통제한다

새로운 AI 전략

로열 닥스의 연구가 던지는 불편한 진실은 AI가 생각보다 덜 강력하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다수 기업이 선택한 전략이 AI의 잠재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AI로 사람을 대체하는 것은 근시안적 일회성 비용 절감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AI가 인간을 더 똑똑하게 바꾸고, 인간이 AI를 견제하는 구조의 지식 생태계는 복리 효과를 만들어낸다.

급여 절감이라는 수치에만 집중하는 것은, 측정 가능한 것만 중요하다고 믿는 ‘정량의 오류(quantitative fallacy)’에 빠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결과는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AI가 직원의 일을 대신할 것이라 기대하며 인력을 과도하게 감축한 기업은, 사람과 AI의 파트너십 문화를 구축하고 강력한 지식 생태계를 만든 기업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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