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터너스 시대의 애플, ‘아이폰 인텔리전스’가 시험대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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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취임하는 신임 CEO 존 터너스는 회사 밖에서는 다소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분명한 사실은 애플이 AI 분야에서 고전해왔다는 점이며, 이제 애플을 ‘진짜 AI 기업’으로 만드는 일은 터너스의 몫이 됐다.
애플이 팀 쿡의 뒤를 이을 CEO로 하드웨어 총괄 존 터너스를 내세웠을 때, 반응은 호의적이었지만 조용했다. 터너스가 애플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터너스는 거의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발언해온 적이 없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셜 미디어 글도 없고, 하드웨어를 넘어선 비전을 드러낸 대형 연설이나 인터뷰도 없다.)
필자는 오랫동안 애플의 팬이었지만, ‘아이(i)’의 사람들은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애플이 AI 선도 기업이 되지 못한 점 — ‘최고’가 아니라 ‘선도 그룹’에만이라도 들지 못한 점 — 은 지난 2년간 헤드라인을 장식해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스티브 잡스가 CEO로 복귀했을 당시 보여줬던 열정과 추진력이 수년간 애플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가장 명확한 사례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다. 예전에는 1년에 한 번,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기기를 교체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필자는 거의 5년째 아이폰 13 프로 맥스와 애플 워치 시리즈 7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매년 애플의 신제품 발표를 기대했고, 단 하나의 명확한 업그레이드 이유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찾지 못했다. AI에 대한 약속은 흥미로웠지만, 애플은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지 못했다. 아이폰 카메라는 계속 좋아졌지만, 이미 사진 품질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애플이 실제로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기능이 하나 있었다. 아이폰에서 통화를 녹음하고 즉시 텍스트로 전사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애플은 이 기능을 모든 기기에 제공해버렸고, 결과적으로 신형 아이폰 판매를 자극할 요소가 되지 못했다. (더구나 애플은 이 전사 기능이 약 30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사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한 시간짜리 인터뷰를 자주 하는 필자에게는 큰 문제다. 25분쯤에 녹음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숨이 나온다.)
AI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내부에 쌓여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진짜로 ‘이해’하는 스마트함을 기대한다. 예를 들어, 기자인 필자는 여러 언론사의 앱을 설치해두고 있다. 어느 선거일 밤, 한 상원 선거 결과가 확정됐다는 알림을 무려 16개나 받았다. 16개가 아니라 1개면 충분하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진짜 ‘인텔리전스’라면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약속 장소로 운전 중일 때, 이미 애플 지도에서 경로를 안내받고 있다면 회의 15분 전에 캘린더 알림을 띄울 필요도 없다. 아이폰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실수들이 쌓인다. 애플처럼 거대한 기업의 CEO에게 필요한 핵심 자질은 비전, 혹은 비전처럼 느껴질 수 있는 강한 열정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을 비교하게 된다. 잡스는 열정적이고 설득력이 있었으며, 영감을 주는 리더였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할지, 혹은 필요로 하게 될지를 직감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동시에 즉흥적이고 거칠었으며, 항상 사실에 충실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잡스는 뛰어난 비즈니스 리더였다. 그 배경에는 도움이 있었다.
쿡은 잡스와 거의 정반대의 인물이다. 정확하고 체계적이며 세부 사항에 강했다. 대체로 사람들을 존중하며 대했다. 그러나 연설은 인상적이지 않았고, 쿡을 가리켜 ‘전기적이고 영감을 주는 인물’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일에 대한 열정은 있었지만, 그것이 대중 앞에 드러나는 일은 드물었다.
잡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쿡이라는 ‘최고의 기술 관료’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잡스는 미래에 대한 큰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쿡이 잡스보다 약한 CEO였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쿡이 있었기에 잡스가 그만큼 빛날 수 있었다는 점은 간과한다.
쿡 재임 초반에는 잡스의 열정을 일부 공유한 인물이 있었다. 조니 아이브다. 그러나 아이브는 상사의 테크노크라트적 리더십에 피로를 느끼고 2019년 회사를 떠났다. 최고의 리더십 조합은 ‘비전 있는 CEO’와 ‘테크노크라트 부CEO’라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반대의 조합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고객과 직원은 CEO에게서 직접 열정과 비전을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제 변화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터너스 CEO 체제에서 애플이 AI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가장 큰 의문이다.
애플은 자금력과 영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AI를 직접 개발하든 인수하든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더 정확히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꿰뚫는 비전을 갖고 있을까? 잡스는 사람들이 아직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을 때조차, 그것을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이 있었다.
컨설팅 업체 액셀리전스의 CEO이자 전 맥킨지 북미 사이버보안 총괄이었던 저스틴 그라이스는 터너스를 “커리어 내내 실행에 몰두해온 내부자”라고 평가한다. “그는 애플이 자기 길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아는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그라이스 역시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애플의 희망을 AI에 걸고 있다. “주요 AI 기업 지도를 보면 애플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애플을 앞서가고 있다. 시리는 최종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만큼 강력하지 않다.”
AI의 핵심은 단순히 온디바이스에서 AI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 시계, 맥, 아이패드를 오가는 모든 정보를 정교하게 통합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시리를 통해 접근 권한을 통제하는 ‘관문’으로서의 애플을 떠올렸다. 당시에는 시리 접근권이 막대한 가치를 가질 것이라 여겨졌다. 지금은 다르다. 많은 사용자가 아이폰을 통해 애플의 경쟁사들이 제공하는 생성형 AI 서비스에 접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AI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 단,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정보를 지능적으로 통합해낼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 패키지를 시리를 통해서만 제공한다면, 애플은 다시 ‘관문’을 장악할 수 있다.
아이폰 사용자가 클로드나 퍼플렉시티에 접속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애플이 ‘공식 파트너’에게만 캘린더, 연락처, 통화 기록, 여행 계획, 은행 계좌, 사진 등 모든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허용한다면, 기업은 다시 그 접근권을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애플의 진짜 금맥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문제는 터너스가 그것을 캐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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