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행사로 신제품이 발표되던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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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월 19일 수요일에 새로워진 아이폰 SE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매년 가을에 있는 정기적인 아이폰 발표와는 조금 다르다. 가을에 발표되는 아이폰은 전용 미디어 행사에서 진행되므로 일주일 전부터 단서가 가득한 초대장을 공개하지만, 이번에 신제품을 언급한 팀 쿡의 X 게시물은 행사용이 아니었다. 아이폰 SE는 수수하게 발표 당일 아침 이메일 보도자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작년 10월 신제품 맥이 발표된 경로와도 유사하다. 사용자나 미디어는 행사를 기대했지만 대신 3일동안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보도자료 발표 역시 애플이 놀라움이라는 요소를 유지하는 방법이지만(영상 제작과 연기 지도 비용도 줄어들 것이다), 흥분이라는 측면에서는 뭔가 부족하다. 행사는 보도자료와는 다른 과대광고 효과를 주고, 동네 분식집과는 달리 애플 생태계에 속한 제품이라면 어느 정도의 과대광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행사를 통한 과대광고는 이제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 애플의 대형 행사는 언젠가 사라질 운명이었고, 신제품 발표가 꼭 봐야 하는 영상이었던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2024년에도 많은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어느 행사도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다. 5월에 있었던 애플 렛 루즈(Let Loose) 행사에서는 아이패드 충돌을 사과하는 언급이 길게 이어졌고 실제 제품 공개 순서는 길지 않았다. 필자는 개최 전에 이메일로 대체할 수도 있는 행사라고 예측했는데 그 예측을 수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WWDC는 소프트웨어, 아이폰 발표 행사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주로 다뤘고 하드웨어 혁신에 대한 내용은 적었다. 가장 중요한 행사였을 맥 미니 M4 재설계는 조용한 미디어 발표로 대체됐다.
확성기를 들기보다는 속삭이는 방식을 택하면 애호가들이 실망할 가능성이 적다. 행사를 치를 비용으로 더 자주 기술 미디어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대형 행사가 점점 줄어들면서 각 행사가 얻을 수 있는 관심의 양은 반대로 더 커진다. 너무 자주 늑대가 왔다고 소리치면 늑대 알림 라이브 스트리밍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애플 대형 행사에 대한 경고 신호가 나타난 것은 많은 문화 시설이 문을 닫고 일상 생활이 중단되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다. WWDC 2020은 실제 무대 대신 사전 녹화된 영상으로 대체됐다. 팬데믹 제한이 해제되었을 때도 행사의 많은 시각적 특성이 유지됐다. 즉, 미리 준비된 프레젠테이션과 몇 가지 시연 요소가 혼합된 것이다. 가상 행사의 이점은 너무 많아서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문제는 라이브 무대가 빠진 행사는 원래의 목적과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사전 녹화 영상은 선명하고 빠르지만, 실시간 무대 발표 같은 흥분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막상 새로운 소식이 공개돼도 신문 1면에 실릴 발표를 보기 위해 80분 동안 재미없는 촌극과 마케팅 직원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모두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그냥 이메일을 보내면 어떨까? 공식 웹사이트에 광고를 게시하는 걸로 그치면 어떨까?
최근 애플 신제품이 비교적 지루해졌고, 팀 쿡이 전임자와 달리 전면적으로 나서 애플의 얼굴이 되는 데 관심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론은 하나뿐이다. 앞으로도 애플 행사는 줄어들 것이고, 행사가 열려도 예전만큼 흥미롭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새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서 미안합니다” 같은 실수와 사과는 줄어들고 진정한 경이로움이 더 많아질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실제 청중을 앞에 두고 무대에서 발표하지 않고, 영상이나 보도자료로 알렸다고 상상해 보자.
그러나 모든 것이 덜 자연스러워진 지금에 와서는 현재의 방법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제품이지 행사가 아니다. 새로운 아이폰 SE 역시 발표 방법이 아니라 그 품질과 성능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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