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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메타가 ‘로봇의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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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술 업계와 테크 블로그계는 애플(아이폰을 만드는 회사)과 메타(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이 매일같이 AI가 생성한 엉망진창 콘텐츠와 마주하게 만드는 회사)가 실제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애플의 로봇은 ‘아이로봇’이 아니다

TF 증권의 애널리스트 밍치쿠오는 지난 12일 X에 “애플이 미래 스마트홈 생태계를 위한 휴머노이드 및 비휴머노이드 로봇을 모두 연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밍치쿠오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아직 PoC 단계에 있으며, 2028년 이후에나 양산될 전망이다.

PoC 단계는 말 그대로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알려진 매우 제한적인 정보에 따르면, 애플은 휴머노이드 로봇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밍치쿠오는 X에서 애플이 “휴머노이드(humanoid)”라는 표현 대신 “인간적인(anthropomorphic)”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이는 애플이 기기의 형태보다는 사용자가 기기를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내부적으로 휴머노이드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필자가 ‘애플의 ‘ELEGNT’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감성 로봇의 방향성’에서 소개한 로봇은 인간과 비슷한 바디 랭귀지를 사용하지만 형태는 램프처럼 생겼다. 즉, ‘인간적인’ 특성을 지녔지만 인간처럼 생긴 ‘휴머노이드’는 아니다. 애플은 로봇이 인간 사용자의 반응에 맞춰 표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지만, 이 로봇이 꼭 사람처럼 보일 필요는 없으며 심지어 음성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의 첫 번째 ‘로봇’은 아마도 움직이는 홈팟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부 코드명 J595로 알려진 이 기기는 유출된 정보에 따르면, 기울이고 회전하고 움직일 수 있는 로봇 팔 끝에 아이패드 같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또한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바라보는’ 기능을 갖춰 사용자와 기기가 상호작용할 때나 페이스타임 통화 시 사용자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기기 및 보안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가정용 기기를 ‘휴머노이드’가 아닌 ‘인간적인’ 방식으로 설계하는 연구가 이 기기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ELEGNT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 실험이 아니다. 휴머노이드 형태가 아닌 로봇의 움직임을 설계하는 프레임워크로, 기능적 속성(작업 효율성)과 표현적 속성(의도, 주의, 감정 전달 등)을 결합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은 2026년이나 2027년까지 1,000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탁상용 로봇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밍치쿠오가 언급했던 휴머노이드 로봇은 언제 출시될까? 현재로서는 애플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 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본다.

메타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가능성 없는 이유

메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세부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다음과 같다.

메타는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하드웨어 부서 내에 새로운 팀을 신설했다. 자율주행차 기업 크루즈(Cruise) CEO였던 마크 휘튼이 이끄는 이 팀의 목표는 센서, AI, 기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자체적으로 로봇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피겨 AI(Figure AI)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기업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메타가 사람 크기와 형태를 갖춘 소비자용 로봇이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잔디를 깎는 미래를 꿈꾸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 왜 ‘로지 더 로봇(Rosey the Robot)’ 같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관여하려 할까?

그 답은 메타 CTO 앤드류 보스워스가 작성한 내부 메모에서 찾을 수 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이 메모에서 보스워스는 “리얼리티 랩스와 AI 부문에서 메타가 이미 투자하고 개발한 핵심 기술은 로봇 공학 발전에 필요한 기술과 상호 보완적이다. 메타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결국 메타 AI와 MR·AR 프로그램의 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즉, 메타는 로봇 기술이 자사 AI 및 XR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메타가 이전에 개발한 도구, 특히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자신의 클론을 만들고 AI 아바타가 팔로워와 소통하도록 하는 기능을 현실 세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즉, 메타 고객을 대신해 로봇이 실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메타가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메타 AI 및 XR 프로그램의 가치 증대에만 기여한다는 논리를 따르려면, 사용자가 메타의 MR 글래스를 통해 로봇 아바타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메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기술을 현실화하려는 기업 중 하나다.

‘애플봇’과 ‘메타로이드’를 이해하는 방법

결국 애플은 애플답게, 메타는 메타답게 행동하고 있을 뿐이며, 우리는 점점 ‘로봇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애플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용 전자제품의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 한다.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해 더 친근하고 반응성이 뛰어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목표다.

메타는 로봇을 이용해 사람들이 비인간적 존재와 ‘소셜 네트워킹’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이는 결국 가정 내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두 기업 모두 직면한 큰 과제는 인재 확보다. 현재 전 세계 수백 개의 기업과 대학이 로봇 전문가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애플과 메타도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이 ELEGNT 프로젝트 같은 연구를 공개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유능한 로봇 엔지니어들의 관심을 끌어, 애플에서 일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일 수 있다.

한편 애플과 메타가 로봇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의외의 행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향후 10년간 로봇 기술이 세상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로봇 시장의 총 가치는 2035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공장, 사무실, 의료, 가정 등 곳곳에서 활용될 것이다. 로봇의 보편화는 거의 확실한 미래다. 하지만 이들 로봇이 어떤 형태를 갖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인간을 직접 대체하고 보조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할까? 아니면 일상 가전이 점점 더 로봇화될까? 예를 들어, 잔디 깎기는 더 발전한 로봇 잔디깎이가 맡고, 청소는 더 정교한 로봇 청소기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인간형 로봇이 직접 잔디 깎기를 밀고, 걸레질을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가? 앞으로의 로봇 시대는 그 형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결국은 두 가지 방향 모두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은 로봇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확보 경쟁을 벌이며 미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자사의 미션이 향후 제품 가능성과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를 모색하고 있다.

물론 애플과 메타도 로봇 공학에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다른 주요 기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들 기업이 로봇 산업을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로봇의 시대는 이미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가 계속해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결국 자체 로봇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메타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개발해 판매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말라.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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