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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크롬을 잃길 바란다, 비록 그 과정이 혼란스럽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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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불법 독점 운영에 대한 처벌로 크롬을 분리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고히 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미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4년간 진행한 소송에서 승소한 지 6개월이 넘었다. 당시 법원은 구글이 셔먼 반독점법(Sherman Antitrust Act)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미국 연방 지방법원 판사 아밋 P. 메타는 구글이 파트너들에게 크롬과 구글 검색을 강제하는 계약을 통해 의도적으로 불법 독점을 형성하고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애플과의 검색 계약이 맞물리면서 구글은 모바일 웹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독점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처음에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 중 하나를 매각하거나 포기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경우에 따라 이들을 조합해 분리하는 가능성도 검토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즉각 항소했으며, 현재도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크다. 거대 기업과 법률 부딪히는 이런 사안은 진행 속도가 매우 더디다.

또한 이들 조치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한 의문도 컸다. 판결이 내려진 2024년 8월은 기업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전이었으며, 구글이 그에게 100만 달러를 ‘기부’하고 CEO 순다르 피차이를 취임식에 보낸 것도 판결 후의 일이다. 피차이는 트럼프가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을 맡기 전에 마라라고 저택에서 만나 교류했고, 구글은 미 연방 정부와의 계약을 유지하려는 명확한 의도로 트럼프 지침에 맞춰 다양성과 포용과 관련한 인력 채용 목표를 포기하기도 했다.

Google CEO Sundar Pichai at Google I/O

Google

이 모든 행보는 1980년대 AT&T 이후 가장 큰 반독점 소송을 겪고 있는 기업으로서는 상당히 부적절한 조치였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이는 그저 평범한 관행처럼 보인다. 법적 문제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고 정치인에게 거액을 기부한 기업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의 영향 아래 있는 법무부는 구글 검색이나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크롬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의 환심을 사려 했던 구글의 시도는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최종 판결이 내려지고 연방법원의 승인을 받기까지는 여전히 몇 달은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 구글 역시 이를 막기 위해 공식적인 법적 절차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방법까지 총동원할 것이 분명하다. 구글이 가장 우려했던 검색, 크롬, 안드로이드 삼중 위기는 피했지만, 크롬 브라우저는 여전히 구글 전략의 핵심 요소다. 따라서 구글이 결국 크롬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하에 본다면, 이런 변화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글은 크롬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

연방법원 판사 메타는 “구글은 독점 기업이며,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독점적으로 행동했다”라고 판결했다. 검색 시장을 조금이라도 분석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명백한 사실이다.

현재 구글은 검색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경쟁자인 빙조차 4% 미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곳곳에 강제로 빙을 밀어 넣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 외 경쟁자로 꼽히는 바이두(Baidu)와 얀덱스(Yandex)는 각각 중국과 러시아처럼 구글이 진출하지 않은 시장에서만 운영되고 있어, 실제로 구글의 글로벌 검색 시장 독점에 도전할 만한 대안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독점’과 ‘불법 독점’은 다르다. 셔먼 반독점법(Sherman Antitrust Act)에 따르면, 시장에서 유일한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거북이를 위한 EVA 우주복을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라면 해당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겠지만, 이는 불법이 아니다.

generic google chrome laptop green

Michael Crider/Foundry

구글의 경우 법원은 구글이 ‘의도적으로’ 독점 상태를 조성하고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기업 간 파트너십과 크롬 및 안드로이드의 소유·운영권을 이용해 경쟁업체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조사 및 소송 과정에서 이를 입증할 증거를 은폐하거나 삭제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단순한 시장 지배력 때문이 아니라,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독점 유지 전략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이 모든 행위는 결국 구글이 인터넷 검색의 사실상 표준이자 디지털 광고 시장의 무적의 강자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구글은 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고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고, 결국 이런 지배력이 법적 제재를 받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구글의 독점 전략은 검색 시장을 넘어 웹 브라우저와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까지 확장됐다. 현재 구글은 브라우저 시장에서 65%,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으며, 개별 사용자 관점에서 반드시 우려할 문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오늘날 인터넷 환경에서는 구글,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과 상호작용하지 않고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사용자 개인정보는 수많은 데이터 브로커에게 거래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공공 정책이나 미국 기술 산업의 규제 측면에서의 논평이 아니라, 단순히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구글의 크롬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이유는 충분하다.

크롬의 퇴보와 사용자 경험의 악화

최근 몇 년 동안 크롬은 브라우저로서 근본적으로 더 나빠지고 있다. 원래부터도 경쟁 브라우저보다 RAM을 과도하게 점유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2008년 출시 당시 호평을 받았던 속도마저 예전만큼 빠르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이는 웹사이트 자체가 점점 더 무거워진 탓도 있을 수 있지만, 크롬이 과거의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uBlock Origin extension is no longer available in Chrome Web Store screenshot

Joel Lee / Foundry

구글의 의도적으로 내린 결정들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 새로운 표준 업데이트로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의 기능을 사실상 제한했는데, 이 변경 사항은 이제 대부분 사용자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구글은 매니페스트 V3(Manifest V3) 업데이트가 성능, 보안,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개발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인기 광고 차단 확장 프로그램인 유블록 오리진(uBlock Origin)의 개발자는 기존 확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을 거부했고, 새로운 정책을 따르기보다는 기능이 제한된 ‘라이트’ 버전을 별도로 출시했다.

세계 최대 광고 기업 중 하나가 웹 브라우저에서 광고 차단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설계했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실제로 구글은 크롬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서드파티 확장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반면, 데스크톱 버전 크롬이나 다른 안드로이드 브라우저들은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사용자가 가장 먼저 설치하는 첫 번째 확장 프로그램이 광고 차단기인데 구글은 왜 지원을 제한하는 것일까?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은 사용자 입장에서 불만을 가질 만한 결정을 숱하게 내렸다. 유튜브 운영을 엉망으로 만들고, 구글 검색 품질을 점점 더 떨어뜨리며, 미심쩍지만 필수적인 ‘AI’ 기능을 사업 전반에 억지로 밀어 넣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공유하는 행태는 오늘날 웹 광고 산업의 근간이 됐다. 요컨대, 과정이 어떻든 간에 구글이 크롬과 분리된다고 해도 아쉬울 이유는 없다.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

크롬과 구글의 결별이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되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크롬은 단순한 브라우저가 아니다. 구글이 저지른 잘못은 많지만, 그와 동시에 오픈소스 브라우저 개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해온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크로미움 프로젝트를 통해 크롬뿐 아니라 다양한 브라우저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크로미움은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오페라, 비발디 같은 브라우저의 핵심 코드 베이스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이 1%를 넘는 브라우저 중에서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것은 파이어폭스와 사파리뿐이다.

Closed Chromebook lid with stylus on top

CC Photo Labs / Shutterstock.com

크로미움은 크롬 브라우저뿐 아니라 구글의 윈도우 대안 운영체제인 크롬OS의 기반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크롬북은 저가형 노트북 시장이나 학교처럼 대량으로 구매하는 시장에서는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크롬OS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맥OS나 심지어 리눅스보다 낮지만, 만약 크롬OS가 사라진다면 많은 사용자가 저사양 노트북에 무거운 윈도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그렇기에 만약 내일 당장 크롬과 크로미움이 사라진다면 브라우저 시장뿐 아니라 그 이상의 영역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는 크로미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가 가장 큰 변수다. 크로미움이 사라지면 이를 기반으로 한 크롬OS와 크롬북도 불확실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구글이 더 이상 직접적인 수익을 얻지 못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에 수억 달러를 계속 투자할 가능성은 낮다.

어쩌면 구글이 크롬북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크로미움 개발은 다른 기업에 넘기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구글은 여전히 큰 타격을 입게 되고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한 다른 브라우저 개발사에도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브라우저 시장의 종말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지난 10년간 거의 없었던 실질적인 경쟁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그렇다면 크롬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일까? 답은 어렵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찾아온 기회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인프라와 브라우저 개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기업일 뿐만 아니라, 크롬처럼 거대하고 다루기 까다로운 사업을 인수할 재정적 여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수년간 윈도우 사용자에게 엣지를 강제하다시피 밀어붙여 온 전력이 있다. 크롬을 인수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모든 신형 윈도우 노트북에 ‘마이크로소프트 크롬’이 기본 탑재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엄청난 성과가 될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는 빙 검색 결과와 지원 페이지를 조작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이 사용한 전략처럼 브라우저를 활용(혹은 악용)해 빙 검색을 키울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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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Universal Pictures

“그럼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이 독점 문제로 곤경에 빠졌던 것과 똑같은 일을 하려 한다는 건가?”라고 생각했다면, 정확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 남용이나 브라우저 통합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과 브라우저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구글이 지난 20년 동안 누려온 압도적인 우위를 따라잡기 위한 시도를 할 명분이 어느 정도 생긴다. 물론 완전히 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 오페라나 파이어폭스 같은 독립적인 브라우저가 이 기회를 잡고 시장에서 더 강한 입지를 다지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이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당장 구글의 브라우저, 검색, 광고 사업에서 큰 몫을 가져올 수 있다면 20년 뒤 규제 당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우위를 점할 무언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스크톱 운영체제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과거처럼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사용자는 윈도우 11 강제 업그레이드 정책에 반발하고 있으며, 리눅스는 밸브의 스팀OS 지원 덕분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하드웨어로의 전환과 OS에 구애받지 않는 웹 기반 도구의 확산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통적인 시장 지배력을 흔들고 있다. 이는 사실상 PC 게임의 본거지였던 윈도우의 지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장 유력한 크롬 인수 후보일 뿐이다. 하지만 다른 빅테크 기업, 예를 들어 애플, 아마존, 메타 같은 기업도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기회를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혹은 구글이 크롬을 매각하는 대신 아예 폐쇄해버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구글 입장에서 상당한 재정적 타격이 되겠지만, 동시에 경쟁사에 주어질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전략적 움직임이 될 수도 있다.

만약 구글이 크롬을 없애버린다면, 어떤 형태로든 크로미움 기반의 새로운 브라우저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크로미움 프로젝트가 오픈소스인 만큼, 기존 크롬의 연장성이 되거나 포크된 버전이 등장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된다고 해도 별로 아쉬울 것은 없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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