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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신호로 사람을 ‘지문’처럼 식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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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기술에 대해 걱정할 것이 점점 많아지는 시대다.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대학교 연구진은 와이파이 신호만으로 특정 개인을 식별하고 위치를 추적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자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의 몸 자체가 와이파이 신호와 상호작용하는 방식만으로 신원을 구별할 수 있다.

‘후파이(WhoFi)’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영화 ‘다크 나이트’를 연상시킨다. 사실, 무선 신호가 물리적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감지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했다. 약 10년 전에도 와이파이 신호를 이용해 건물의 3D 지도를 생성하는 기술이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체의 고유한 와이파이 반사·투과 특성을 바탕으로 사람을 ‘지문’처럼 식별하고, 물리적 공간 내에서 추적, 그리고 같은 장소나 다른 장소에서도 다시 인식할 수 있게 됐다.

유사한 시도는 2020년에도 있었지만 정확도는 75% 수준에 그쳤고, 실제 감시에 사용하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후파이는 신경망 기반 모델과 함께 사용할 경우 최대 95.5%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조명 조건에 영향을 받고 벽이나 사물을 통과하지 못하는 기존 카메라 기반 감시 방식보다 우수한 면이 있다.

이 기술이 끼칠 파장은 엄청나다. 와이파이가 거의 모든 공공 및 사적 공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무해하지만 섬뜩한 활용 예로는, 특정 고객이 매장을 다시 방문했을 때 이를 감지해 쿠폰을 문자로 보내주는 마케팅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악용될 경우, 와이파이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이동 경로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거나, 거주지 등 사적 공간을 감시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정부기관이 이런 데이터에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명하다.

현재 후파이는 개념 증명 수준의 기술로, 구현에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기술 자체는 실존하며, 사용하는 하드웨어는 특별할 것 없는 범용 와이파이 공유기였다. 연구진은 논문 데이터셋에서 TP-링크 N750 공유기 두 대만으로 실험을 수행했으며, 이는 최신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기본형 장비에 불과하다.

이 기술이 무섭게 느껴진다면 위안이 될 만한 점은 하나 있다. 실험 환경은 아직 과학수사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총 14명의 피험자에게 기본 의류, 겉옷, 백팩을 조합해 착용시켰고, 이들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샘플에서 95% 정확도를 기록한 것은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쓰기엔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를 찾아내기에는 충분한 정확도라는 점에서, 기술의 잠재력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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