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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쇼핑 봇이 몰려온다” 온라인 유통, 구조부터 다시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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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3년 안에, 소비자와 기업을 대신해 물품을 구매하는 자동화된 자율 쇼핑 봇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업체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쇼핑 봇의 확산은 제품 노출, 마케팅, 가격 책정, 판매 방식 등 구매 전 과정에서의 유통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디지털 쇼핑 환경에 맞춰 최적화하더라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보자. 쇼핑 봇이 단일 ‘쇼핑 세션’ 동안 수천 명의 고객을 대신하게 될 경우 반품 정책은 어떻게 적용될까? 현재 다수의 유통업체는 ‘렌팅’ 또는 ‘워드로빙’이라 불리는 반품 사기를 막기 위해, 고객당 일정 수량 이상의 반품을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매장에서 6개월 동안 최대 20회 반품을 허용한다고 할 때, 하나의 쇼핑 봇이 1만 8,000명의 고객을 대리하는 상황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또한 구매 유도 수단으로 사용되는 멤버십 포인트는 누가 가질까? 봇을 소유한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AWS, 구글, 앤트로픽과 같은 기업이 가져가게 될까? 아니면 구매액 비율에 따라 인간 고객에게 귀속되는 방식일까?

이처럼 봇으로 인해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해답은 없다. 봇은 소프트웨어이며, 고객은 사람이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쇼핑이 이뤄진다. 봇은 고화질 제품 이미지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는 마케팅 문구 같은 요소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반면, 인간 고객은 그런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봇은 해당 정보를 무시한 채 구매하고, 이후 구매한 내용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일까?

또한 자율 쇼핑 봇은 실제로 구매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원하던 신발과 냉장고를 구매했으며, 화요일에 배송될 예정”이라고만 통보하는 구조일까? 아니면 구매 추천 목록을 제시하고, 인간 고객이 직접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식일까?

이 시나리오에서 중요한 전자상거래 핵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유통업체는 봇이 기존 웹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할까? 아니면 생성형 AI 에이전트가 최대 효율로 작동할 수 있도록 봇 전용 구조로 사이트를 새롭게 설계해야 할까?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봇 간 상호작용 체계로 진화할 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쇼핑 봇인가

과거 여행사를 떠올려보자. 여행사는 고객에게는 무료 서비스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호텔, 식당, 항공사, 렌터카 업체 등에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여행사가 진정 가성비 좋은 상품을 추천한 것인지, 아니면 커미션 수익을 노린 선택이었는지를 의심하곤 했다.

이 점은 쇼핑 봇에서 가장 핵심적인 신뢰 이슈로 이어진다. 인간 고객은 쇼핑 봇이 진짜 고객을 위한 구매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봇 소유자의 이익을 위한 구매를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한 결제 사기가 발생했을 경우, 봇이 개입된 상황에서의 책임 소재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예를 들어 해커가 봇을 속여 불법 구매를 유도했을 경우, 가맹점이나 은행은 이를 일상적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초기 전자상거래 시대, 비자 등의 카드사는 ‘제로 책임(Zero Liability)’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카드 사용자에게 온라인 쇼핑을 시도할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쇼핑 봇에도 유사한 모델이 필요할 수 있다.

기계가 읽는 방식으로 데이터 구조 바꿔야

타타 컨설팅 서비스(Tata Consultancy Services)의 매니징 파트너 프랭크 디애나는 이렇게 분석했다. “이 변화는 소비자 중심의 소매 체계 전체를 재검토하게 만든다. 유통업체는 제품 데이터를 사람이 브라우징하기 위한 형태뿐 아니라, 기계가 파싱할 수 있는 명확하고 구조화된, API 접근 가능한 정보로 재구성해야 한다.” 디애나는 이어 “가격 고정 방식, 멤버십 구조, 할인 전략까지 모두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수석 연구 디렉터 줄리 겔러도 “이제 중요한 것은 단지 가시성 확보가 아니라, 제품 정보, 가격, 재고가 기계가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을 설득하는 구조에서, 기계가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로 전환해야 하며, 그렇게 설계한 유통업체만이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겔러의 말은 설득력이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대다수 봇은 현재 유통업체가 인간 고객을 위해 작성한 영문 설명을 해석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것은 봇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이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은 방식이다. 그 차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중요하다.

첫째, 봇에 최적화된 사이트일수록 봇의 방문 빈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는 결국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 봇 전용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다. 둘째, 사이트 처리 속도 문제다. 최대 효율로 설계된 사이트는 방문을 더 빠르게 마칠 수 있고, 특히 연휴나 특가 행사 기간에 시간당 수익 계산을 고려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이 속도는 핵심 경쟁력이 된다.

IDC에서 16년간 유통 IT를 분석해 온 소매 애널리스트 레슬리 핸드는 2028년까지 전체 소매 매출의 1% 이상이 쇼핑 봇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유통 IT 리더들이 대비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핸드는 “유통업체는 에이전트 역량과 시스템 통합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설명하며, “브랜드가 설계하지 않은 맞춤형 제안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구조를 허용하려면, 그 의사결정 권한을 시스템 외부에 넘겨야 하며, 고객, 제품, 재고, 주문 이행에 대한 데이터를 에이전트가 접근 가능하도록 개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봇 쇼핑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부수 효과도 존재한다. 제품별 SKU 수준의 상세 정보가 대폭 정비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인간 고객에게도 더 편리한 쇼핑 환경으로 이어질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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