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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게 통하는 마케팅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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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코드를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개발자 도구 시장은 매우 작았다. 당시에는 주로 컴파일러, 디버거, IDE 정도가 전부였고, 시각적 개발 도구가 나오면서 일부 컴포넌트 세트가 판매되기도 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았다. 마케팅 방식 또한 단순했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과 SaaS의 등장은 개발자 도구 시장을 전례 없이 확대시켰고,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컴파일 후 플로피디스크에 담아 박스에 넣어 배송”하는 방식으로 배포가 끝났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막대한 자금이 흘러들고 있고, 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발자의 관심을 확보해야 한다. 당연히 모든 업체는 자사 제품에 개발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마케팅 부서를 두고 있다.

문제는 단 하나다. 개발자는 마케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개발자가 마케팅을 거부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업체에 실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케팅 구호는 사절

첫째, 일반적으로 개발 도구 사용자는 예산을 쥐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개발자가 직접 도구 구매 예산을 통제하는 경우는 드물고, 실제로는 관리자가 결정한다. 일부 팀은 위에서 정한 도구를 그대로 사용해야 하고, 운이 좋은 팀은 관리자가 개발자의 추천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도구를 사용하는 개발자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일은 없다.

둘째, 개발자는 과장된 홍보를 불신하고 곧바로 무시한다. 만약 당신이 만든 개발자용 제품이 처음부터 외면받기를 원한다면 잠재 고객에게 출시 소식을 “매우 흥분되고 기쁘게” 전하면 된다. 또한 “소프트웨어의 모든 버그를 제거한다”라는 제품 역시 배제된다. 왜냐하면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언제나 버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직설적인 사람이며, 직설적인 주장에만 반응한다. 과장된 표현이나 마케팅 용어로 가득한 미사여구는 단번에 걸러낸다. 개발자에게 ‘오늘의 유행어’를 내세운 광고는 관심 대상이 아니다. 그런 건 관리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셋째, 개발자는 세련된 광고보다 동료의 추천을 더 중시한다. 새로운 도구 소식을 접하면 제품 웹사이트보다 먼저 레딧이나 해커뉴스(Hacker News)에서 다른 개발자의 의견을 찾아본다. 즉, 대학에서 배운 전통적인 마케팅 캠페인이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해커뉴스나 레딧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스팸성 게시물(astroturfing)’을 올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모이는 공간에서 노골적으로 제품을 띄우려 하면, 개인정보 보호 컨퍼런스에서의 마크 저커버그보다 더 빠르게 몰매를 맞을 것이다.

넷째, 개발자는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원한다. 개발자는 절대 판매 대상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백서’라는 꼬리표가 붙은 문서는 두 번 쳐다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세일즈 콜을 잡으려는 시도는 완전히 헛된 일이다.

도구를 직접 써보게 하라

개발자는 스스로 조사하고, 직접 시도해보고, 문서를 읽고 싶어한다. 따라서 개발자 도구 웹사이트는 이들이 진짜로 보고 싶어 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최적화돼야 한다.

제품 웹사이트의 문구와 메시지를 몇 주 동안 섬세하게 다듬더라도, 개발자의 시선은 결국 무료 티어와 문서로 향한다. 이 두 가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또한 웹사이트에 ‘개발자’ 메뉴를 마련해 샌드박스 환경, 실제 동작하는 코드 데모, 마음껏 실험할 수 있는 무료 API로 바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것이야말로 개발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 정책은 명확하고 눈에 잘 띄게 공개해야 한다. 만약 웹사이트의 가격 페이지에 “세일즈 팀과 통화를 예약하세요”라는 문구만 있다면, 개발자는 곧바로 “묻지 마라, 감당 못 한다면 살 수 없다”라는 원칙을 적용하고 경쟁사 제품으로 떠나버린다.

핵심은 개발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직접 도구를 시험해볼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마케팅 데이터를 수집하려 들지도 말고 웨비나 등록을 요구하지도 말라. 전화 상담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금물이다. 그저 개발자가 도구를 자유롭게 다뤄볼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과장, 마케팅 언어, 허울뿐인 문구는 개발자의 머릿속에 자리 잡지 못한다. 성공적인 마케팅 캠페인은 단순하고 직설적이며,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자가 스스로 제품을 시험할 수 있게 하고, 제품이 스스로를 증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스스로 매력을 입증하지 못하는 개발자 도구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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