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리더십’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재설계하는 사티야 나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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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근거로 안주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일 것이다. 나델라가 2014년 스티브 발머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상 가장 침체된 시기에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렀다.
발머의 리더십 아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점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구글은 검색 분야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고, 페이스북(현 메타)은 소셜미디어를 장악했으며,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영향력은 급격히 축소됐고, 윈도 기반 모바일 운영체제를 구축하려는 시도에 수십억 달러를 낭비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나델라가 11년 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을 당시, 주가는 1999년 말보다 더 낮았다.
그 시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제는 해결 불가능해 보였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모바일 컴퓨팅에서 모두 밀려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델라는 그것을 해냈다. 잘못된 모바일 윈도 운영체제 사업을 중단하고, 기업 내부의 분열과 경쟁을 종식시켰으며, 윈도가 더 이상 회사의 미래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했다.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에 과감히 베팅했고, 그 선택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후 그는 한층 더 큰 인공지능(AI) 베팅에 나서 회사의 가치를 4조 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나델라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좋은 의미의 불안감’을 가지고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저드슨 알토프를 마이크로소프트 상업 부문 최고경영자로 임명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CEO’ 직함이 반드시 회사 전체를 이끄는 최고경영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스타파 설레이만은 마이크로소프트 AI CEO, 라제시 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피리언스 앤 디바이스 CEO, 미하일 파라힌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CEO로 불린다.
알토프의 승진 이후에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CEO이자 이사회 의장 직함을 유지한다. 또한 알토프의 경력은 기술보다는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는 지난 9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영업기업을 이끌어왔다.
나델라는 이번 변화를 통해, 자신이 인공지능 분야에 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나델라의 경력 초기를 떠올리게 하는 행보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하기 전, 선마이크로시스템즈 기술팀의 일원이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 여러 기술 중심의 직책을 맡았으며, CEO로 승진하기 전 서버 및 툴 부문 사장으로 3년간 재직했다.
‘창업자 모드’로의 전환
나델라는 이번 인사 조정을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발표했다. 나델라는 이번 변화가 자신과 엔지니어링 리더들이 데이터센터 구축, 시스템 아키텍처, 인공지능 연구, 제품 혁신 등 핵심 기술 업무에 집중하며, 세대적 플랫폼 전환의 속도에 맞춰 강도 높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의 핵심은 ‘세대적 플랫폼 전환)’이라는 표현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기술 산업과 전 세계 문화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성장할 것이며, 그렇지 못한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는 뜻이다.
나델라는 인공지능 개발에 전념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세대적 변화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기업이 성장 국면에서는 경영과 판매에 집중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기술 혁신이 핵심 동력일 때는 신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고경영자가 나델라처럼 기술에 직접 몰입하는 방식을 ‘창업자 모드(founder mode)’라고 부른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33년을 근무하며, 기술 중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회사를 거대 기술 기업으로 성장시킨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 반면, 마케팅과 영업 중심이었던 스티브 발머가 모바일 컴퓨팅, 소셜미디어, 기타 혁신 기술 흐름을 놓치면서 회사를 침체로 이끈 경험도 보았다.
나델라의 이번 결정은 그러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의지의 표현이다.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츠의 수석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나델라의 결정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골드는 Computerworld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업계 전반에서 이런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AI와 같은 핵심 사업 영역에 전념하는 임원이 있는 한편, 다른 경영진이 신규 비즈니스 확장에 집중하는 것은 성장 전략상 매우 합리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나델라가 기술 분야에 전념하고, 영업과 마케팅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은 안주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분야의 주도권을 유지하고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그의 전적인 헌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결과다.
‘가장 좋은 의미에서의 불안감’으로 회사를 움직이는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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