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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오후를 지켜라” 화상회의로부터 몰입을 구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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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폴 그레이엄의 훌륭한 에세이를 이미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레이엄은 프로그래밍, 스타트업 운영, 그리고 인생 전반에 대해 글을 쓴다. 초창기 닷컴 성공 신화이자 와이컴비네이터 설립자인 그레이엄은 자신이 다루는 주제에 정통한 인물이다.

그레이엄의 에세이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개발자의 일정, 관리자의 일정(Maker’s Schedule, Manager’s Schedule)’인데,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관리자가 일정을 짜는 방식과 동기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관리자는 회의 중심의 일정을 선호하며, 대개 본인에게 편한 시간에 회의를 잡는다. 실제로 많은 관리자가 “하루 종일 회의로 꽉 차 있다”라고 불평한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회의가 전혀 없는 하루를 꿈꾼다. 오롯이 몰입 상태에 빠져 코드를 작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원한다. 하지만 하루 중간에 회의 하나만 들어가도 그 모든 흐름이 깨질 수 있다. 그래서 팬데믹으로 원격근무가 일반화되었을 때, 많은 개발자가 “이제 방해받지 않겠구나”라고 반가워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카드로 만든 집

팬데믹의 유일한 위안이라면 원격근무의 보편화였다. 원격 협업 도구가 급성장하면서 모든 회의가 줌(Zoom)으로 대체됐다. 관리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으로 회의를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 줌은 그마저도 더 간단하게 만들었다. 클릭 몇 번이면 개발자를 소집할 수 있게 되면서 회의 빈도는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회의 참석 ‘비용’도 낮아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실제로 회의실로 걸어가야 했다. 그러나 줌에서는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된다. 게다가 줌 회의에서는 ‘대충 참여하기’도 훨씬 쉽다. 화면 꺼놓고 딴짓하거나, 거의 듣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까지 회의에 추가하기도 쉽다.

이런 변화는 개발자에게 더욱 불리한 문화적 변화를 낳았다.

개발자는 맥락 전환이 생산성의 최대 적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오후 한가운데 “15분짜리 짧은 회의” 하나가 하루의 흐름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 원격근무로 그런 방해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개발자에게 끊기지 않는 집중은 성배와도 같다. 개발 과정은 흔히 ‘카드로 만든 집’에 비유된다. 몇 시간에 걸쳐 쌓은 구조물이 회의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줌이 악의적인 도구는 아니다. 다만 모든 도구에는 문화적 영향이 따른다. 줌은 회의를 더 손쉽게 열 수 있게 만들었다. 안건도 없이 10명을 한 번에 소집하는 일이 너무나 쉬워졌다.

생산성을 지키는 방법

개발자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방해받지 않는 긴 시간 블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관리자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실시간 회의보다 슬랙(Slack) 같은 비동기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슬랙은 개발자가 ‘관리자의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에 맞춰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개발자는 자신의 온라인 캘린더에 긴 시간 블록을 과감하게 지정해야 한다. 관리자는 회의를 최소화하고, 불가피할 경우 아침 첫 시간이나 업무 종료 직전에 배치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회의 없는 구역’을 선언하는 것도 좋다.

회의가 종종 시간 낭비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회의는 더 짧고, 더 적은 인원이 참여하며, 더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점도 안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가장 절실히 아는 사람은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몰입 상태에서 일하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지만, 회의는 넘쳐난다. 깊은 몰입이 카드로 쌓은 집이라면, 줌으로 한순간에 그 집을 날려버리는 것은 너무나 쉽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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