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수정 계약, 보여준 것보다 감춘 것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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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최근 수정된 AI 계약을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지분율은 줄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그 외의 거의 모든 조건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만은 예외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부분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정 계약 발표는 오픈AI의 사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세부 내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발표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이사회가 추진하는 공익기업(Public Benefit Corporation, PBC) 전환과 재자본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재편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지분율은 기존 32.5%에서 27%로 줄어들 예정이다.
2025년 상반기에만 약 7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오픈AI는 새롭게 조정된 마이크로소프트 지분의 가치가 1,35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포테크리서치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위원 스콧 빅클리는 오픈AI의 기업가치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비이성적인 자금 조달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의 27%는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수정된 계약에는 오픈AI가 추가로 2,500억 달러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서비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하지만 AI 인프라 업체 버투스(Vertus)의 공동 설립자 미하우 프리바타는 이 조항의 수치에 의문을 품었다.
프리바타는 “2,500억 달러라는 숫자는 벤처캐피털식 계산법이 가장 비합리적으로 적용된 사례다. 오픈AI는 매 분기 수십억 달러를 소모하면서도 향후 몇 년간 1/4조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자금은 매출은 물론, 이익에서도 나올 수 없다. 결국 다음 투자자가 더 높은 값을 지불하길 기대하는 전형적인 투자 구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빅클리는 이번 계약 변경이 거의 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하며 “협상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결국 이번 결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완승”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GI에서 물러선 이유
빅클리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부분은 모호하게 정의된 AGI와 관련된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GI 자체에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에서도 AGI는 ‘트리거 이벤트(trigger event)’로 언급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성명에는 IT 구매자가 개발 일정이나 실현 시점을 가늠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AGI는 이번 계약 변경 사항의 핵심 항목 중 하나로 명시됐다. 계약서에는 “오픈AI가 AGI 달성을 공식 선언하면, 그 선언은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러나 계약문 어디에도 그 전문가 패널을 누가 임명하는지, 양사가 어떻게 독립성을 보장할 것인지, 패널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배경의 인물로 구성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필자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양측에 추가 설명을 요청했지만,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또 다른 조항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지식재산(IP)을 이용해 AGI를 개발할 경우, AGI가 공식 선언되기 전까지 해당 모델은 일정한 컴퓨팅 한도의 제약을 받는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 ‘컴퓨팅 한도’가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을 의미하는지는 역시 명시되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단지 “그 한도는 현재 선도적인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되는 시스템 규모보다 훨씬 크다”라고만 적혀 있다.
수정된 계약에는 기존 파트너십의 수익 배분 구조도 일부 유지된다고 명시돼 있다. 계약서에는 “전문가 패널이 AGI를 공식 검증할 때까지 기존의 수익 배분 계약이 유지되며, 다만 지급 일정은 더 장기적으로 조정된다”라고 적혀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델 및 제품 관련 IP 권리는 2032년까지 연장되며, AGI 이후 개발되는 모델까지 포함된다. 단,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안전 장치가 적용된다”라고 덧붙였다.
계약은 또 다른 일정도 명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 관련 IP 권리, 즉 모델과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사용된 비공개 연구 방법은 전문가 패널이 AGI를 검증하거나 2030년이 도래할 때 중 더 빠른 시점까지 유지된다”라고 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연구용 IP(non-research IP)’로 분류된 권리에 대해서는 명확히 소유권을 유지한다. 여기에는 모델 아키텍처와 가중치, 추론 및 미세조정 코드, 그리고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IP 등이 포함된다.
AGI 정의를 둘러싼 논쟁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구알티에리는 이번 계약 수정안에서 AGI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알티에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파트너십 진화가 AGI 선언 시점을 기준으로 일부 설계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AGI는 3년 안에 실현될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만약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가 AGI를 달성한다면 전 세계 모든 기업이 그것을 얻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두 회사 모두 AGI가 가까워졌다는 ‘과장된 기대감’ 외에는 구체적인 진척 상황을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단일 기업이 AGI를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구글, xAI, 메타, 그리고 중국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같은 상업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거의 동시에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오픈AI가 LLM 분야를 독점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인포테크리서치그룹의 빅클리도 AGI 관련 일정 목표가 매우 느슨하다고 평가하며 두 회사 모두 AGI가 실제로 구현되기 전까지는 그 문제를 다루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빅클리는 “두 회사 모두 AGI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고 싶어 한다. 현재 양사가 AGI라고 주장하는 수준과 실제 AGI의 개념은 아직도 한참 거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AGI 조항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양보한 유일한 부분일 수 있다”라고 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GI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거나, 설사 가능하더라도 매우 먼 미래의 일로 보고 있다. AG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미션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설명이다.
버투스의 프리바타는 AGI의 정의 자체가 “희극적”이라며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프리바타는 “전형적인 기업 쇼에 불과하다. 도대체 누가 AGI를 정의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AGI의 정의는 분명 그들의 정의와 다를 것이다.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으로 간 팀 역시 자신들만의 정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독립 전문가들은 누가 선정하는가? 그들의 자격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부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것은 스스로도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일부라도 설명했을 것이다. 결국 ‘보면 알겠지’라는 식의 접근인데, 이번엔 위원회가 그 판단을 대신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마치 ‘튜링 테스트 2.0’ 같다. 도대체 누가 이들에게 우리 모두를 대신해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을 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구알티에리는 “이번 계약에 특별히 감명받지 않았다. 세계 주요 기업의 기술 리더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번 계약이 기업의 구매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알티에리는 수정된 조항 대부분이 두 회사의 협력 방식을 둘러싼 제한 완화 또는 재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이제 일부 제품을 제3자와 공동 개발할 수 있으며, 제3자와 함께 개발한 API 기반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만 제공되지만, API가 아닌 제품은 어떤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도 운영할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이상 오픈AI의 컴퓨팅 공급자로서 우선 협상권을 가지지 않게 됐다. 아울러 오픈AI는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와 관계없이 미국 정부의 국가 안보 기관에도 API 접근을 허용할 수 있게 됐다.
‘브로맨스’ 끝의 시작일까?
가트너의 수석 부사장이자 애널리스트 제이슨 웡은 이번 계약 수정안을 두 회사의 분리의 시작점으로 해석했다. 웡은 “이번 조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각자 독립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기반을 더욱 명확히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인포테크리서치그룹의 빅클리는 여기에 또 다른 배경을 덧붙였다. 빅클리는 “최근 업계 전반에서 거론되는 ‘AI 버블 붕괴’ 가능성이 이번 수정 계약의 배경이자, 앞으로 기업 IT의 AI 전략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는 핵심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빅클리는 “거품이 터질 때까지 음악은 계속 흐른다. 그러나 거품이 터지면 현실이 드러난다. AI 기업은 드라마틱하게 AI 서비스 비용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의 가격 구조는 밴처캐피털과 기타 투자자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빅클리는 “가격을 얼마나 올려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만약 그 가격 구조를 지금 당장 적용한다면, 업계는 심각한 붕괴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 현재 기업의 AI 활용 수준으로는 가격 인상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시도 자체가 시장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프리바타도 이에 동의하며 “오픈AI는 수익을 내기 이전에 현재의 막대한 계약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만 해도 엄청난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픈AI는 경쟁자사가 따라잡기 전에 시장을 독점해 가격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의 인재들이 AI 개발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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