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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경고를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 토먼트 넥서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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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Uare.ai가 이번 주 메이필드와 볼드스타트벤처스가 주도한 초기 자금 1,03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펀딩에는 여러 투자사가 참여했다. Uare.ai는 다음 달 출시를 목표로 새로운 형태의 AI인 ‘인디비주얼 AI(Individual AI)’를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사용자 자신의 AI 기반 디지털 버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Uare.ai는 사용자에게 개인의 기억, 스토리, 경험, 음성을 공유해달라고 요구한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카운터파트’가 사용자처럼 말하고 사용자처럼 의사결정을 하고, 아마도 잘못된 주장이겠지만, 사용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AI는 ‘생각’할 수 없다. AI 시스템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만들어낼 뿐 인간의 사고를 규정하는 이해·자기 인식·적응적 추론 능력이 없다.

Uare.ai는 이 플랫폼이 ‘사용자와 함께 진화하는’ 개인 모델을 제공하고, ‘두 번째 두뇌’를 제공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데, 특히 “다른 사람과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연결은 콘텐츠 생성, 음성 대화, 채팅 형태로 제공된다.

Uare.ai 기술의 핵심은 ‘휴먼 라이프 모델(Human Life Model, HLM)’이라는 독자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단순한 단어뿐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 서사, 의사결정 패턴까지 인코딩한다. 이 때문에 Uare.ai가 만든 AI는 사용자가 이미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지식과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말을 생성한다. Uare.ai는 이 AI가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한다고도 밝혔다.

Uare.ai의 뿌리는 과거 ‘에터노스(Eternos)’라는 서비스다. 당시에는 사망 후 유가족을 위해 개인의 정체성과 기억을 보존하는 플랫폼이었다. 개념적으로는 지금도 비슷하지만, 이제는 이른바 ‘데스봇’을 생존자도 이용할 수 있게 바꿨다고 밝혔다. 그 목적은 유산 보존, 멘토링 확장, 창의성 강화, 지식의 새로운 수익화 방식 제공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분명한 활용처는 기업이 사용자의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급여 없이 해당 직원의 업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것이다.

토먼트 넥서스의 탄생

기업이 개인의 디지털 트윈을 제공한다는 개념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디스토피아 SF 소설을 읽은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84년 윌리엄 깁슨의 사이버펑크 고전 ‘뉴로맨서(Neuromancer)’에는 ‘컨스트럭트’라 불리는 디지털 아바타가 등장한다. 이 디지털 아바타는 모델링 대상이 된 인물을 대신해 생전의 친구나 연인과 소통한다. 작품 속 한 장면에서는 맥코이 폴리라는 사망한 인물이 ‘컨스트럭트’ 형태의 디지털 트윈으로 등장해 생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계속 교류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이 컨스트럭트는 자신이 디지털 복제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교류하는 인물들은 이 사실을 밝히지 못한 채 불편함을 느끼는 장면이 이어진다.

디스토피아 SF 장르는 디지털 트윈을 다룬 수많은 사례로 가득하다.

그렉 이건의 ‘퍼뮤테이션 시티(Permutation City)’는 의식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업로드한 개념을 다루며, 인간의 디지털 복제 AI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온라인에서 상호작용하는 세계를 펼쳐 보였다. 로버트 J. 소여의 ‘더 터미널 익스페리먼트(The Terminal Experiment)’는 한 신경과학자의 의식을 디지털 복제한 AI가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때때로 원본 인물 모르게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필립 K. 딕의 단편들, 특히 ‘임포스터(Impostor)’와 ‘더 일렉트릭 앤트(The Electric Ant)’는 디지털 또는 가상 존재의 대체와 사칭을 탐구했다.

이처럼 디스토피아 SF에 등장한 기술 요소를 보고 “좋은데? 실제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하는 현상을 ‘토먼트 넥서스(Torment Nexus, 고통의 고리)’라고 부른다.

이 용어는 2021년 작가 알렉스 블레크맨이 올린 바이럴 트윗에서 시작됐다. 블레크맨은 디스토피아 기술을 도덕적 자각 없이 만들어 상업화하는 현상을 풍자하며 “토먼트 넥서스를 만들지 마라(Don’t create the torment nexus)”라는 가상의 제품명을 담은 문구를 퍼뜨렸다. ‘토먼트 넥서스’란 SF가 경고 목적으로 제시한 기술을 현실에서 경고를 무시한 채 그대로 만들어버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토먼트 넥서스는 이미 인기 제품이다

억만장자나 기술 CEO에게만 비난을 돌리기 전에, 사람들이 토먼트 넥서스 제품을 얼마나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는지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는 정부가 시민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카메라를 설치한 세계를 묘사했다. 하지만 대중은 ‘빅 브라더’가 등장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스스로 영상 도어벨, 보안 카메라, 스마트폰 등 카메라 기반 기기를 구매했고, 정부를 포함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영상을 온라인에 기꺼이 올렸다.

다른 디스토피아 SF는 당국이 시민을 극도로 감시하며 위치를 포함한 모든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추적하는 미래를 묘사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스마트 기기·건강 앱·온라인 서비스가 위치·바이오메트릭·행동 데이터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요구하면 “동의한다”고 누르고 있다.

‘트루먼 쇼(The Truman Show)’를 기억하는가? 피터 위어가 연출하고 앤드루 니콜이 각본을 쓴 1998년 심리 코미디 드라마 영화다.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 역을 맡은 짐 캐리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삶 전체가 하나의 리얼리티 TV 쇼이며, 친구·가족·이웃이라고 믿었던 인물은 모두 출연료를 받는 배우라는 사실을 점차 깨닫는다. 이 영화가 담은 설정은 충격적이지만, 지금 수백만명이 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리얼리티 TV 쇼처럼 만들며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

SF 고전 ‘화씨 451(Fahrenheit 451)’과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책 금지, 노골적 강압, 또는 무의미한 오락과 약물로 대중을 둔화시키는 디스토피아 미래를 그렸다. 그런데 오늘날 수백만명은 책 읽기를 포기하고 몇 초 단위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틱톡 영상에 몰두하며, 챗GPT가 글을 쓰고 생각까지 대신하도록 허용하면서 스스로 지적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현실에서 디스토피아 세계를 만들겠다고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세계는 소프트웨어 CEO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매일 쌓는 수많은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각 선택은 나름의 논리나 욕구를 반영하고, 사이버펑크 악몽을 구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편리함, 조급함, 야망, 지루함, 또는 일상의 사소한 동기로 그런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선택이 결국 합쳐진다.

Uare.ai의 서비스를 수백만명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업무에 활용하거나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Uare.ai가 개인의 삶과 일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는 어느 날 잠에서 깨어 “사실 나는 AI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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