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돈 버는 곳은 오픈AI가 아니다” 에포크 AI, 산업 수익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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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연구기관 에포크 AI(Epoch AI)는 오픈AI를 비롯한 AI 기업은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하이메 세비야, 해나 페트로빅, 앤슨 호는 “AI 모델 운영으로 자체 비용을 충당할 만큼의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다음 세대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비용이 그 이익을 모두 상쇄한다”라고 분석했다. 각 모델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내더라도, 기업은 해마다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보고서는 다음 3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작성됐다. AI 모델 운영의 수익성은 어느 정도인가? 모델은 생애주기 전체를 놓고 볼 때 수익을 낼 수 있는가? 그리고 향후 AI 모델은 진정으로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는가?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팀은 ‘GPT-5 번들(GPT-5 bundle)’이라는 가상의 사례 연구를 설계했다. 여기에는 GPT-5와 GPT-5.1, GPT-4o, 챗GPT, API 등 오픈AI가 GPT-5를 주력 모델로 운영하던 기간 동안 제공한 모든 서비스를 포함했다. 연구팀은 이를 기준으로 수익과 운영비용을 추정했다. 모든 수치는 오픈AI와 그 임직원이 공개한 발언, 그리고 디인포메이션, CNBC,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해 산출됐다.
연구팀은 “수익 추정은 비교적 단순하다”라고 밝혔다. GPT-5 번들에 오픈AI의 모든 모델이 포함된 만큼, GPT-5가 운영된 기간(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의 총매출액인 약 61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61억 달러는 상당히 견실한 수익처럼 보이지만, 이를 GPT-5 번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비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비용은 4가지 주요 항목에서 발생한다. 첫 번째는 약 32억 달러에 달하는 추론 연산 비용이다. 이 수치는 2025년 오픈AI의 전체 추론 연산 지출에 대한 공개 추정을 바탕으로 하며, GPT-5가 운영된 기간 동안의 매출 비중에 비례해 연산 자원이 사용됐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이 외의 비용 항목은 인건비 12억 달러, 영업 및 마케팅 비용 22억 달러, 그리고 법률·사무·관리비 2억 달러로 추산됐다.
계산 방식에 따른 차이
보고서는 수익성을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하나의 접근법은 매출총이익(gross profit) 기준으로 보는 것”이라며 “이 경우 모델 운영에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계산하는데, 여기서는 추론 연산 비용 32억 달러만 해당된다”라고 밝혔다. GPT-5 번들의 총매출 61억 달러에서 해당 비용을 제외하면 약 29억 달러의 이익이 남는다. 이는 총이익률 약 48%로, 다른 연구기관의 추정치와도 유사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보다 다소 낮지만, 장기적으로 사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은 수치”라고 평가했다.
요약하자면, 연구팀은 “AI 모델을 운영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총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연구팀은 “수익성을 판단할 때 총이익률만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을 따른다면, GPT-5 번들의 운영은 분명 수익성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수익이 모델 개발비용을 회수할 만큼 충분했는가라는 점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모델을 계속 운영해 나가면 언젠가는 개발비를 모두 회수할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연구팀은 “AI 모델의 수명 주기가 너무 짧아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 경쟁 연구소에서 더 뛰어난 모델을 출시하면 기존 모델이 빠르게 교체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핵심은 총이익과 연구개발(R&D) 비용을 비교하는 데 있다. “AI 제품의 수익성을 평가하려면 추론 단계에서의 이익률뿐 아니라, 사용자가 더 나은 모델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GPT-5 번들의 경우, 총이익 기준으로 보더라도 전체 생애주기 관점에서는 명확히 수익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AI 모델이 앞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핵심 질문에 대해 연구팀은 “모델의 생애주기 손실이 반드시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AI 모델이 당장 수익성을 갖출 필요는 없으며, 기업이 투자자에게 ‘미래에는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기업에서는 흔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수익성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연산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기업 간 계약이 장기화되는 추세이고, 모델의 시장 수명이 GPT-5 사례에서 나타난 것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속도 늦추고, 포트폴리오 넓히고…AI 기업의 재정 전략
시장의 ‘비이성적 열기’가 충분히 오래 지속되는 동안 오픈AI가 재정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부사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앤더슨은 “가능성은 있지만, 보장은 없다”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2026년에는 이들 기업이 전략을 한층 세분화하고 조정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더슨에 따르면, 오픈AI를 비롯한 범용 AI 기업이 재무 구조를 개선하거나 적어도 현금 소모 속도를 늦출 수 있는 3가지 주요 전략적 지렛대가 있다.
첫 번째 전략은 속도 조절이다. 앤더슨은 “이미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요 모델 출시 주기가 이전보다 확실히 느려졌다”라고 말했다. 개발 속도를 약간 늦추는 것만으로도 기업은 비용을 줄이거나 최소한 지출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 앤더슨은 “솔직히 말해 고객도 아직 따라잡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업이 속도를 늦춰 시장이 기존 기술을 소화할 시간을 주는 것이 충분히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전략은 제품 다각화이고, 세 번째는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앤더슨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장기적으로 생존하면서 독립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AI가 ‘진정으로 효과적’으로 발전할 만큼 오랜 기간 이들이 버틸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 효과적이라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라고 덧붙였다.
앤더슨은 “만약 진정한 효과를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의 지능, 즉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달성하는 것으로 본다면, 이는 여전히 이론적 단계이며, 하드웨어와 에너지 분야에서의 대규모 혁신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효과적’이라는 것이 수년 안에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면, 오픈AI와 앤트로픽 두 기업 모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I 기업이 수익성으로 가는 길에서 맞닥뜨릴 핵심 과제는 미래를 AI에 완전히 결합시킨 기업과 경쟁해 승리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앤더슨은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X는 이미 AI 모델을 자사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깊숙이 통합해 놓았다.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사업 다각화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아마도 시장에서 성공하거나 기존 시장 질서를 흔들 가능성이 있는 곳은 몇몇 순수 AI 기업뿐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은 그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Info-Tech Research Group)의 자문 펠로 스콧 빅클리는 이번 보고서의 분석이 “매우 선형적(linear)”이며 단기적 관점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빅클리는 “오픈AI는 현재 수익성이 없다는 사실을 비교적 솔직하게 인정했다. 오픈AI가 강조하는 부분은 향후 3년 이상에 걸쳐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이며, 바로 그 이유로 지금 2,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를 뒷받침할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에 얽힌 거대 자본
빅클리에 따르면, 오픈AI는 엔비디아,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과의 계약, 그리고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인해 현재 약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적 약속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빅클리는 “오픈AI는 사실상 ‘실패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기업’이 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수년, 어쩌면 수십 년에 걸쳐 이 막대한 투자금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긴 활주로를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현재 오픈AI는 재무 구조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빅클리는 “오픈AI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혁신적인 응용 기술을 내놓아 대성공을 거두거나, 반대로 완전히 실패해 결국 ‘달러 몇 센트로 제국의 일부를 살 수 있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다. 결국 오픈AI의 미래는 대성공이나 완전한 실패 중 하나일 것이고 중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주요 기술 기업 대부분은 이미 오픈AI에 자사의 미래를 걸었다. 빅클리는 “이것이 샘 알트먼이 원했던 그림이다. 알트먼은 업계의 가장 큰 플레이어들이 오픈AI의 성공을 도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오픈AI가 만약 실패하더라도,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빅클리는 “오픈AI라는 상업적 조직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동안 개발된 지식재산(IP)과 AI 모델은 그대로 남는다. 결국 누군가의 통제 아래에서 계속 활용될 것이고, 사용 불가능해질 위험은 없다”라고 말했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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