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을 넘어 애착을 판다” 애착 경제의 부상과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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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에 주목해 왔다. 주목 경제는 온라인 콘텐츠를 무한한 자원으로 보는 경제 개념이자 비즈니스 모델이다. 무한한 온라인 콘텐츠의 소비는 사람의 정신적 처리 용량에만 제한을 받기 때문에, 유한하고 가치 있는 자원인 인간의 주목을 두고 전 세계적 경쟁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주목 경제 개념은 메타 같은 업체가 틱톡, 엑스, 유튜브 같은 다른 소셜 플랫폼뿐 아니라 책, 연극, 산책처럼 사람의 주의력을 붙잡는 모든 것과 경쟁한다고 보는 이유를 설명한다.
인간의 주목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방법은 주목을 더 잘 끌어당기는 것뿐이다. 소셜 네트워크가 분노 유발 콘텐츠나 AI가 양산한 저품질 콘텐츠, 밈, 음란물, 혐오 발언으로 가득 찬 이유가 이 단순한 모델에 있다. 소셜 미디어 비즈니스는 ‘좋은’ 콘텐츠가 아니라 주목을 끄는 콘텐츠에만 우선순위를 두도록 장려한다.
주목 경제의 틀에서 인간의 주목은 금전적 가치를 가진 화폐로 취급되며, 사용자는 주목을 ‘지출’한다. 메타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더 많은 주목 지출을 끌어낼수록 메타는 더 성공한 기업이 된다. 메타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소셜 네트워크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을 최대화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됐고, 지속적으로 재설계된다. 메타는 사용자가 다른 활동 대신 메타 서비스를 더 오래 쓰도록 새로운 기능을 설계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평균 사용 시간은 릴스가 출시된 뒤 24% 늘었고, 릴스는 메타에 큰 성공을 가져왔다.
메타는 주목을 붙잡기 위한 집요한 세부 조정 덕분에 한 달 평균 18시간 44분의 주목을 확보한다. 하지만 주목 경제의 선두주자인 틱톡은 한 달 평균 34시간 15분의 주목을 확보해, 메타 수치는 틱톡에 한참 못 미친다.
메타가 소셜 플랫폼에서 AI에 집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착 경제의 부상
휴먼 테크놀로지 센터(Center for Humane Technology)의 트리스탄 해리스는 ‘애착 경제’라는 표현을 만들고, 애착 경제를 착취적 기술 모델의 “다음 진화”라고 비판했다. 기업이 고도 기술을 활용해 인간이 가진 다른 사람과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 형성 능력을 상품화하는 모델이라는 것이 해리스의 지적이다.
지난 해 8월에 런던정경대 블로그는 오렐리 장 박사와 마크 에스포지토 박사가 쓴 “AI에 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인간? 애착 경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라는 글을 게재했고, 애착 경제 개념은 비즈니스와 학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메타는 실제 사람이 만든 개인 계정과 나란히 존재하도록 만든 AI 생성 계정을 도입했다. 메타는 인플루언서가 AI 버전으로 자신을 복제할 수 있도록 ‘AI 스튜디오(AI Studio)’도 출시했다. (메타는 소셜미디어가 유발할 수 있는 피해와 중독을 다루는 재판을 앞두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포함한 메타 플랫폼에서 청소년의 AI 캐릭터 접근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메타의 AI 수용은 부상하는 애착 경제로 설명할 수 있다. 소셜 게시물, 밈, 릴스, 스토리는 주목을 끌지만, AI는 사용자에게 정서적 애착을 형성하게 만들 수 있다.
최근 독일 연구는 사람은 상호작용 상대가 챗봇이라는 것을 모를 때, 다른 사람보다 AI와 더 큰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게다가 챗봇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비정상적으로 강한 애착을 형성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일어난 존 간츠 실종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존 간츠는 실종 전 AI 챗봇과 비정상적인 유대 관계를 맺었으며 지나치게 집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AI 정신증’의 전형적인 사례로 분석한다. 2025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16세 소년이 자살을 주제로 챗봇과 대화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부모는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I 챗봇과 연애하거나 결혼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AI 챗봇 업체는 AI 정신증이나 자살, 인간과 소프트웨어의 결혼 등을 목표로 삼지는 않지만, 애착 형성은 목표로 삼는다. 그래서 기업은 제품이 더 ‘인간’처럼 느껴지도록 심리 전략, 기술 조정, 디자인 선택 등의 기법을 동원한다. 기업은 챗봇에 뚜렷한 성격과 정체성을 부여하고, 인간 같은 목소리와 말투, 유머 감각과 장난스러움, 끝없는 아첨과 아부를 위한 무제한 능력도 부여한다.
약 200만 년 전부터 2,000년대까지 말과 언어를 통한 상호작용은 인간만의 영역이었다. 인간의 뇌는 인간의 말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도록 최적화돼 있다. 사람의 뇌는 가전제품이나 앱과 대화할 때도 구석기적 본능으로 다른 인간과 상호작용한다고 착각한다.
이 착각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챗봇과의 “관계”를 광고하는 AI 제품과 서비스 범주가 등장했고, 레플리카(Replika), 카인드로이드(Kindroid), 노미(Nomi.ai), 이바 AI(EVA AI), 캔디 AI(Candy AI)가 여기에 포함된다. 다른 서비스는 “로맨틱”한 관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정을 약속한다. 이런 서비스로는 쿠키(Kuki), Character.ai, 아니마(Anima), 레플리카의 “친구” 모드가 있다.
인류가 종으로서 생존해 온 과정은 언제나 사회성에 달려 있었다. 사회성은 타인을 돌보는 능력, 음식을 나누는 행동, 우정 형성, 사랑 관계, 공감,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애착을 포함한다.
챗봇이 사람처럼 말하고 상호작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목표가 애착 형성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과거 이 지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쓴 적이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표면적 명분은 인간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로봇이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가 자사 제품이 인간 수준의 인지를 가졌다고 잘못 추정하도록 의도적으로 속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로봇의 눈맞춤과 감정 신호가 인간 간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유대 반응과 공감을 사람에게 유발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이점(판매 기업 입장) 또는 핵심 문제(인류 입장)는 사람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뇌를 “해킹하고”, 사용자를 속여 기계를 지각 있는 존재로 대하고 애착을 형성하도록 설계됐다.
AI 기반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카시오(Casio)의 모플린(Moflin) 로봇은 고유한 성격을 발달시키고 애정을 모사하는 AI 동반자다. 모플린은 실제 반려동물 없이도 반려동물 양육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애착 형성 기술의 부상은 구독의 부상과 비슷하다. 기사나 유튜브 영상 게시가 주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채널이나 뉴스레터 구독을 끌어내는 편이 더 낫다. 구독은 “끈적하게” 붙어 현재의 주목뿐 아니라 미래의 주목도 보장한다.
애착 경제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애착 경제는 주목 경제의 “끈적한” 버전이다.
콘텐츠 구독 모델과 달리, 애착 경제는 실제 피해를 낳는다. 애착 경제는 더 쉬운 대안을 제공해 진정한 인간 관계를 위협하고, AI에 대한 중독성 정서 의존을 키우며,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의 취약성을 악용한다.
주목 경제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업이 제품 사용을 지속시키기 위해 인간성을 탈취하려는 훨씬 더 강력하고 위험한 흐름이 부상하고 있다.
AI 정보 공개: 필자는 이 글의 사실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카기 어시스턴트(Kagi Assistant)를 통해 제미니 3 프로(Gemini 3 Pro)를 사용했으며, 카기 검색(Kagi Search)과 구글 검색(Google Search)도 사용했다(공개: 필자의 아들은 카기에서 일하고 있다). 필자는 렉스(Lex)라는 워드프로세서 제품도 사용했는데, 렉스에는 AI 도구가 들어 있다. 필자는 칼럼을 쓴 뒤 렉스의 문법 검사 도구로 오타와 오류를 찾고 단어 변경 제안도 받았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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