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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ICE와 대규모 계약…‘도덕적 IT 기업’ 이미지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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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년여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온건하고 책임감 있는 기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메타, 구글, 아마존, 그리고 2024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의 애플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기술 업계 최대 기업이자 악역으로 군림했지만, 이제는 업계의 도덕적 양심 역할을 자임하는 듯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브래드 스미스가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와 AI 같은 신기술에 대한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온 인물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듯 보였다. 지난해 취임식에는 애플, 구글, 메타, 아마존 최고경영진이 전면에 나섰고, 정책에 동조하며 잦은 회동과 공개적 지지를 보냈다. 애플 CEO 팀 쿡은 24캐럿 금으로 제작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나델라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나델라는 트럼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트럼프의 압박 속에서 행정부에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무상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심슨 대처 앤 바틀렛 로펌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제너 앤 블록을 선임했다.

또한 트럼프가 바이든 행정부 법무부 부장관으로 재직하며 트럼프의 기밀 문서 오남용 및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관련 수사를 총괄했던 리사 모나코의 해임을 요구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거부했다.

이 같은 행보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술 업계의 양심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듯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CE의 대규모 데이터 계약

그러나 1주일 전, 영국 가디언과 이스라엘 탐사보도 매체인 972 매거진, 로컬 콜이 공동으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IC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에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검색·분석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IC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산성 도구를 다수 사용하고 있으며, 자체 도구와 시스템을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에서 운영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ICE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 저장한 데이터 규모는 2025년 7월 400테라바이트에서 2026년 1월 1,400테라바이트로 불과 몇 달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증가 배경에는 2025년 7월 의회가 ICE 예산을 750억 달러 증액해 미국 내 최고 수준의 예산을 가진 법집행 기관으로 만든 결정이 있다. 이후 ICE는 감시 역량 강화를 위해 기술 지출을 대폭 확대했다.

가디언은 ICE의 감시 범위에 대해 “ICE는 미국 내 거주자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으며, 얼굴 인식 애플리케이션, 휴대전화 위치 데이터베이스, 드론, 침투형 스파이웨어 등 다양한 감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다만 가디언은 애저가 감시 활동에 직접 사용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파일만으로는 애저가 감시나 정보 수집 활동에 활용되는지, 또는 구금 시설 운영이나 추방 항공편 관리 등 다른 기능을 지원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972 매거진은 ICE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에 저장된 이미지와 영상을 검색·분석하는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의 질의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ICE가 자사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민간인 대규모 감시에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ICE가 그러한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확신하지 않는다’고 표현한 점이 논란을 키운다. 대규모 감시에 기술이 사용되는지 여부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ICE와의 계약 재검토해야

데이터가 감시에 사용되는지는 본질적 쟁점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ICE는 감시 외에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무장 요원이 공개된 장소에서 체포를 집행하고, 범죄 기록이 없는 이민자를 포함해 수천 명을 체포했으며, 영장 없이 주거지에 진입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국 규모의 구금 체계를 확장하고 일부 도시에서 사실상 계엄 상태와 유사한 집행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은 감시 여부와 관계없이 ICE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에서 대규모 감시에 애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접근 권한을 차단한 바 있다. 정부 기관과의 계약을 도덕적 판단에 따라 종료한 전례가 존재한다.

ICE 기업 전반이 심각한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계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 업계의 양심을 자임하려면 ICE 활동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2주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ICE의 관계가 알려지기 전 필자는 트럼프에게 순응한 애플과 팀 쿡을 비판하고, 맞선 행보를 보인 마이크로소프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당시 ICE 계약이 공개됐다면 마이크로소프트와 나델라를 도덕성의 상징으로 평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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