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Feed

노트북 터치스크린이 힘을 잃은 이유

컨텐츠 정보

  • 조회 488

본문

필자가 리뷰하는 대다수 윈도우 11 노트북은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2026년 CES 현장에서 직접 사용해 본 다수의 노트북 역시 대부분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PC 제조사가 터치스크린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실제로 최근 노트북의 터치스크린은 부차적인 기능처럼 느껴진다.

결국 노트북 구매를 고려하는 사용자라면 터치스크린을 핵심 기능이 아니라 있으면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현실적이다. 즉, 대다수 사용자에게 터치스크린은 굳이 필요하지 않은 기능일 가능성이 높다.

노트북 제조사는 정말 신경 쓰고 있을까?

2026년 CES에서 한 PC 제조사의 데모 공간을 방문했을 때였다. 담당자가 노트북의 주요 기능을 설명하는 동안 필자는 무광 디스플레이를 발견했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놀라워했다. 무광 터치스크린치고는 터치 표면이 상당히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필자가 접한 대다수 터치스크린 PC는 유광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며, 무광 터치스크린은 대개 표면이 다소 거칠다.

하지만 홍보 담당자는 필자가 터치스크린을 언급하는 것 자체에 놀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터치스크린은 시연의 대상조차 아니었던 것이다.

Surface Pro 2024 11th Edition primary 1

Mark Hachman / IDG

최근 노트북 터치스크린의 현실은 이렇다. 많은 노트북이 터치스크린을 탑재하고 있지만 특별히 이야기할 만한 부분은 거의 없다.

노트북 제조사가 새로운 하드웨어를 시연하는 자리에 가보면 터치스크린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필자는 AI 기능, PC 성능, 배터리 지속 시간, 게임 성능, 생산성 기능 등에 대한 데모를 수없이 봐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노트북 제조사가 자사 윈도우 PC의 터치스크린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유용하게 쓰일지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본 적은 거의 없다.

과거 터치스크린이 필요했던 이유

예전에는 터치스크린 PC를 꽤 좋아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웹 페이지나 문서를 스크롤할 때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는 방식을 추천하곤 했다. 예전에 사용하던 윈도우 10 PC에서는 실제로 그런 경험이 꽤 만족스러웠다. 특별히 터치 전용 앱이 없어도 문서를 탐색할 때 터치스크린은 매우 편리했다. 당시에는 윈도우 10 노트북의 터치스크린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Acer Swift 5 touchpad

IDG / Matthew Elliott

하지만 시간이 지나 최신 윈도우 11 PC를 사용해 보면서 문제의 원인을 깨달았다. 윈도우 10 시대의 PC는 터치패드 성능이 매우 나쁘고 반응도 느렸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최신 윈도우 11 노트북에는 매우 정확하고 반응성이 뛰어난 터치패드가 기본처럼 탑재된다. 심지어 보급형 윈도우 노트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환경에서는 터치패드로 손쉽게 스크롤할 수 있기 때문에 화면에 손가락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애플은 오래전부터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되지 않은 PC 앱

윈도우 PC를 터치 중심 기기로 사용하고 싶다면 여전히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프로가 대표적인 예다. 다만 이 제품은 키보드를 별도로 판매한다.

실제로 많은 PC 제조사가 화면을 360도 뒤로 접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 컨버터블 노트북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늘 어색하게 느껴졌다. 뒤쪽에 물리 키가 달린 두꺼운 태블릿을 들고 있는 느낌은 완벽하지 않은 타협처럼 보인다.

MSI Prestige Flip 14 AI+ 2-in-1 form factor

Foundry / Mark Knapp

사실 이런 타협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26년 현재 터치스크린 경험을 중심으로 설계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윈도우 8과 윈도우 10 시대에 존재하던 이상주의적인 기대는 사라졌다. 지금의 터치스크린 PC 경험은 일반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에서 마우스 커서를 대신하는 또 하나의 입력 방식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에서 ‘터치 우선’ 경험을 밀어붙였던 시도는 과도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윈도우는 반대로 지나치게 멀어졌다. 윈도우 11 태블릿을 사용해도 마우스가 없는 상황임에도 여전히 ‘마우스 중심’ 인터페이스처럼 느껴진다.

윈도우의 미흡한 터치 환경 지원

현재 윈도우에는 완전한 터치 전용 인터페이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윈도우 11에는 키보드를 분리하거나 투인원 기기의 화면을 태블릿 자세로 회전하면 활성화되는 ‘태블릿 모드’가 기술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터치스크린 윈도우 노트북에서는 이 모드를 사용할 수 없다. 화면을 실제로 회전해 태블릿 형태로 바꿀 수 없다면 터치 최적화 인터페이스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윈도우 10에서는 최소한 수동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Windows 11 tablet

Foundry

설령 윈도우 11의 태블릿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해도 기능은 과거보다 크게 축소됐다. 예를 들어 전체 화면 시작 메뉴도 없다. 작업 표시줄의 터치 버튼 간격이 조금 넓어지는 정도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제스처 방식 역시 달라졌다.

제스처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윈도우 11의 터치 제스처는 과거보다 분명히 불편해졌다. 윈도우 10에서는 화면 왼쪽에서 스와이프하면 앱 전환을 위한 작업 보기 인터페이스가 열렸다. 윈도우 11에서는 같은 동작이 위젯 패널을 열어 버린다. 각종 뉴스 콘텐츠가 가득한 화면이다.

Lenovo Yoga Book 9i dual-display laptop in portrait orientation

Chris Hoffman / Foundry

안타까운 점은 최근 듀얼 디스플레이 기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레노버 요가 북 9i, 에이수스 제피러스 듀오 같은 제품이 대표적이다. 필자는 레노버 요가 북 9i를 리뷰하면서 책상 위에서 블루투스 키보드와 함께 휴대용 듀얼 디스플레이처럼 사용했다. 터치 경험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훨씬 편리했을 것이다.

윈도우가 터치스크린 중심으로 더 잘 설계됐다면 이런 기기는 훨씬 매력적인 제품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터치 최적화 인터페이스와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이런 기기가 대형 태블릿 같은 경험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다.

유일한 예외는 스타일러스 펜 입력

서피스 프로 같은 투인원 컨버터블 노트북에는 분명 강력한 기능이 하나 있다. 바로 펜 입력이다. 원노트 같은 애플리케이션에서 필기를 하거나 전문 드로잉 도구를 사용할 때 여전히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

물론 기술적으로 보면 능동형 펜은 반드시 터치스크린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여러 단계 압력을 지원하는 배터리 기반 펜을 사용한다면 펜 입력을 인식하는 디지타이저 레이어가 있는 디스플레이만 있으면 된다.

Windows 11 tablet

Foundry

하지만 능동형 펜 입력을 지원하는 대다수 PC는 터치스크린도 함께 제공한다. 이런 기능은 윈도우 태블릿을 유용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지만 실제로 펜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는 펜을 지원하는 2-in-1 PC를 구매한 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여럿 알고 있다.

오늘날 터치스크린 노트북은 그리 드문 제품이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사양표의 체크 항목 하나를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기능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제조사는 “이 노트북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고 광고할 수 있다.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모델과 비터치 모델 사이에서 고민할 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로 터치스크린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그 기능을 기준으로 노트북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원하는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이 포함돼 있다면 문제없다. 가격이 같고 사양이 동일한 두 제품 중 하나만 터치스크린을 제공한다면 그 모델을 선택해도 좋다. 반대로 터치스크린이 없는 동일한 노트북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면 그 선택도 충분히 합리적이다.

결국 터치스크린이 없다고 해서 놓치는 것은 많지 않다. 적어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터치스크린 경험에 진지하게 투자하기 전까지는 그렇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